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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두근거린다. 굽이굽이 거슬러가는 도로도 예전모습 그대로, 도로를 스쳐 불어대는 바람도 그대로다.

바람이 생각보다 더 세차게 불어서 우리뒤에 차가 뒤집혀 전복사고가 난 것 빼고는 말이다.

 








겨울에 가는 횡계는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일본영화에서나 봤을법한 하얀 설원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걱정했지만 다행이 길이 잘 정비되어있어 삼양목장까지는 손쉽게 갈 수 있었다. 삼양목장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점심을 앞두고 있는 오전 11시.

우리는 삼양목장까지 올라가기 전에 식사를 마치고 올라가는게 좋을 것 같아 근처 황태 음식점을 들렀다. 예상대로 사람은 바글바글 정신은 없지만, 창문밖의 설경을 마주하고 황태구이와 황태국을 먹는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듯 싶다. 안그래도 아침도 너무 일찍 먹어서 그런지 살짝 허기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드디어 삼양목장에 닿는다. 삼양목장을 눈이 없는 겨울에 한번, 여름에 한번, 눈이 아주 많이 온 오늘 이렇게 총 3번을 방문하게 된다. 또 다른모습의 설원의 모습은 입에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발을 딛으면 발목까지 폭 잠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끝없이 펼쳐진 하얀 평원은 말을 잇지 못하게 한다. 같이 간 사람들이 사진 동아리라 다들 반사판을 이리저리 대며 화보사진을 찍는다. 눈이 워낙 하얗다보니 반사판은 그저 거들뿐인가...

 

암튼, 나도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눈이 없는 초원에 살짝 걸터앉아 바람을 세차게 맞아본다. 정신차리라고.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열정은 다 어디로 갔냐고, 그렇게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항상 대관령에 오면 많은 것을 깨닫고 돌아간다. 처음에는 내 인생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고, 두번째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이번엔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중간정리와 나를 다듬는 그런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풍력발전기가 그림자를 그려대는 그 궤적아래 서서 몇분동안을 멍하니 대관령 줄기만 쳐다보다가 이제 살짝 추워지기 시작한다. 햇빛을 씨게 받으며 차안에 타서 잠시 밀린 잠을 청한다. 그렇게 우리들은 한 4-5시간은 대관령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했다.

 

"야 너 뭐야아아아 거기 혼자 갔어? 부러워!" 라고 J에게 문자가 온다.

J는 한 5년전, 바람불고 기상이 좋지 않을때 가면 더 좋다는 말을 철썩같이 따라 내복을 입고 홀로 대관령을 간 여학생.

아예 가서 큰 깨닳음을 얻고 돌아왔고 아직도 잊지못한다. 우리들은 알고 있다. 이곳이 주는 의미가 풍경말고 다른것도 많다는 것을.

 

다음에는 꼭 봄이나 가을쯤에도 와보리라 다짐하고 우리는 다시 돌아갈채비와 함께 입구로 향한다. 입구에서 간단히 군시절이 생각나 뽀글이를 먹고 각자의 차에 나눠 타고 서울로 가는길.



 


우리는 그냥 서울로 가는게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럼 우리 남한산성이나 갈까요?" 다른 팀은 여주프리미엄 아울렛에 간다기에 나온 제안에 여행에 대한 아쉬움까지 더해서 나온 솔루션이다.

 

나는 거기에 대고 신나서 소리쳤다 "와!~~ 저 거기 한번도 안가봤어요!!"

 









원래는 신갈에서 꺾은다음 서울로 향하려 했는데 우리는 강동쪽으로 차를 돌려 무작정 남한산성으로 간다. 처음 가 본 남한산성. 그곳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이 그렇게나 예쁘다길래 기대를 잔뜩. 게다가 남한산성에 오늘따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 좋았다. 랜턴도 없이 더듬더듬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도착한 그곳은 생각보다 더욱 멋진 곳이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형들은 약간 날씨탓에 뿌옇다고 했지만, 난 신나서 연사질을 똭. 성곽이 만들어내는 길은 정말 언제봐도 아름답다. 수원성도 돌아본 적이 있는데 남한산성은 거기에다 야경까지 더했다.

 

전화가 울린다. 남한산성에서 내로오는 길에 각자 헤어졌다가 다시 강동에서 만나 저녁먹고 헤어지잔다.

여행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마음이 잘 맞아서 헤어지는게 아쉬웠는데 우린 다시 모였고 K형의 신들린 고기굽기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그들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만나고 있다. 다음 여행이 또 있다면 침대를 박차고 나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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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아 
wrote at 2012/05/11 06:45
헉 사진 도중에 모노트레블러가 날 내려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워지는 요즘 한겨울의 풍경이라니.. 시원시원~~~~~~~
wrote at 2012/05/11 09:29
헉 사고현장! ㅜ

겨울여행기를 보니, 다시 겨울이 그립네염!! 하지만 이제 여름에 맞설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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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페이지를 디자인하다보니, 오기가미 나오코의 안경(2007)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딱 그 영화를 처음 봤을때의 느낌으로 담담히 이번글을 써 내려가야겠다고 맘 먹는다.


강릉하면, 내가 처음으로 여행의 가치를 깨닳았던 황금같은 순간이기도 하고, 지금 이 블로그가 존재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런 강릉을 쉽사리 찾지는 못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곳에 대한 호기심이 강릉보다 더 앞섰기도 하고 나름대로 강릉을 대체할만한 어떤 여행지를 찾아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 베이스캠프인 강릉을, 잊을 수 없으면서도 갈 수가 없는 그런 여행지가 되어갔던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그때로부터 약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때의 마음가짐은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직도 마음이 힘들어지거나 공허질때면 항상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어쩌면 여행과 더욱 끈끈해져버린 그런 사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그렇게 쉽사리 가지 못하던 강릉을 다시한번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6년전부터 같이 동아리 생활을 하던 Q형은 이제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아는 그런사이. 사진을 하나의 매개체로 본래는 취미로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이것이 재미가 붙어 지금은 전문가 수준의 사진까지 찍는 엄청난 형이 되어버렸다. 물론 난 그 과정을 옆에서 자주 지켜봐왔고 그것에 열정을 느끼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 형이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중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구성된 메타포라는 동아리가 있다. 이 동아리에서는 해마다 정기출사를 나가곤하는데, 그 정기출사를 2번씩 주선해서 형이 Qtour라는 프로그램을 자체 기획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에 우연히 동참하지 않겠냐는 연락이 와서 운 좋게 참여하게 되었다. 


오랜만의 강릉은 정말 두근거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처음만나는 사람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강릉을 향하는 영동고속도로에 몸을 싣는다. 앞자리라 그런지 확트인 시야가 항상 좋다. 어렸을때에 그리도 앞자리나 창가자리를 선호했는데 눈 앞에서 선을 그리며 이동하는 풍경들이 항상 많은 생각을 가져다주는 좋은 매개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다큐보다도 즐겁고 어느 드라마보다도 재밌었다. 


그렇게 우리는 강릉에 닿았다. 




강릉 요금소에 강릉에 온것을 알리는 사인을 뒤로하고 출출하니 저녁겸 아침을 먹는것이 중요했다. 때는 새벽 4시경이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둘러봐도 기사식당 말고는 열린 음식점을 찾기 쉽지 않다. 차를 여러번 돌리고 골목을 훑고 신영극장 거리를 그대로 빠져나와서야 비로소 24시간 운영하는 한 기사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일출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바닥이 따닷한 곳으로 잡고 싶어 가게 안쪽 깊숙히 들어간다. 갈비탕과 우거지탕을 시키고나니 간만에 새벽스런(?) 느낌이 물씬 풍겨져온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자 강릉 시내의 건물들이 조금씩 색을 입기 시작한다. 


"이제 갑시다! 안목항으로!"라는 운이 띄워지자 따듯한 방바닥에서 일제히 엉덩이를 뗀다. 우리가 닿을 곳은 까페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한 안목항. 다른 항구보다는 비교적 한산한 항구인데, 바람이 세차게 불고 반대편에는 구름산이 크게 막고 있다. 


S는 장난인지 진심인지 "오빠! 저게 뭐야?" 

나는 장난으로 "저거 저쪽 울릉도에 있는 산이야~"

S는 놀라며 되묻는다 "지~인짜???" 표정을 보니 정말인 줄 알았나보다. 


구름산은 비록 일출에 방해되는 요소임엔 분명했지만 내겐 훨씬 멋진 풍경을 가져다 주었다. 풍성하게 내민 거품산. 시간이 지나면 다 헤져 없어지겠지.












마치 사진을 찍으러 온 우리의 실루엣이, 그 등이 저 멀리 오징어잡이를 마무리하고 돌아 온 선원들이 다시 바다를 보는듯한 느낌이 살짝 든다. 뭔가 엄숙해지고 조용해지고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꽉 찬다.










갈매기의 끼룩끼룩 소리를 듣다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조금씩 그 산 위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구름산을 따라 노란 선을 그리며, 그 빛이 몸을 타고 따스함을 전해준다.






















사진을 찍는 내내 색다른 색을 보여주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일출의 현장은 몇번을 와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안목항은 정말 아름다운 항구였다. 큰 배가 아닌 조그마한 배가 드나드는 항구라서 조금은 더 고즈넉하고 조금은 더 생각의 여유가 있었던 곳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 대관령으로 출발한다. 그곳에는 또 어떤 설레임이 찾아올지 얼마나 많은 것이 변했을런지 궁금해진다. 



To be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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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에서 하루밤사이에 정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진안의 정도 느꼈고. 조용한 가운데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진안으로 오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사실 막상 오게되면 우리가 잊고살던 추억의 면면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여행지다.

사람들과의 정을 만날 수 있고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으며 맛있는 반찬까지. 따듯함이 가득한 노란빛 물감이 마을 전체에 뿌려진 듯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시내와 맞닿아 있는 시장의 분주한 모습과 햐얗게 서리 낀 모습이 아름답다.

시장의 뒷편에는 나무데크를 이어 개천 옆에 길을 터놓았는데 그곳을 음악을 걸으며 걷고, 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진안 시장에서 나와 근처를 살펴보면 으레 볼 수 있는곳이 산 위에있는 정자다. 성묘산 자락에 위치한 정자는 멀리서도 육안으로 쉽게 찾을 수 있어 길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산을 빙 둘러 나무데크로 지어진 길은 걷기에 안성맞춤. 산을 올라 적당히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 천천히 데크를 오르고 오르면 금방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정자에 앉아서 굽어보는 진안의 시내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조금만 더 가면 공설운동장이 보이는데 그곳까지 가지 않고 반쯤 되는 지점에 또 다른 정자가 있어 누워서 음악을 듣는다.

 

비교적 일찍 일어나서 진안 시내를 돌아다니며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 하는가봐.

 

뚜루루~♬

기다리던, 벨소리가 울렸다. 박종석 선생님이다.

"네! 선생님 그.. 성묘산 쪽 있잖아요 그쪽 아래에 정자가 하나 있던데 지금 거기에 누워있어요!"

 

그렇게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곧 도착하신 선생님과 함께 전에 놓고왔던 그 식당에 아침 일찍 찾아가기로 했다.

그 멋진 용담호를 다시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두근대는 순간.

 

용담호를 가로지르는 도로는 차도 별로 없어 시원하게 뻥 뚫렸다. 하늘은 파랗고 용담호는 이제 막 봄으로 넘어가려는 채비를 끝마친듯 몇개의 꽃봉오리가 색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하얗게 드리우는 운무까지 감동의 연속!























용담호에는 예전에 영화를 촬영지로 유명한데, 바로 <오직 그대만>이라는 영화에서 엔딩을 찍었던 곳이라고.

 

그 음식점을 들어가니 내 텀블러와 수저, 저분은 그대로 검은색 비닐봉지에 쌓여 잘 준비되어 있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어쩌다보니 얘들이 진안에서 몇달간 살게 되었네요"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이걸 찾으러 온다는 말에 원래는 늦게 여는 식당을 일찍 여신듯했다. 죄송합니다!







 

"아이구, 아직 음식들이 준비가 되질 않아서 먹을 수 있는거라곤 누룽지탕밖에 없을 것 같은데 괜찮을라나?"

"네 물론 괜찮습니다!"

먹을 수 있는거라곤 누룽지탕밖에 없다고 하시더니만 내오신 음식들은 한없이 많은 찬들과 누룽지탕이다. 김치도 고소하고 누룽지탕은 아침에 먹으니 정말이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백퍼센~트 엑셀런트!

 

기분좋아지는 아침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다시 용담호를 드라이브하며 진안시내로 돌아와서는 하신다는 말씀이, "준영아 아침에 선생님이 볼 일이 있어서 박동철 선생님과 같이 마이산을 다녀오렴" 이라 하신다. 사실 솔직한 마음으로는 혼자 여행을 오긴 했어도 여기 계시는 관계자 분들께는 누를 끼치지 않고 혼자 다니려고 했지만, 이거 너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얼떨결에 박동철 선생님과 함께 1:1 설명을 들으며 마이산까지 가게 되었다.

박동철 선생님은 공정여행 풍덩의 식구긴 하지만, 마이산 문화해설사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진안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것들을 정리하고 진안에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자 풍덩에 합류하게 되신 것. 정말 말그대로 여행에 '풍덩'하셨다.

 

어쩌다보니 선생님과 1:1 동행이다. 이런기회가 있을까? 풍덩의 노오란 붕붕이(차)를 타고 마이산으로 향하는길. 꽤 오래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먼거리는 아니다. 마이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홍삼스파랜드가 위치해있는데, 들어가보는것까지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리셉션 데스크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오늘 처음 만들어 본 아메리카노인데 한번 드셔보실래요?"

리셉션 데스크 근처에 있는 커피향 진한 까페에서 직원분이 희고 커다란 머그 두개를 가지고 오셨다. 선생님과 나란히 앉아 커피를 먹었더니 담백하고 맛있는 커피! 숟가락 찾으러 온 여행에서 마음의 안정까지 찾아가는 느낌이다. 


이런 나긋함이, 이런 나른함이 정말 좋더라.


진안의 인기 관광코스인 홍삼스파랜드는 지역민에게도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좋은 곳이다. 지역민은 거의 찜질방값으로 이용할 수 있어 좋고 관광객들에게는 홍삼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기회여서 좋다. 시설도 매우 깔끔한데다가 스파를하며 마이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도 있어 추천할만하다. 








아미노산이 풍부하다는 샘물 한잔!


커피를 마시고 나서 붕붕이는 마이산 북부 주차장에 닿았다. 전날에 눈이 내렸던 탓인지 마이산 탑사로 가는 나무데크가 촉촉히 젖어있다.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면서 산행을 하니 마치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 




마이산은 말의 귀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유래되어진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이산의 특이한 점을 더 들어보면, 바람이 암마이산 숫마이산 사이로 세차게부는데 이때 풍화현상이 발생하여 이른바 '타포닌'현상이 나타나 암벽 사이사이 구멍이 나거나 기포 모양이 보이기도 한다. 

암마이산 숫마이산 중 암마이산은 등산로가 따로 있는데, 가파르기 때문에 겨울에는 통제가 된다고 하며 숫마이산은 아직 오를 수 없다. 


나무데크를 따라가기만 하면,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은수사와 탑사를 둘러볼 수 있다. 















"저기 저 커다란 나무는 청실배나무인데, 봄이 되면 꽃이 참 예뻐" 선생님이 커다란 나무를 가리키며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설화를 말씀해주신다. 이곳 은수사에 와서 태조가 기도를 올리고 그 증표로 씨앗을 심었는데 그 씨앗이 자라서 이 나무가 되었다고. 

그리고 그 나무 밑에는 금색의 그릇이 있었는데, 아주 추운 겨울에 오면 그릇에서 신기한 역고드름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보통 고드름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생기는 것인데 어떻게 아래서 위로 고드름이 생기는지 신기할 따름. 












은수사를 지나 더 내려오면 탑사가 보인다. 탑사를 굽어보다 금색의 물체가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자세히 보니 풍화작용으로 생겨난  구멍 사이사이 어떻게 올려놨는진 모르겠지만 불상이 있다. 몇몇 구멍에는 새들도 살고 있다고.


더 대단한건 이 탑사의 돌들이 개인이 쌓았다고 하는 사실이다. 탑사는 약 100년 전에 처사 이갑용(李甲用)이 작은 바윗돌과 자갈 등으로 석탑을 쌓아올렸는데 돌은 전국 명산의 돌을 몇 개씩 날라다 이곳의 돌과 함께 쌓은 것이라 한다. 탑사를 둘러보면 그 위용이 정말 대단하다. 이갑용 선생의 과거 풍채를 보면 하얗게 기른 수염이 예사롭지 않다. 









탑사 중간에는 섬진강 발원지라 하는 용궁도 있다. 


탑사를 쭉 둘러보고 점심즈음이 되어 마이산을 나오는 길, 선생님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좋은 진안에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인생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 사람이란 항상 교훈을 주는 법이다. 







진안에서 나와 김춘희 선생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시내에 있는 구내식당이라고 한다. 할머님 여럿이 백반을 준비해주시는, 특이하게도 점심에만 운영하며 정해진 반찬이 없으면 그냥 없는대로 나오거나 다른걸로 주시는 그런 곳이다. 집밥을 먹는 느낌. 간판조차 앤티크하다. 그냥 가정집에서 밥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정해진 테이블이란 없고 방안 어딘가 자리잡아 먹는 곳인데 이런곳은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외지인인 나에겐 아주 인상이 깊은 곳이었다. 










약간 점심이라기엔 시간이 흘렀긴 한데 남도의 밥상이 한가득 차려지고 깻잎도 맛있고 뭐 하나 맛없는게 없다. 밥을 먹고 우리 뒤에 기다리는 손님은 없기에 따닷한 온기를 느끼며 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 만났던 팸투어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사이가 좋으신 두분 여러가지 언쟁을 하는것도 그저 악의없이 재밌게 하신다. 그 투닥투닥함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한장 남겨놨다. 하하 


두분의 고민은 역시 진안에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여름이 되면 진안여행을 가족단위로 받을 생각인데 내가 생각했던 솔루션도 몇개 말씀드려봤다. 진안에 벌써 두번째 방문인데 정,맛,분위기가 이곳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잘 끌어나간다면 정말 좋을 거라고, 진안여행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이제 박종석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집에 갈 요량으로 나왔는데 식당 뒤에 위치한 진안문화원의 전임 원장님을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다. 


"들어와서 커피나 한잔 하고 가시지요"


딱 보아도 60세는 넘어보이실 것 같은 원장님은 아주 신세대셨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팟캐스트도 청취하며 다양한 의견을 듣는것을 좋아하시고 신세대 용어는 전부다 알고계시는 신세대 원장님. 원장님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도 듣고 세상에 대한 여러가지 곱씹어 주시는 걸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 얘기하지만 역시 사람이란 항상 교훈을 주는 법이다. 그리고 언제나 헤어짐은 아쉽다. 

문화원에서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나와서 두 선생님과도 헤어져야 할 시간 두 분 덕에 정말 좋은 이야기 좋은 진안을 보고 갈 수 있었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감사의 인사와 함께 그냥 헤어질 수 없어 함께 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옮기는데도 무겁다. 


인사를 드리고 진안시장에 들러 박종석 선생님을 만나뵈러 사무실에 들렀더니 집에가면서 출출할거라고 몇가지 주전부리를 챙겨주셨다. 이러지 않으셔도 되고, 또 받은게 너무 많아 죄송하기만 한데 이렇게 또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신다. 






언젠간 꼭 값을날이 올거라고 믿으며 박종석 선생님과 포옹하고 터미널로 향한다. 


좋은 사람들, 좋은 풍경, 넘치는 정을 받고 터미널에서 전주행 버스를 기다린다. 

원체 휴대폰을 잘 확인하지 않는 성격인데 시간이 몇시인지 궁금하여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근데 부재중 전화가 떠있다. 박종석 선생님의 전화다. 


다이얼을 누른다. 

부재중이다. 



"준영아! 이거 하나 주려고 했는데 잊고 있었다?"

하며 터미널 뒤에서 나타난 선생님 손에는 진안시장과 풍덩이 함께 만든 재활용 노트가 들려있었다. 

정이 듬뿍 담긴 그 노트를 들고, 바쁘실텐데 거기서 터미널까지 달려오셨다.


난 숟가락 하나를 찾으러 왔을 뿐인데, 

그 숟가락은 진안에 있으면서 정을 함뿍 담아 그렇게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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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아 
wrote at 2012/05/07 13:14
숟가락 하나에 넘치는 정이라- 좋네요!ㅋㅋㅋ 정이넘치는 훈훈한 단편소설 - 잘읽고 가요*^^*
wrote at 2012/05/07 14:11
항상 여행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 ^^ 이런 이유때문에 여행을 지속하는게 아닐까 하구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wrote at 2012/05/07 13:16
비밀댓글입니다
wrote at 2012/05/07 14:12
메일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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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언저리였나? 진안에 있는 박종석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준영아~ 언제 올거니~" 아, 맞다 숟가락도 찾아야하고 진안도 더 깊게 돌아본다며 진안을 다시 찾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겨울방학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덕에 통 가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생님! 설날 전주쯤에 연락드리고 갈께요!" 라고 말씀은 드려놨으나 사실 언제 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던 방학이었다.


시간은 다시 흐르고 흘러 일정이 어느정도 맞춰질때쯤, 그리고 사락눈이 살짝 내릴때 쯤 진안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코트하나 주섬주섬, 그리고 출발했다.


우리집이 있는 평택에서는 진안을 가려면 크게 두가지 루트를 선택해야한다. 첫번째 루트는 경부선 기차를 타고 전주에 내려서 진안가는 고속버스로 환승하거나, 나머지 한가지 방법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에 4번 있는 진안행 직행을 타는 법이다. 사실 그 방법 말고 다른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를 쭉 둘러보다가 왠지 대전으로 가면 버스편이 있을듯했다. 대전까지 가면 어찌저찌 도착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후 1시쯤에 도착한다고 말씀 드려놨는데 벌써 11시가 다 되어간다.




대전에 가면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던곳 과장님께서 연락이 오더니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여행가는 줄 대번 눈치채시곤 "야! 너 또 여행가냐" 한다. 언제부턴가 내 주위사람들은 내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어디쯤 움직이고 있는지 지금 여행하고 있는 중인지 다 안다. 그저 신기할따름.


대전에 도착해서 진안으로 가는 버스편을 보니 하루에 딱 2번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버스 중 한대는 이미 5분전에 출발한 상태, 아 이걸 어쩌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가 그러면 진안이 일명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라고 불리는 곳이지 무주로 가면 어떻게 가는법이 있지 않을까? 김밥 한 줄 사서 무주로 무작정 떠난다.



무주로 가는길은 눈발이 더 세차게 내렸다. 고속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할머니, 알아버지 그리고 무주로 스키여행을 가는 사람들 등등 아주 제각각이다. 간만에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뭔가 알싸하고 정감있는 기분이 오랜만에 든다.







무주에 도착하자 오랜만에 정감있는 터미널, 그 앞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 모두가 예전에는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서서히 추억이 되어간다. 그저 체크카드만 들고 떠난 여행이기때문에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무진장여객이라는 버스는 진안으로 바로 가는것이 없는 마을 구석구석을 들어가는 버스노선이었고 무진장(무주,진안,장수)각각을 연결하는 편은 대부분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가격은 4200원정도. 내 수중에 아까 김밥을 사먹었던 것 빼고는 한푼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두리번 거리는 나를 보고 택시기사아저씨가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어본다.


"학생, 어디가는데 이렇게 두리번거려?"
"아 그게.. 사실은 현금이 없어서 어디 돈 뽑을 곳이 없나 고민하고 있어요"
아저씨는, 이 근처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으니 거기서 뽑으면 된다고 이런곳에도 ATM이 있다! 라며 안심시키신다.


정말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보이는 농협 하나로마트. 그곳에서 돈을 충분히 인출하고 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떠났다. 생각보다 무주에서 진안까지도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원래 1시까지 오기로 했던 애가 도통 오질 않으니 전화가 걸려온다
"어디니~ "
"죄..죄송해요 아직 진안으로 가는 도로에요!!"
진안으로 가는 길,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다. 제 시간에 도착하기엔 글렀다.


진안에 도착하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팸투어를 통해 살짝 지나친 시내인데, 더 깊숙히 들어가보니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 건물을 현대식으로 짓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진안이라고 하면, 역시 홍삼의 고장이 아닌가? 예전부터 진안은 우리나라에 있는 고원지대로 홍삼과 배추등의 작물을 기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우체국 사이에 난 길로 쭉 들어가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대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통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사무실이 보인다. 박종석 선생님은 그곳에서 진안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신다.


"이야~ 오느라 고생했어!!!"
"안녕하세요! 건강하셨어요??"


거의 3개월만에 만난 박종석 선생님은 머리가 조금 더 길렀을 뿐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더 얼굴빛이 좋아지신 것 같다. 진안에 오니 확실히 공기가 너무 좋다. 
종석 선생님과 함께 향한곳은 공정여행 '풍덩'이 만들어진 곳. 풍덩의 사무실은 2층에 위치해있다. 풍덩 사무실에서 진안의 모습을 굽어볼 수 있는데 전체는 아니더라도 아늑하게 볼 수 있다. 


"선생님 저번에 보여주신다고 했던 여행자 까페가 궁금해요!"














종석 선생님과 함께 간 곳은 풍덩에서 운영하는 까페. 까페는 마이산 후방에 있는 작은 분교를 개조해서 만든 자그마한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안성맞춤이다. 종석선생님과 함께 도착한 까페에는 풍덩의 박동철 선생님도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구 오랜만이네~"
여전히 인상이 좋으신 박동철 선생님. 이제 뵙기만 해도 에너지를 팍팍 받는 것 같다.
선생님과 함께 녹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이리저리 시선을 돌려본다. 창밖으로 보이는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참 예뻐보인다. 까페도 학교의 복도와 연결되어있어 잘 이용하면 아주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 같다. 최적의 위치에 최고의 여행자 까페. 진안의 여행에 일조하게 될 이곳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까페를 나서서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데 진안의 시내가 빨갛게 물들어간다. 식사때가 되어 진안문화의 집에 계시는 김춘희 대표님을 오랜만에 만나뵈었다. 바쁜일이 많아서인지 컴퓨터에 얼굴을 파묻으시곤 일에 열중하고 계셔서 혹시 방해드리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밝게 웃으시면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시간을 내주신다.


"떡 먹으세요~! 방금 나온 백설기에요!"
마침 문화원에서는 강정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 상영으로 갓 나온 백설기를 하나씩 나눠주고 계셨다. 따듯하고 맛있는 백설기를 한입 베어먹고 나니 마음이 따듯해짐을 느낀다. 백설기를 조금 베어먹고 식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향해서 김춘희 대표님과 박종석 선생님과 함께 갈비탕을 먹는다.


"어이구 문화의 집에서 오셨네!~"
진안의 마을이 작아서 그런지 마주치기만 해도 모두 동네사람. 박종석 선생님은 주위 어르신의 술잔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식당에는 하하호호 즐거움이 계속되고, 사람들은 서로 반가움에 손을 부여 잡느라 훈훈한 풍경이 계속된다.






물론, 음식도 너무 맛있었다. 갈비탕이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옆에서 동네분이 "같이 한잔 해요~"해서 한잔했다. 아, 정말 기분 좋은 진안이다.


문화원에서 나오는 강정마을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와 진안여행이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인기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을지 박종석선생님과 긴 이야기를 나눴다.


"자 여기 열쇠~!" 하며 쥐어주신것은 숙소의 키. 여기까지 왔으니 따듯하게 자야하지 않겠냐며 시내에 숙소를 잡아주셨다. 이런 감동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충분한데 말이다. 이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지만, 기어코 쥐어주신 열쇠.
온기가 전해져온다.


진안의 밤은 저물어간다.
오늘의 추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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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2/05/06 09:01
사진이 짤리는 것 같아서 댓글쓰려고 로그인했는데,
로그인 하고 나니까 사진이 다 나오네요.

전북진안, 오늘 아침부터 포스팅한 글 잘 보고 갑니다.
아 여행가고싶다!
wrote at 2012/05/06 11:12
안녕하세요 구름따라 나그네님! ^^
아무래도 일시적인 현상이었나봐요~

전북 진안 너무 좋은 동네였는데, 아직 2편이 남았으니(더 길어요) 기대해주세요~~~

저도 여행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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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관광공사와 '다시 찾고 싶은 한국'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모노트레블러입니다. 1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번에는 2월 23일에 진행되었던 다시 찾고 싶은 한국 캠페인을 스케치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님과 함께 가두행진을 명동에서 실시했는데요, 명동에 있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콜벤 구분하는 법과 한국관광시 주의사항이 적힌 팜플릿을 나눠드리는 행진이었습니다.




저희가 나눠드릴 팜플렛의 모습입니다. 콜밴과 대형택시 이용안내서 그리고 한국관광에 대한 안내가 필요할 때에는 1330 !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죠? ( http://monotraveler.com/295 )



이번엔 저희 트레블리더와 함께 미소국가대표 여러분도 함께해주셨습니다. 파란색 패딩을 입고 등장한 미소국가대표 분들과 트래블리더. 한국관광공사 직원 분들과 함께 명동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곧이어 등장하신 한국관광공사의 이참 사장님!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외모와 키가! 흑흑 그저 루저인 저는 부럽습니다. 모두들 팜플렛을 받아 들고 열심히 관광객들에게 설명중입니다.





이번 가두행진은 뒤에 보이는 귀여운 콜벤까지 합세합니다 :) 명동 길거리 초입에 들어서니 사람들의 관심이 장난 아니었어요! 2012 당신의 미소, 다시 찾고 싶은 한국 캠페인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이참 사장님의 열정적인 홍보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트래블리더 발대식때도 왠만한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너무 잘하셔서 놀란 기억이 있기도 하고 많이 들은 일화로는 항상 오른쪽 주머니에 고추가루 캡슐을 들고 다니시면서 외국인들과 만찬을 할 때 보여주신다는, 정말이지 한국을 많이 사랑하시는 분이지요. 

일본인을 만났을때도 어느정도의 일본어는 구사가 가능하시더군요, 깊은 대화는 물론 SOS를 치셨지만 :) 
명동에서 이루어지는 홍보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일일히 콜밴과 콜택시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시는 열정적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한번 비루한 일본어와 영어 실력이지만 홍보 책자를 나눠드리면서 소통했습니다. 몇몇 일본인 관광객 분들은 이참 사장님을 잘 모르시는 듯하여 한국관광공사 사장님이라는걸 알려드리며 가두행진을 합니다. 한 일본인 관광객분이 "사장님이 열정적이네요~"라고 해주시네요. 



이참사장님은 오늘 하루 내내 관광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이런 하나하나 세세함이 관광객들에겐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의 이미지가 심어지겠죠. 여러무리의 관광객들과 사진 요청도 다 받아주시고, 콜벤과 콜택시 구분법 그리고 1330 홍보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날 명동에는 대부분 아시안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일본, 중국, 대만을 비롯 싱가포르까지.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사장님을 잘 모르셔서 팜플렛을 받지 않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졌지만 허허 하고 넘기시고 다른 관광객들에게 열심히 팜플렛을 나눠주십니다. 


홍보를 위해서는 우리 트래블리더도 고생하지만 미소국가대표와 직원분들도 많이 수고해주고 계십니다. 전방에서는 사장님이 팜플렛을 나눠주시고 후방에서는 저희가 열심히 나눠드리고 있었답니다. 어설픈 영어 일본어에도 알아들어주시고, 오히려 격려를 해주신 관광객분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한손에는 사진기 한손에는 SNS를 위해 핸드폰을 들고 다니면서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열심히 홍보한 인증샷! 트래블리더의 김진희양을 찍었습니다.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저희 카메라는 SNS기능이 없기 때문에! 포스팅용 사진도 팡팡 찍고, 핸드폰으로 사진 또 찍고 Wi-Fi 과부하의 명당 명동에서! 트윗까지!! 저희의 노력이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뭐 이정도쯤의 고생이야! 
기분좋게 할 수 있습니다 :)

2월 23일의 저희의 활동 스케치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부디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이 콜벤과 콜택시를 잘 구분하여 바가지 요금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여행이 궁금하면 몇번으로? 
 
? 1330으로 연락주세요!  이상 캠페인 스케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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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vin 
wrote at 2012/03/23 14:45
칼토마씨!
wrote at 2012/03/31 18:31
칼 토마씨 아주 ... 친절해요.. ㅎㅎ
준 
wrote at 2012/03/24 00:04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 !!!
wrote at 2012/03/31 18:31
ㅎㅎㅎ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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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가 관광학을 전공할때만해도 아름아름 인바운드 여행객(외래관광객)들이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만해도 가파른 곡선이 아니었는데, 최근 한류의 영향인지 2009년부턴가 아시아 발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명동에 있는 롯데 백화점 본점만 가봐도 알 수 있지요. 많은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들. 가끔 이곳이 한국이 맞나? 할때도 있습니다.(하하)

이렇게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반면 당연히 문제점도 생겨납니다. 최근들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것 중 하나가 바로 '바가지'요금과 관련된 이슈였는데,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일본인 관광객이 엄청난 택시비를 청구받은 사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기사내용을 한번 첨부해보겠습니다.

콜밴기사, 日관광객 2km 태우고 "33만원 달라"<세계일보>

 
K씨의 목적지는 승차지점에서 불과 2㎞ 떨어진 서울 중구 PJ 호텔(옛 풍전호텔). 친절하게 굴던 콜밴 기사 김씨의 태도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돌변했다. 그는 요금으로 33만원을 요구했다. 비싼 콜밴 요금을 감안하더라도 10배 이상 많은 요금 제시였다.


 콜밴 기사 김씨는 “6인승 콜밴은 1명이 타더라도 6명치 요금을 내야 한다”고 우겼다. K씨가 아무리 항의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콜밴 기사는 자동잠금장치를 풀어주지 않으면서 “요금을 내지 않으면 내릴 수 없다”고 협박했다.


더 큰 피해를 당할 것을 우려한 K씨는 일단 요금을 지불하고 차에서 내렸지만, 분은 삭혀지지 않았다. 다음날 귀국길에 오른 K씨는 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전날 일을 하소연했다. 택시기사가 “바가지를 쓴 게 맞다”고 하자 K씨는 대신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부탁했다.


경찰은 K씨가 기억하고 있던 콜밴 번호판 뒤 4자리 숫자를 토대로 수사망을 좁힌 끝에 14일 콜밴 기사 김씨를 붙잡았다. 처음에는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김씨는 경찰이 차례로 내 놓는 증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김씨를 공갈·감금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유사한 범행을 더 저지렀을 것으로 보고 김씨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콜밴의 경우 미터기를 부착하지 않고 손님과 협의해 요금을 받기 때문에 바가지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일반택시와 콜밴을 구분하지 못하고, 경찰에 제대로 신고하기도 어려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2월 15일 오전, 다음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일본인 지인이 한국관광을 하고 돌아왔는데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라는 이슈를 더지고, 그 내용에 대한 댓글이 빗발쳤습니다. 아래는 문제의 7만 7300원 택시비 영수증. 이 글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은 최근 명동에서 택시를 타고 근처의 N서울 타워까지 갔다고 하는데요,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은 평상시라면 기본요금 2500원이면 족한거리를 약 8만원가량 나온것이죠. 국내 네티즌은 "택시비가 기가막히다" "망신이 이런망신도 없다" 등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저도 일본인 친구가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얘기를 가끔 친구에게 듣기도 합니다. 일본 현지내에서도 한국의 '바가지'요금 (바가지라고 발음하기도 한다더군요)이 문제가 되서 한국여행에 대한 조언을 얻는 글에는 항상 바가지를 조심하라고 합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요? 일부 부도덕한 기사들도 문제도 문제지만 콜밴이나 택시를 구분하지 못하는 여행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도 필요한 셈이죠.

그래서 최근 관광공사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2012 다시 찾고 싶은 한국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어나선 안될 이러한 일들을 다시 바로 잡고, 외국인에게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골자죠.




이 캠페인은 크게 두가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STEP 1. 길 모르는 외국인이나 한국 여행에 대해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전화번호 02-1330을 이용하자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때, 휴대폰으로 02-1330으로 연락하시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콜센터 직원분께서 통역을 해주신다는 사실! 

 

STEP 2. 불법 콜밴과 택시를 구분하자!



 

 



이렇게 2가지를 염두해두시면 외국인 관광객이 도움을 요청했을때 아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고 더불어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만드는 길이겠죠. Monotraveler에 방문하시는 여러분도, 이 두가지를 기억하시고 우리 다함께!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봐요 !

참고 사이트 링크 : 

http://blog.naver.com/korea_diary/30132588979 
http://blog.naver.com/korea_diary/30133157962
http://blog.naver.com/korea_diary/30133157973 (리플로 서약이벤트도 하고 있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Monotraveler와 이참사장님과 함께, 명동거리에서 가두행진 캠페인 실황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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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학교 내게 사랑을 가르치다 #1. 만나다, 날아오르다

부랴부랴 쓴 지원서를 접수시키고나서 간절히 가고 싶단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해외봉사는 커녕 국내봉사경력도 그렇게 많지 않은 내가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살짝 우려가 있었지만, 정말로 가고 싶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중, 고등학생 25명의 대원들과 필리핀 산이시드로 지역에 있는 25명의 학생들이 여행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 예찬론자다. 여행을 통해서 인생이 많이 바뀌었고 자신을 많이 돌아볼 수 있었던 만큼 이번 ‘여행’도 뭔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합격했습니다~ 함께하게되서 반가워요!”

그런 바람이 간절히 통해서였을까? 다음날 운이 좋게 선발이 되었고 이번 여행학교의 스텝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선발된 총 네 명의 스텝. 웃음기 가득, 진지할 땐 진지하고 남을 위해서 자신이 망가져도 좋다는 생각을 가진 혜진이. 그리고 예쁘고 성격 좋고 침착한 4차원 소녀 윤지,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 어딘가 모르게 범상치 않은 든든이 태웅이. 여행 내내 서로에게 의지하며 동고동락한 아이들이다. 얼마나 성격들이 좋은지 서로 성격도 잘 맞아 여행 내내 즐겁게 봉사에 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처음만난 순간부터 스스럼없이 친해졌다.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짜면서 서로 2주간 댄스연습도 하고, 고민도 하고 어떻게 하면 이 여행을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을 맞이했다.

난, 25명의 학생 중 제주에서 올라오는 학생을 공항에서 픽업해서 하나투어 본사로 향했다. 하나투어 본사에서 실시한 오리엔테이션은 앞으로의 일정 소개와 서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현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인사동에서 구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은 아직 서먹서먹한 듯 서로 말 한마디 없고 호응도 없었다. 앞에서 인디언식 이름 짓기와 농담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과연 이 봉사프로그램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스태프로서 더 큰 부담감이 생겨났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줘야 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학생을 다시 공항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는 길, 제대로 진이 빠져서 몽롱해졌다. 불안감을 가득 품고 우리는 잘 되겠지하며 애써 웃음 지으며 레크리에이션을 준비했다.

2주간의 준비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여행 날이 다가왔다. 공항에 도착하자 스텝들이 먼저 와있다. 짤막하게 댄스를 연습해보고, 서로 준비한 프로그램을 맞춰본 후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게이트로 갔다. 굿네이버스의 이재용과장님과 김세원 간사님, 정보미 대리님과 아이들이 모여 많은 짐을 운반하고 그 작은 힘 쪼~금 보탰다고 짐을 옮긴 녀석들과 친해졌다. “쌤~쌤~”하면서 말을 거는 게 참 귀엽다.

아이들의 여권을 한데 모아 수속처리를 하고 짐을 부치고 탑승동 출발게이트에 섰다. 내가 맡은 4조 아이들의 짐과 인원수를 체크 하고나니 비로소 실감난다. 진짜 가는구나!

거대한 철덩어리가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자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지구별 여행학교 사랑을 가르치다 #2. 산이시드로가 우리를 품다.



후덥지근한 열기는 한참이나 시원한(?)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달라 한동안 적응을 할 수 없었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캐리어를 들고 버스에 간신히 올라타 호텔로 향한다. 이날 처음 만난 가이드님은 바로 조앤가이드님과 현지 직원들. 앞으로 안전하게 우리의 일정을 책임질 분들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일정을 책임질 죠앤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3박 5일간의 일정을 시작하게 될 텐데요. 여러분의 먹을거리, 여러분의 잠자리를 책임지고 필리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드릴께요!” 똑 부러지는 인상의 죠앤 가이드님과 함께라면 필리핀의 일정 모두 문제없을 것 같다. 우리는 필리핀 마닐라 중심에 위치한 MAKATI의 호텔에서 묵었다. 새벽이 지나는 늦은 시간 우리 스텝들은 따로 모여 산이시드로 아이들에게 선물로 줄 과자 150개를 정성스레 포장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오자마자 식사장소로 모였더니 아이들은 피곤이 어디 갔냐며 아주 쌩쌩한 모습이다. 어째 나만 눈이 퀭해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것 같다. 과일들을 주섬주섬 주어먹고 커피한잔을 마시고 나서 조금 정신을 차리고 나니 괜찮아졌다. 이 녀석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하고 말도 없고 그래서 어떻게 하나 그렇게 걱정을 했는데, 에이씨 걱정은 무슨. 다들 너무나 잘 적응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오히려 내가 보살핌과 걱정을 받아야 할 판이니. 스텝으로서 너무나 쪽팔려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구나.

조별로 각자 배정받은 차에 올라타고 나서 서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다. 다들 다양한 특기와 이번 여행에 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엔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겠다는 기특한 아이도 있다. 이봐, 너희들 언제부터 그런 당찬 생각을 가지고 있었냐?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 이쁜것들!!

오늘 일정은 산이시드로로 출발하여 초등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활동적인 레크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이 여행을 준비한 굿네이버스의 필리핀 지부에 들러 이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소개를 듣고 함께 이동하는 일정이다. 필리핀 시내를 관통하여 외곽으로 벗어나며 가이드님의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필리핀은 마젤란 함대를 통해 발견되었던 나라로 대항해시대에 자주 등장하였으며 이후 45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낯설다. 왜냐니까, 이전까지는 서방세계를 동경한 나머지 나름 선진국이다 싶은 나라만 여행을 다녔기 때문이다. 판자 몇 개를 간신히 지탱해놓은 집들도 꽤 보이고, 강가에 누워있는 사람들 그리고 위험하게 차가 다니는데도 길가에 자리 잡아 낮잠을 자는 가족들. 내가 여태까지 보아온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여행지를 정하는 나의 사고에도 어느덧 편협함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일까, 생각해보니 동남아를 방문해본게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풍경을 지나고 지나 어느덧 굿네이버스 필리핀 지부에 도착했다. 필리핀 지부 안에는 환한 표정의 직원들이 연두색 예쁜 티를 입으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여기저기서 들어온 구호물자들을 처리하고, 정리하고 분배하는 본부. 간단히 직원의 소개와 필리핀 지부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우리는 멀리 산이시드로로 떠난다.

산이시드로는 아주 외진마을로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약 3시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 필리핀 현지인 친구도 잘 알지 못하는 마을이다. 평야를 지나자마자 도착한 산이시드로는 마닐라와는 사뭇 다르게 개발이 덜 되어있는 마을이었다. 신발을 신지 않은 아이들이 많고, 낙후한 환경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럼에도 인상 깊었던 것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보였다는 것. 농구를 하고 있는 청년들도, 공부를 막 끝마치고 나오는 하얀 교복의 여고생도, 형아 들의 농구경기를 지켜보는 동네 꼬마아이도 낮선 외모의 외지인의 ‘헬로’라는 인사에도 환한 이를 드러내며 웃어주었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맑은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그 어떤 보석도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우리가 가야하는 곳은 산이시드로 마을에서도 차량을 개조한 지프니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초등학교다. 약 20분정도는 지프니를 타고 더 굽이굽이 들어가야 한다. 흙탕물을 철썩 철썩 헤쳐내서야 산길로 접어드는데 엉덩방아를 몇 번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 지프니 뒤에 매달린 아저씨에게 “PAPA Are you OK?(아버지 괜찮아요?)”라고 물었더니 환한 웃음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뒷자리 우리 지구별 여행학교 봉사단 아이들도 혹시나 적응 안 되는 지프니를 타서 불만이 있을까 싶었는데 다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있는 것 같았다. 지프니도 아주 재밌게 즐기고 있고 말이다.

녀석들, 이 말을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렇게 조용하더니만! 다 뻥이었어. 말도 잘 안하고 조용조용한 성격들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선생님들한테 장난도 치고, 오히려 우리보다 현지인들과 대화하며 더 잘 적응하고 있으니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이뻐 죽겠다.

20분간 열심히 엉덩방아를 즐기자마자 우리를 태운 지프니가 산이시드로 초등학교에 도착하고 아이들에게 줄 선물들을 나르자 현지인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온가족이 나와 우리를 맞아주고 지구별 여행학교 녀석들은 산이시드로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준다.

각자 조별로 나누어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고무동력기 제작, 페이스페인팅, 체육활동, 풍선 만들기다. 나와 같이 함께하는 동료 여행학교 스텝인 혜진이와 윤지는 페이스페인팅과 풍선 만들기를. 태웅이는 고무동력기를, 유난히 활발한 우리 조는 체육활동을 하기로 했다. 태웅이는 아이들에게 능숙한 영어로 고무동력기 만드는 것을 알려주며 “구루구루 와라와라” 아이들을 주목하게 하는 언어를 쓰며 재밌게 진행을 했고 페이스페인팅과 풍선만들기조도 열심히 산이시드로 아이들과 함께했다.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은 세심하게 1:1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산이시드로 아이들에게 만드는 법을 도와주거나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었다. 서로가 너무 행복한 눈빛을 주고받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아씨~ 선생님은 우리조인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씩씩 심통이 난 우리조 재간둥이 학생 하나가 체육활동 준비를 하다가 산이시드로 아이들 얼굴에 캐릭터(라고 부르긴 그런, 솔직히 좀 엉망으로 그리고 있었다)를 그리던 나를 잡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미 우리 조 아이들은 담당인 나도 없는데 접시에 사탕을 가득 담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고 있었다. 에고 미안해라. 그렇게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데, 갑자기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쏴아아아아. 하늘이 순식간에 열리고 비가 쏟아지자 체육활동 준비했던 것들을 근처 민가로 피해놓는다. 손이 모자라 어리바리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나와 같이 운반해주고 물품들을 놓을 자리를 마련해준다. 비는 약 30분 동안 계속되었다.

비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빛은 하루의 감사함을 비에 담아 보내는 것 같고
비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하루의 행복을 비에 담아 보내는 것 같다.
비를 바라보는 강아지들은 눈만 살짝 들어 비를 주시하고, 닭 뒤를 따르는 다섯 마리 병아리들은 내리는 비에 살짝살짝 깃털을 적신다.
촉촉이 젖은 땅을 지나 강으로 흘러들면 하나가 되어 행복함과 감사함은 언젠간 다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고개를 들자 우리는 예정했던 체육활동을 다시 시작한다.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나오게 해서 조별 풍선 넘기기 놀이, 2인 계주 사탕 까먹기 대회, 숫자 앉기를 진행한다. 김세원 간사님의 깜찍한 개구리 율동을 시작으로 체육활동을 시작하자 경쟁은 경쟁인지 다들 엄청난 승부욕으로 체육활동에 임한다. 풍선 넘기기도 아주 박력 있게, 사탕 까먹기도 뒤에서 응원전이 벌어지고, 숫자 앉기는 서로 손을 잡고 하다 보니 저절로 지구별여행학교 아이들과 산이시드로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게임이었다. 풍선이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희망을 넘겨 보내고, 사탕을 까먹고 숫자 앉기 게임을 하며 손과 손이 맞잡힐 때 아이들은 따스한 온기를 전해온다.

게임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전해주며, 귀여운 아이들과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추억을 만들어나가며 행복을 누군가에게 전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지구별 아이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는데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그랬다.

“아,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 산이시드로의 행복이 우리를 품으니 이렇게 따듯할 수가 있을까!


다시 지프니를 타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겸 만들어 놓은 고무동력기를 함께 날리고 해지는 노을 녘을 보니 마음이 행복해진다. 오늘 하루 누군가를 위해서 값지게 사용했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한 일이었구나.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과 맞잡은 손에도 따듯한 온기가 스며들어온다.


지구별 여행학교 사랑을 가르치다 #3. 여행을 통해 나누는 사랑

“아이들이 벌써 출발했다고 하니까 어서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와 함께 하루 여행하고 숙소에 머물게 될 아이들이 벌써 떠났고 곧 도착한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우리가 만나기로 한 푸닝에 도착하니 이미 아이들이 새하얀 지구별 여행학교 단체복을 입고 있다. 서로 짝을 정해주는 순간 아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우리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은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아이들과 함께 짝을 지어 지프니에 올라탔다. 아이들과 하는 첫 여행 어떠냐고 물어보니 이런다.

“제 짝꿍 너무 예뻐요~! 좋은 것만 해주고 많이 보살펴 줄꺼에요!”

우리는 푸닝 마을을 지나 지프니를 타고 식사장소로 이동한다. 아이들은 맛볼 기회가 별로 없을 부페식 식단,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맛난 음식을 서로 먹여주느라 난리다. 게다가 아이들 중에는 한국 가수를 아는 아이들이 몇몇 있어 휴대폰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식사시간을 할 수 있었다. 산이시드로 아이들에게 물었다.

“어때 입에 잘 맞아?”
“네, 엄청 맛있어요!”

잘 먹어야 하는 아이들인데 가슴이 아프다.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1박 2일간 정말 잘 지내야지, 많은 기억들을 심어줘야지 싶었다.

지프니로 뷔페까지 이동했는데 앞으로 이동할 푸닝온천은 사륜구동차로 한 번 더 이동해야한다. 사륜구동차를 타고 굽이굽이 석회암지대로 들어서면 스펙터클한 엉덩방아가 기다리고 있다. 물살을 헤쳐가는게 너무 재밌다. 이 석회암지대 끝이 바로 우리가 즐길 푸닝온천. 따듯한 온천물에서 발을 담그고 아이들은 서로 물장구를 치고 서로에게 장난을 하며 너무나 신나한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네~




가만히 앉아있으니 물통에 온천물을 한창 담아와 내 머리위로 촤악 뿌리는 산이시드로 아이들. 거기에 또 복수를 하고 물장난을 하다 보니 ICE BREAKING이 따로 없다. 아이들이 잘 어울리지 못할까 내심 걱정했는데 우리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이 먼저 다가가 관심사를 공유하고 잘 보살펴주니 금세 형제자매로 변했다.

푸닝온천에서 따듯한 물에 온천을 하고 마닐라에 있는 호텔로 돌아오며 서로 손을 꼭 잡고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오늘 밤에 있을 아이들과의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잘 진행되어야 할 텐데 내심 걱정을 한다.

마닐라 시내에 도착하여 삼겹살로 저녁을 하는데 삼겹살과 같이 나온 된장국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산이시드로 아이들 다행히 입에 잘 맞는가보다. 우리 스텝들도 저녁에 할 레크리에이션에 많은 힘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먹어둔다.

드디어 호텔에서 진행되는 아이들과의 레크리에이션 시작. 이번을 위해서 근 3주간을 연습하고 갈고 닦은 원더걸스의 Be my baby 댄스를 시작으로 아이들과 포크댄스, 동물이름 맞히기 게임을 2시간동안 진행했다. 다들 타이트한 일 정덕에 엄청 힘들어 할 것 같았는데, 다행이도 잘 따라 와주고 우리의 춤을 즐거워해줬다. 아이들끼리 서로 부대끼며 하는 포크댄스를 통해 서로 스킨십도 하고, 조별로 동물이름 맞히기를 하면서 서로 깔깔대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레크리에이션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그대로 싹 날아갔다.

“정말 고생 많았어요. 이런 프로그램들을 정례화해서 우리 굿네이버스에도 정착시켜야겠어요~” 라고 격려해주시는 굿네이버스분들 덕분에 더 힘이 나는 하루였다.

게다가 우리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이 “선생님들 정말 고생 많았어요. 재밌었어요!” 라고 한마디 해주는데 그 한마디가 왜 그리 힘이 나던지 안 나던 눈물까지 핑 돈다.

처음에는 아무 공통점도 없던 이 아이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 대해서 배려할 때 마음을 열어놓고 공유한다. 이것들이 지구별 여행학교에서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배운 자산이기도 하고, 우리도 진행하는 입장에서 볼 때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하루였다.

지구별 여행학교 사랑을 가르치다
#4. 산이시드로와 지구별 여행학교, 나를 가르치다

오늘은 지구별 여행학교의 마지막 일정. 산이시드로 아이들을 만난 게 바로 어제인데 벌써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푸닝온천에서 함께했던 시간, 그리고 버스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셀카도 찍고 편지도 교환하던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이 벌써부터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먼저, 마닐라 시내를 관광하는 일정이다. 필리핀의 독립영웅 호세 리잘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리잘공원, 스페인의 식민지였을 때 초대 필리핀 총독인 레가스피를 위해 지어진 방어 요새인 산티아고 요새를 방문한다. 이러한 시내관광일정이 들어있는 것은 아이들 중 마닐라 시내를 방문해 본 아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이시드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마닐라로 향하는 것이 매우 드물다고 한다. 리잘공원에 도착하여 아이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서로 손을 잡고 공원을 산책하며 못 다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그리도 많이 남았는지 서로 연락처를 손바닥에 주고받기도 하고 쪽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아쉬움에 셀카도 한 번씩 찍어본다. 마지막으로 한국식 점심을 먹기 전에 간단하게 산티아고 요새를 돌아보고 아이들 손에 들려진 것은 펜과 공책 하나씩.

“자 이제 여러분 서로 아이들과 편지를 써보도록 하겠어요. 공책에 산이시드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해도 좋고 그림을 그려도 좋아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쓱싹쓱싹 연필소리가 들려온다. 그림을 예쁘게 그려주고 얼마나 할 말이 많은지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은 공책 한바닥을 금세 비워낸다. 산이시드로 아이들 또한 타갈로그어로 된 편지를 적어 우리 아이들에게 건넨다. 뜻은 모르지만 서로 느낌은 통했는지 멋쩍은 웃음을 보낸다.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산이시드로로 향하는 3시간. 어젯밤 레크리에이션 덕분에 잠을 얼마 못 잤는지 다들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서로 손을 꼭 잡은 채.

잠에 빠져든 모습과 서로 맞잡은 손이 얼마나 예쁜지…….
아이들이 서로 헤어지면 꽤나 울겠구나 싶었다.


3시간 후 해가 저물어가는 산이시드로에 도착해서 버스에 내리자마자 가족들이 마중을 나와 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벌써부터 눈시울이 시뻘게진다. 단지 1박 2일간 만났을 뿐인데 아이들은 닭똥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더니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우리 여행학교 아이들이 준비해 간 선물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포옹하더니 서로 놔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아이들은 다시 산이시드로로 돌아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까. 좋은 기억뿐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불안했다면 좀 더 단단해지게, 혹시나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할 일이 하나 더 남아있다. 산이시드로에서 더 들어가면 있는 어퍼핀토르. 쓰레기 매립지 위에 사는 마을에 가서 구호물품을 지급하고 산이시드로 아이들 중 이곳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집에 가서 가정방문을 하는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어퍼핀토르에 사는 아이들은 훨씬 열악했다. 간신히 햇빛을 가릴만한 천막에서 에어컨도 없이 생활하고 TV는 딱 한 가구. 쓰레기 냄새가 올라오는 그런 마을이다. 물도 오염이 되어있기 때문에 월. 수. 금 굿네이버스에서 물탱크가 정해진 시간에만 올라오는 그런 곳이다. 나는 우리 조에 소속되어 있었던 시스카미아의 집으로 갔었는데 이곳 또한 천막을 두개 붙여놓은 그런 곳이었다. 그래도 시스카미아는 정말 긍정적으로 바르게 잘 자라고 있었다. 바로 어머니의 영향도 없지 않아 있는데, 어머니가 바로 굿네이버스에서 활동하시는 분으로 이곳 어퍼핀토르를 담당한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시스카미아는 어머니를 그렇게 자랑스러워한다고. 그저 예쁘게만 바르게만 자라다오. 시스카미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곳을 떠나 다시 공항으로 달려가야 한다.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시스카미아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산이시드로를 떠나는데 마음이 아프다. 마음 깊이 그들이 더욱 사랑으로 단단해질 수 있기를. 짧다면 짧고 기다면 길수 있는 이 시간이 기억에 깊숙이 남아있기를.

산이시드로에 있는 굿네이버스 데이케어센터에 구호물품을 보내드리고, 다시 차에 올라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조앤 가이드님이 아이들이 쓴 편지를 하나하나 펴보면서 해석을 해주셨다.

‘맛있는 먹을거리와 처음 자보는 호텔 너무 좋았어요. 잊지 못할꺼에요 감사합니다.
“정말 최고의 순간이었어요. 저를 잘 보살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잊지 못할거에요”
아이들은 저마다 편지를 가슴에 꼭 품고 필리핀으로 떠난다. 3박 5일간의 추억과 함께.
“얘들아 3박 5일간 어땠어?” 라고 물으니 이내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선생님! 여행을 하면서 정말 친해졌는데 아쉬워요.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들을 돕고 싶어요.

우리 지구별 여행학교 아이들 중에는 정말 말 한마디도 안하던 아이들이, 숫기가 없어서 머뭇거리던 그런 아이들이. 이번 여행을 통해서 입을 열고 마음을 열고남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 돌아왔다.

스테프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2일 뒤 나는 다시 해외에 나와 있다. 갑자기 로밍 전화로 전화가 울렸다. 띠리리리
“여보세요?”

“선생님 저 OO에요! 보고 싶어요!”

짜식.
너 처음 봤을 때는 말도 잘 안하더니 이제 막 덤빈다잉?

덤벼도 괜찮아.
너는 내 스승이니까. 네가 여행을 통해서 나에게 알려줬거든 사랑을 나누는 게 뭔지, 그리고 마음을 여는 것이 뭔지 알려줬으니까.

고맙다. 얘들아.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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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새만금 방조제를 찾았습니다. 해넘이도 보지 못하고 해돋이도 따로 가질 않고 있었는데 제가 갑자기 제안한 군산여행. 사실 예전에 혼자서 비응항 까지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새만금이 개통되지 않아서 가보질 못했었네요.

이번 기회에 지는 해를 보고 싶어서 새만금을 찾앗는데 마침 좋은 광경을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날이 상당히 추워서 파도가 아주 거셌는데 그마저도 운치가 있더군요!



새만금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군산의 날씨가 엄청 좋지 않았거든요. 눈발이 날리는 그런 날씨고 내내 뿌옇게 변해서 새만금까지 가도 해가 넘어가는 광경은 도저히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새만금에 도착하려고 하니 날이 확 개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 정말 파랗게 변하더라구요. 군산이 최근에 또 유명세를 탄게 <1박 2일>에서 가창오리 군무를 찍게 되면서 사람들이 금강 하구둑으로 많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중에 무리를 이탈한(?) 오리를 볼 수 있었고요


 

달리고 달려 비응항을 살짝 비켜지나가면 이렇게 새만금에 도착합니다. 부안으로 가는 방향에서 오른쪽은 서해바다고 왼쪽은 이제 간척사업이 진행될 곳입니다. 파도부터가 크게 차이나더군요. 오른쪽은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는데 왼쪽은 아주 잠잠합니다.


날이 흐렸다가 개었다가 반복하는데, 그 풍경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어쩌면 저런 풍경이 나올까 싶을 정도였어요. 새만금에 올라간 사람들은 하나같이 차를 멈춰서고 바람에 맞서가며 풍경을 구경합니다



새해에 이런 선물을 얻을 수 있다니 전 정말 행운아인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방문객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저희 가족은 새만금에서 이 풍경을 보고 군산을 벗어나기 위해 다시 시내방향으로 차를 틀었습니다. 


신기한 건, 다시 군산으로 가려고 하니 날씨가 급격히 나빠지더니 눈발이 날리네요. 정말 우연일지 아님 우리를 위해서 내려준 선물일지. 2012년 우리 가족에게 오게 될 福 TEASER 예고편이라 생각해야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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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군산시 소룡동 | 새만금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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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2/01/05 10:49
아~ 군산은 매력이 철철 넘치는 도시인 듯~
이성당의 야채빵이 완전 그리워~!
wrote at 2012/01/12 17:56
이성당 야채빵은 나오자마자 바로 매진이 되는 놀라운 사태가 ....여기 빵이 다 맛있어요~ 커피는 안드셔보셨죠? 다음에 또 가요 ㅎ
wrote at 2012/01/11 00:06
새만금 바다 멋있네요^^ 예전 군산공항 갔을 때 비행기에서 바라본 새만금은 정말 어마어마하던데요.
새만금은 날씨가 좋고 군산은 날씨가 안 좋았다니 신기한데요?^^
wrote at 2012/01/12 17:57
그렇죠? 새만금이 개통되기 전이랑 후랑 두번 다녀왔는데, 이번 새만금은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더 재밌었던것 같아요. 정말 신기한 광경이었네요 ^^; 먹거리 볼거리 많은 도시 군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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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7시, 정신없이 눈을 떴다. 간밤에 너무 따듯하게 자서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는데, 오디오를 들고 범상치 않은 옷차림으로 들어서는 선생님.

"자~아~ 이제 요가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아차, 오늘 아침에 1시간 동안 요가 수업이 있었구나. 완벽하게 잊고 있었다.
각자 매트리스를 앞에 포진시키고 양말을 벗고 신나게 몸을 비틀기 시작한다. 난생 처음 해보는 요가가 재밌다. 머리가 뻥 뚫리는 듯한, 그리고 시원한 아침을 맞이하는데 제격이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다양한 동작도 해보고, 뭉친근육을 펴보며 하루를 맞이한다. 

오늘 아침은 연원장마을에서 직접 준비한 유기농 반찬과 국들이다. 반찬 가짓수도 실로 다양하다. 자극적인 조미료가 없이 조리되어 속도 편안한 아침상이다. 요가를 하고 식사를 하니 소화가 더 잘되는 기분. 이게 무릉도원이구나 싶다. 


창 밖에는 조금씩 싸래기눈이 내리고 있는데, 연원장 마을의 아침풍경은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웠다. 차량 한대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조용한 전원마을인데다가 마을 앞에는 마이산이 귀를 쫑긋하고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한 신귀종 선생님은 마을역사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역사를 듣기 좋아하는 나는, 어젯밤부터 선생님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담아 들었는데 그덕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을의 풍수지리적 특성과 산을 건너와 화를 면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을 숲.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조성한 토속신앙과 관련된 이야기 등이다.


마을 초입에는 이렇게 탑이 둘러져 있다. 이것도 토속신앙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탑의 모양과 돌의 색을 다르게 함으로써 다양한 의미로 구분 되어진다.

 
마을정자에는 해바라기씨들이 있었다. 하나 집어들고 입에 오물오물댄다. "올해는 이상하게도 해바라기 씨 수확이 별로네요, 제대로 여물질 못했어요"라고 말하는 마을 분. 그래도 꽤 맛있는 해바라기 씨다. 매번 초콜릿 뭍혀있는 것만 먹을 줄 알았지 그냥 해바라기씨를 먹어본 적은 오랜만인 것 같다. 

하나 둘 세개 계속 오물거리니 마치 햄스터가 된 기분이 들 때쯤 얼릉 손에서 해바라기 씨를 내려놓는다.




진안 연원장 꽃잔디마을은 마을 자체 박물관도 있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서 만든 마을 박물관 안에는 옛날 우리네 추억이 담겨있는 결혼사진과 옛날 전화, 옛날 농기구등 다양한 물건들이 들어차있다. 추억이 마음속에 꽉 들어차는 기분이다. 평수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는 곳인데 말이다. 이렇게 잘 관리 되어있는 것도 대단하고 또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이런것을 만들어 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마을 숲을 향해서 떠나는 여행, 화를 막는다는 마을숲으로 가며 이것저것 토속신앙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김동철 선생님. 여기에 있는 이 탑은 마을과 마을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기도 하고 탑의 북쪽 구역에 화를 면하게 해주는 토속신앙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마을 숲은 이렇게 군데군데 하얀 소쿠리들이 설치되어있었는데, 이것은 여름에 곤충을 채집하기 위한 용도라고 한다. 진안과 정읍 자체가 다양한 곤충 식생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서 많은 곤충들을 연구하기에 좋다고 하는데 저렇게 그물을 걸어놓으면 곤충들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난, 공정여행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산-학-연이 클러스터를 이뤄 선순환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치는 전북대학교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마을 한 어귀에서 이렇게 단체사진을 찍었다. 지금 봐도 천진난만한 표정이 확 드러나는 풍덩 식구들! 그리고 역시 여행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여행 동반자 여러분들. 최연소 꼬맹이가 센터를 차지했구나!


이래서 난 호젓히 흐르는 마을 여행이 좋다. 사색하고 싶을 때 사색할 수 있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는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저벅저벅 걷는 동안에도 많은 소리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마을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어떤 패키지 여행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정이 담긴 여행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우리는 오늘 연원장 꽃잔디마을과 대성마을을 지나 버스를 타고 마지막 일정인 무주 적성산으로 떠난다. 적성산 또한 내장산 용굴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피해있던 곳으로 이곳에도 사고가 있다. 
하지만 날씨로 인하여 적성산 등반길은 막혀있었다. 우리는 그 초입까지만 가기로 했다. 


적성산으로 가는 내내 입이 즐겁다. 씹어먹는 홍삼차, 홍삼젤리, 귤 등 진안에서 제공하는 홍삼빛 향연이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끊임없는 즐거움이다. 


적성산으로 가는 도중에 비포장길을 따라 간 이곳은 공정여행 풍덩만 알고 있는 비밀루트. 물이 휘돌아가는 장관을 보여주는 곳으로 영화촬영도 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래에 트래킹 루트가 있었는데 봄에 오면 참 재밌을 듯 하다. 앗, 그러고 보니 MBC 다큐멘터리에 공정여행 풍덩에 대해서 나온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화전을 부쳐먹었던 곳이 아마 저기인 듯 싶다. 다음에 진안을 찾았을 때는 반드시 혼자 저곳을 걸어보리.


마지막 여행지인 무주 적성산 와인동굴 앞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무주 적성산 사고가 있는데 이곳까지는 통행이 금지가 되어 이르면 내년 봄에나 열릴 것이라고 한다. 적성산 사고는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될 때 치르는 의례를 재현해놓고 볼 수 있게 되어있으며 즐길거리가 많아 수학여행 코스로 꼭 들르는 곳이라고 한다. 이번에 가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이곳의 와인동굴은 머루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습도가 잘 유지되어 최적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은 사실 공정여행의 성격에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하여 간단하게 몇장의 사진으로만 포스팅을 대체한다. 


와인동굴은 10분정도면 충분히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구비되어 있고 테이스팅이 가능하지만, 별다른 매력은 사실 못느꼈다. 원래 공정여행 측에서도 예정되어있는 코스는 아니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잠깐 들른다는 목적으로 체험형태로만 진행했다.

무주 적성산 사고가 마지막 코스였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진안으로 돌아가 어죽을 먹기로 한다. 민물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죽은 정말 맛있었다. 전혀 비릿하지 않고 마치 감자탕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민물고기들을 푹 삶아 채에 걸러 만든다는 어죽. 이것 또한 내가 손수 준비해간 수저와 저분, 컵을 가지고 먹는다. 난 공정여행 여행가니까!



이쯔음해서 현암사 직원분들은 기차예약 때문에 택시를 타고 먼저 전주로 떠나셨다. 어죽을 먹고 나니 헤어짐의 시간이 가까워 진다는 것이 아쉽고 슬프다. 혼자 여행만을 해오다가 공정여행을 처음하게 되었고, 좋은 분들을 만나 머리가 꿈틀대는 즐거움을 느꼈는데, 벌써 헤어질 시간이 되다니. 특히 덕유산 국립공원 식구들은 찐한 얘기를 했던 터라 더 아쉬움이 강했다. 서로 포옹하고 다음 덕유산을 찾았을 때 뵙기로 했다. 

우리는 진안에서 따로 출발하는 팀은 먼저 헤어지고 전주로 향한다. 전주 시외 터미널에서 헤어지는 팀, 고속 터미널에서 헤어지는 팀, 전동성당에서 헤어지는 팀 하나 둘 여행을 마치고 서로 인사하는 상황에서 찡함을 느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공유해준 분들이 떠난다니. 

전동성당에 다다르자 대안학교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터미널로 갈지 전동성당에 갈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얘들아 나같음 전동성당 갔을꺼야 후회하지 말고 전주를 좀 더 여행하다 가는게 나을것 같다" 라는 한마디를 해줬더니 알겠다며 우르르 내렸다. 너희는 정말 타고난 여행가야!

마지막 고속터미널에 도착해서 광주로 가는 분들과 서울로 가는 분들을 모두 보내고 나니 나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버스표를 알아보니 집으로 가는 버스는 이미 매진이 되어있어 다시 시외버스 터미널로 걸어가며 붕어빵을 몇개 뜯어낸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박종석선생님 전화. 표는 잘 예매했느냐며, 인사를 못해서 아쉽다며 전화가 왔다. 
아니에요 선생님 덕분에, 공정여행을 하고 좋은 분들을 만나고 기말고사 시험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여행, 혼자서 하긴 쉽지 않은데 마을 주민들이 가이드가 되어 우리를 안내하고 숟가락, 젓가락 직접 구비해서 식사를 하는 마을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공정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전북여행을 많이 하지 못해서 고민이 많았다. 전북여행이라고야 군산, 전주밖에 해본 기억이 없다. 전주대학교에서 강연이 있을때도 진안을 들렀다가 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서울로 올라가며 후회아닌 후회를 몇번이고 했는지. 
그런데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진안에서, 공정여행을 해본다.

보잘것 없는 여행 블로거를 초대해주셔 감사합니다.
공정여행 풍덩 식구들. 





아참! 저 식당에 제 수저랑 젓가락, 그리고 보온병을 그대로 놓고 왔네요. 그렇기 때문에 다시 진안을 찾겠습니다.(하하) 
진안을 다시 찾는 복선을 마련하는 의도적 범행이었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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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2/01/12 18:14
해바라기씨네요! ㅎㅎ 여행 다닐 때 사람도 해바라기씨 먹고 새도 해바라기씨 몰래 훔쳐 먹는 거 보고 엄청 웃었던 거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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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험과 PPT발표가 모두 끝난 저녁.
간만에 침대에 드러누워 평소에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던 미드(미국드라마)와 웹서핑을 신나게 즐겼다. 그러면서 다음날 가게 될 진안에 대해서, 지리적 역사적 위치에 대해서 정리했다.

진안은 정말로 가고 싶은 곳이었다. 전주대학교에서 TEDx 강연할때도 서울에서 일이 있어 날 부르지 않았다면, 강연을 끝내고 바로 진안으로 가려고 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니 진안에 대한 갈망이 예전부터 꽤 컷었던 듯 싶다. 초등학교때 지리를 배우면서 우리나라에 고원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개마고원이요 하나는 진안고원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고 싶단 호기심이 생겼었고 숱한 내일로 여행에서 항상 잔안을 들르지 못해서 천추의 한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터. 

진안은 내게 아틀란티스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전화벨이 울렸다. 띠리링
" 안녕하세요~ 장준영 선생님! 진안의 공정여행 풍덩입니다~ 참석 확인차 연락 드렸어요~" 전화주신분은 바로 공정여행 풍덩의 김춘희 대표님. 난생 처음 들어보는 선생님이란 표현에 얼마나 화끈대던지. 나를 너무 높여주시는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가서 스스럼없이 대표님과 친해져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모여야 할 장소는 전주 전동성당.
서울에서 내려오는거기도 하고, 약속에 늦으면 초대해주시는 분들 보기 부끄러울 것 같아서 꽤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오면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풍덩에 대한 기업자료도 살펴보고, 진안에 대한 이야기도 연구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전주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 전주는 너무나도 익숙하다. 벌써 열번 정도는 전주에 온 것인가.

한번은 미지의 세계 전주였고,
몇번 오다보니 맛의 고장 전주였고, 전통의 고장 전주였으며
이제는 사색할 때, 즐거운 사람 만날 때 오는 곳이 항상 전주가 되었다.

너무나도 익숙하게 전동성당으로 가는 5-1번을 타고 전동성당에 예상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게 전동성당은 십자가 아래 예쁘고 노란 별을 품고 있다. 난 천천히 성당 주위를 돌면서 한옥마을 초입으로 들어섰다.

약간 피곤하기도 하고, 달달한게 먹고 싶어 파리바게뜨에 눌러앉아 지나가는 관광객을 보며 와플과 카페모카를 먹었다. 사실 커피를 일부러 택한 이유가 머리가 지끈지끈 두통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전날에 너무 시험 스트레스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머리가 찐득찐득 아프다.

그럼에도 이 좋은 여행 피곤한 티 내지 않으려고 눈음 감고 자기암시를 엄청 해본다. 그래도 두통이 깔끔하게 가시진 않는다.

경기전 근처에는 오늘따라 여고생들이 많다 했더니만 한옥마을 근처에는 여고가 위치하고 있었다. 아아, 오전인데 벌써 학교 끝날시간이구나. 그러고 보니 오늘은 토요일이다. 아차 내정신. 대학생이 되니 이렇게 무뎌진다. 

요즘은 부쩍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져서 까페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다가, 시계를 보니 딱 집합시간 10분전. 괜시리 군시절이 생각나면서 정시에 딱 도착하기 위해 주섬주섬 까페를 나선다.

이미 전동성당에는 멀리서도 눈에 띌만큼 군집을 이룬 사람들 분명 공정여행 풍덩 분들이 분명했다. 
원래는 딱 15명정도의 규모일 줄 알았더니만,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모이셨다. 전주시청 사회적기업 담당자분부터 시작해서 내장산, 변산반도, 덕유산 국립공원 관계자분들. 순례길문화연구소, 트래블러스맵, 하코, 성미산학교, 출판사 현암사 직원, 작가님, 창업 준비중인 학생까지 아주 다양하다. 일단. 시간은 11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근처 정식집에서 비빔밥 정식을 먹었다. 





비슷한 나이또래로 보이는 사람들끼리 금방 친해진다고, 트래블러스맵의 김학실 누님과 하코의 이은정 누님, 그리고 동네방네 트래블이라는 춘천 기반 창업을 준비중인 조한솔씨까지 금방 친해졌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실 정확한 나이는 조한솔씨가 나랑 동갑이라는 것 말고는 누나들은 나이 이야기를 전혀 안해주셨다. 그냥 비슷한 나이 또래로만 짐작했었는데 나중에 이분들의 자기소개에서 반전이 일어날 줄이야.

아무튼, 그렇게 이곳에 오게 된 계기도 공유하고 옆자리 성미산 학생들이 참 유쾌해서 하하호호 웃느라 여행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즐겁다.

오늘 일정은 경기전 안에 있는 전주사고를 들렀다가 인근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정읍 내장산 용굴을 거쳐 진안소재의 한 마을에서 숙박하는 것이다. 이 루트는 조선왕조실록이 이동했던 발자취를 밟아보는 것으로, 팸투어에 참가해주신 이향인 작가님의 작품 <채채의 그림자정원>에 나오는 배경을 따른 것이다. 



밥을 먹고 경기전으로 향하니 계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문화해설사님이 계셨다. 스피커를 활용하여 문화해설을 해주시는데 어찌나 해박하신지 역사를 눈에서 동영상이 재생되듯 술술 설명해주신다. 말을 참 재밌게 해주셔서 이보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이 있을까 싶다. 경기전에서는 전주사고에 어떻게 조선왕조실록이 위치하게 되었는지, 이것이 어떻게 용굴로 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한옥마을로 들어서면서 초기의 한옥마을의 평판과 지금의 한옥마을. 그리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정자에 얽힌 이야기, 담이 높이 않아 현대생활과는 다르게 이웃과 소통이 가능했던 옛 이야기들을 재밌게 전해주신다. 





한옥마을에서 들른 곳은 계영배가 있는 계영원, 이씨 황손이 살고 있는 승광재를 들른다. 승광재에서는 황족이 살아 온 발자취와 현재를 듣고 술박물관인 계영원에서는 술잔을 끝까지 채우지 않는 선비의 얼이 담긴 구멍난 계영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술잔을 채우는 것과 살짝 비우는 것에 대한 미학, 올 연말 넘실대는 술잔에 대한 통찰력이다. 




확실히 이런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는 여행과 이렇게 문화해설사님과 하는 여행은 다르긴 다르다는 것. 머리가 꽉 찬 느낌이 든다. 혼자 여행하면서 이런 가이드를 받을 순 없는걸까 생각해본다. 역사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전주 한옥마을을 떠나 향한곳은 정읍의 내장산. 전주사고에 보관되어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내장산 용굴까지 옮겨졌던 길을 그대로 답사한다. 공정여행 풍덩의 김동철 선생님께서 즐겁게 설명해주신다. 역시 역사를 전공하셔서 그런지 너무 해박하시고 말에 조리가 있으셔서 듣는내내 즐거웠다. 청중을 사로잡는 언변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그만큼 많이 노력했다는 증거일터


드디어 내장산에 도착했다. 다들 차에서 내리면서 한마디씩 한다 
"와 역시 산이라 그런지 엄청 춥구만!"

제대로 춥긴 했다. 골짜기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굉장히 찼다. 하지만 굴하지 않을테다. 용굴까지 등산화가 아닌 이 뉴발란스 신발로도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어!


내장산 용굴을 가기전에 탐방안내소에 들러 내장산의 아름다운 4계절 모습과 곤충이 많은 내장산의 특징 등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공정여행에 동행한 내장산 관계자분들이 앞장서서 용굴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내장산은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큰일이다. 벌써부터 엄청 미끄러운데... 



옛 생각이 났다. 눈이 소복히 쌓인 내장산을 보니 일본여행할 때 닛코 유모토온센에서 봤던 비슷한 풍경. 사람은 얼마 없고 조용하며 사색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분위기 정말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다. 사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극심한 두통을 앓았었다. 커피와 단것을 좀 먹으면 괜찮아질까 했었는데 머리는 더 아파오기만 했다. 차안에서 눈을 붙인다고 해도 오히려 두통이 잠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내장산에 오니 그런것들이 씻은듯이 사라졌다. 

맑은 공기 때문일까? 콧속에 스쳐가는 산바람이 두통을 한순간에 멎게해줬다. 


산 초입에 위치한 자그마한 식당에는 맛있는 도토리묵과 동동주를 팔고 있다. 이 식당의 주인은 다름아닌 유도 왕기춘 선수의 할아버지되신다. 손자만큼이나 정정하시고 유쾌하신 할아버지. 날이 추운데에 불구하고 이곳을 꿋꿋히 지켜내고 계신다. 이제 내장산은 이곳을 마지막으로 산장이나 식당 매점이 없다. 구비해야할 것이 있다면 이곳에서 미리 구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예상은 했었지만 눈이 너무 많이 온 관계로 넘어지고 산에서 쇼를 하는건 나뿐인 듯 싶다. 민망하게도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초콜릿을 먹다가 넘어지거나 아유 내참, 어쩌다 이렇게 준비 하나도 없이 공정여행을 오다니 참 "개념없이"도 왔다. 
이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니 그러려니 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펼쳐진 멋진 산은 마음속에 들어와 꽉 차는 느낌. 학기를 마치고 정말 오랜만에 와보는 산이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여행을 자유롭게 못 다녔는지 아쉬운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시험이 딱 끝나자마자 이렇게라도 내장산을 찾게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한 40분쯤 걸려서 올라가니 용굴암에 닿을 수 있었다. 사실 용굴은 일반 등산객은 출입할 수 없고 내장산 측에 허가를 받은 뒤에야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겨울에는 이쪽으로 향하는 루트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해서 접근할 수가 없었는데 우리는 내장산 관계자분들이 동행하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용굴로 향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놨더니만 후배 한놈이 리플을 달기를 "형 마치 피난가는 사람들 같아요"란다. 

뭐, 그렇게 봐준다면야 이 사진을 올린 의도가 성공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전주사고부터 용굴에 이르기까지 왕조실록을 바리바리 싸들고 온것 자체가 피난이 아닌가? 우린 정말 그때의 그 상황을 제대로 재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단을 쭉 오르면 용굴에 닿을 수 있다. 마침 용굴에 닿자마자 꺼져버린 카메라 밧데리. 하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과정을 기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에고. 



용굴에 올라서는 용굴로 향하는 루트가 이곳 뿐이 아니라 다른 루트도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향안 작가님의 책인 <채채의 그림자 정원>에서 나오는 배경인 용굴에 관해서, 극의 의도에 대해서, 작화의 분위기에 관하여 저자와의 간담회가 이뤄졌다. 공정여행의 이번 테마가 저자와 함께하는 Book Traveling 이기 때문에 유명한 저자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한다는게 서로 소통하고 호흡한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좋은 기획과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다만,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면 더 즐거웠을테지만. 저자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책을 읽어도 상관 없을 듯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책 한권을 쓰게 되면 다양한 시각에서 극을 풀어나가고 역사적인 내용을 싣게 되면 그만한 역사적 고증에 대한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용굴에서 저자와의 시간을 보낸 우리는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하산하면서 또 몇번을 넘어지길 반복. 급기야 제대로 넘어져서 엉덩이가 욱신욱신 아프다. 다시 산 초입에 있는 식당에 들어섰는데, 미리 준비된 약재동동주와 도토리묵을 왕기춘의 할아버지가 손수 준비해두고 기다리신다. 도토리묵을 한점먹어보니 탱글탱글하니 너무나 맛있고 동동주도 특색있고 맛있어서 금새 비워낸다. 군불에 손을 쬐면서 산행을 마무리하니 실컷 넘어졌던 엉덩이도 서서히 회복되는 듯 하다. 아이고야 내 엉덩이! 

산을 내려와 제대로 된 식사를 하러 내장산 근처 식당으로 들어섰다. 맛있는 김치찌게와 된장찌게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세상에나 얼마나 반찬 가짓수가 많은지 전라도 음식의 위엄을 제대로 느낀 순간이었다. 아삭한 깍두기 하며 맛있는 전과 김치찌게를 곁들여먹으니 묵은 체증과 고생이 한꺼번에 씻겨나가는 듯 했고, 시험기간에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한상차림이었다. 



이 식당에서도 공정여행이기 때문에 미리 수저가 셋팅되어있더라도 나는 집에서 준비해간 수저와 물컵을 썼다. 이러한 자그마한 실천이 중요한 것을 여행에서 많이 느낀다. 실천이 캠페인이 되는 법이고 나아가 문화가 되는 법이다 .

우리의 숙소는 진안 원연장마을에 있는 숙소였다. 들어서니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싶을 정도로 따스했다. 밖에는 조금씩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다행이 내일 날씨는 어느정도 풀린다고 하니 맑은날에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숙소에서 진행되었던 게임이 아닌가 싶다. 일명 <마쌤>이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 게임. 본래 하시는 일이 레크리에이션이었을 줄이야. 나름 레크리에이션 2급 자격증이 있는 나도 도저히 엄두낼 수 없는 다양한 게임으로 우리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셨다. 장장 2시간동안 마쌤의 노력이 없었다면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을거다. 

이날 했던 게임은 공정여행 풍덩에서 마련한 다이어리를 상품으로 두고 하는 빙고게임. 서로 악수하고 상대방이 자필로 이름을 적은다음 빙고에 맞춰서 선물을 증정한다. 워낙 다양한 나이대가 공존하는 이번 여행. 이 게임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실까 걱정했었는데 역시나 여행을 워낙 좋아하시는 분들이기에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다들 최고 열성적으로 게임에 임해주셨다. 아 신난다!

빙고의 칸을 다 채우면 호명되는 사람마다 자기소개를 한다. 특히 나와 같이 있었던 누님들의 나이가 꽤 있다는 것에 충격. 엄청 동안이었다는 거에 충격을 받았다. 이번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고 이야기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게임이 끝나고 뒷풀이가 있을 시간, 진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자 찾아주신 혁신교육 선생님. 그리고 오늘 참여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신나는 뒷풀이가 진행되었다. 여행업계 종사자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공정여행 풍덩이 만들어진 계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날의 주요 토론주제는 바로 산에 케이블카가 필요한가에 대한 것이었다. 워낙 국립공원 관계자 분들도 많았고 여행사나 국가정책에 대한 것들을 다루시는 분들이 계셔서 심층적인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포스팅하고 싶지만 그날 공정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내용이기 때문에 비밀로 해두겠다. 헤헤. 확실한 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공유되었다는 사실. 어디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잊지 못할 여행이다.


정말로. 정말정말 아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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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시간이었다. 기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탓에 기술과 환경에 관한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있던 도중, 그날의 수업 주제는 녹색기술에 관한 이야기었다. 화석연료의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환경을 살리는 구체적인 방법, 즉. 녹색기술이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저탄소 정책, 녹색마을, 녹색교통, 녹색관광도 이러한 배경에서 트랜드 흐름에 따라 빅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녹색관광이라 하면 보통 도보여행과 같은 1차적인 여행도 있지만, 나를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고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공정여행이라는 개념도 있다는걸 녹색관광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는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문화체육부에서 주최하는 관광정책 간담회에 한국관광공사 트래블리더의 소속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관광정책 토론을 하다가 맞은편에 운명처럼 만난 분이 계셨으니 바로 사회적 기업 공정여행 풍덩의 박종석 선생님이다.

관광정책에 대해서 이것저것을 이야기하고 나서면서 공정여행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박종석 선생님께 자그마한 명함을 드리며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기말고사가 시작할 즈음에 반가운 연락이 왔다.

"준영씨 잘 지내죠? 박종석입니다~"
"헉! 박종석 선생님 잘 지내고 계셨어요????"
"아 그래요 잘 지내고 있었죠? 저번에 공정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었잖아요?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진안에서 하는 공정여행에 초대하고 싶어서 연락드린거에요~"
"네!!!???? 저야 너무 감사하죠!!!"

예상치 않게 받은 팸투어 초대 연락. 기말고사가 끝나는 시점이긴 하지만 이후 후속과제가 있던터라 일정을 다시 살펴보고 전화를 드린다고 했다. 항상 일정을 보지 않고 무턱대고 일정을 수락했다가 전날 취소하고 갑자기 거절하는 절차 자체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떠나는 날에 같이 과제를 준비하는 학우들과 주말에 과제를 처리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 절대 놓치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여행도 아니고 무려 공정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내 생각을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런 기회 두번 얻기 힘들거라고 생각한 나머지 나는 학우들에게 사정사정 부탁했다.

" 얘들아 진짜 미안한데, 나 아무래도 여행 가야겠어. 보내줘!" 그래도 착한 우리 학우들 과제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을거라며 흔쾌히 날 여행할 수 있게 허락해줬다. 

그리곤 바로 연락했다. 띠리리링.
"박종석 선생님. 저 가기로 했습니다. 지금 바로 신청서 넣었어요"

그렇게 설레임을 가득 담은 공정여행이 시작되었다.
그곳엔 어떤 풍경이 자리잡고 있을까?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나는 그곳에서 어떤 사색을 할 수 있을까?

기대된다. 설렌다. 즐겁다.

아차, 일단 기말고사부터 잘 봐야겠다. 맘편히 여행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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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할아버지께서는 8시에 온다고 하셨다. 우리가 일어난 시각은 7시. 

"앗 우리 정리 안하고 있으면 혼나!"하며 모두 깨우고 아침에 맛난 고깃국과 갓담은 김치, 그리고 밥을 먹으면서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부터 할머니들이 돌아가면서 잘 잤냐고 물어봐주셨다. 

"당연하죠! 할머니!! 너무너무 잘 잤어요!"

그리고 할머니 집에 이부자리를 돌려드리러 가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에서 할머니 혼자 들기도 힘든 이부자리를 들고 마을회관에 오셨다는 생각을 하니 죄송했다. 

"이렇게 먼곳까지 오셨어요?", "뭐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린데 뭐얼..." 가슴이 아리다. 

8시에 오신 회장 할아버지는 학생들 열심히 살라며 격려의 말과 함께 시내로 나가셨다. 우리는 할아버지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마을회관을 나섰다. 이 좋은 기억이 있는 학산리를 차를 타고 스케치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가 묵었던 마을회관




"아 정말 좋은 곳이었는데 말이에요.. 생각 많이 날거 같아요" 라며 다들 아쉬워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만수무강 하세요!!!


노안면을 나서기전 마지막으로 열차가 들어오지 않는 노안역에 들르기로 한다. 갈대가 넘실대는 노안에서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찍고 인적이 없는 노안역을 잠시 들렀다가 나주로 향한다. 얼굴도 마음도 '동안'인 노안면 사람들이 마구마구 그립다. 


일전에 와본 기억이 있는 곳 나주시내. 오랜만에 마주한 나주는 여전히 전통이 깊게 베어있고 아름다운 여행지다. 나주 목문화관에 들러 나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후 우리는 나주의 전체를 돌아보기전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 2호로 지정되어있는 나주 금성관에 들렀다.




이곳은 1373년 고려 공민왕때 금성군의 정청(政廳)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창건하였으며 정면 5칸, 측면 4칸의 익공집식 팔작지붕 형태로 규모가 꽤 크다. 안에는 슬리퍼가 구비되어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마침 아쟁을 들고간 터라 아쟁연주를 해본다. 천장에 소리가 울려퍼지고 부딪혀 되돌아오는데 소리가 아주 청명하다. 마치 콘서트장에서 아쟁연주를 하는 것 같아 신기했다.




금성관 주위에는 문화유적인 나주 목사내아, 나주향교도 위치해있다. 나주향교는 전라남도 교동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향교로 조선시대 당시 전주부중에 두번째로 규모가 큰 고을이었기 때문에 향교규모도 컸다. 배치는 전묘후학(前墓後學)으로, 이는 일반적인 향교의 전학후묘와 달리 앞에 제향을 두는 대성전을 두고 강학을 하는 명륜당을 뒤에 두는 방법을 사용하였고, 현존하는 향교의 의미는 한국의 전통적 공립학교로써의 의미가 큰 곳이다. 이곳은 시민들의 전통혼례식장으로도 이용된다고 한다.






우리는 인근에서 간단히 커피를 한잔씩 하고 나주향교로 걸어갔는데, 향교 앞에 많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었다. 향교 안이 북적북적해서 무슨 일인가 빼꼼이 쳐다보는데, 향교에서 마침 전통혼례가 진행되고 있었다.

혼례의 마지막이라 처음부터 보진 못했지만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향교는 숙박도 가능하게 되어있는데 모든 하객들이 전날 이곳에서 숙박한 후 혼례에 참가한 것 같다. 전통혼례 장소가 시내 안에 있는 나주시민들이 부럽다.

일전에 향교방문 때 나만의 비밀장소가 있었다. 연못과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었는데, 그곳 평상에서 잠시 앉아 여행의 노곤함을 풀며 서로의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간단히 나눴다. 다들 어제 그 정이 그리운 모양이다. 할머니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그리고 전라도 인심이 너무 좋아서 쉽게 떠날 수 없다고..

하긴, 나만해도 정말 떠나기 싫은 이 곳. 떠나면 너무 그리울거다.

향교를 보고나니 벌써 점심시간.
나주 곰탕 거리에서 맛이 끝내주는 곰탕집을 찾았다. 



나주는 배도 유명하지만 곰탕도 매우 유명한 곳으로 나주목사내아 인근에 나주곰탕집이 길게 뻗어있다. 이곳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곳은 탯자리집. 나주곰탕이다. 맑은 국물에 계란 고명이 살짝 얹어있는 곰탕은 매우 짜지도 많이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국물간에, 밥을 따로 시켜 말아 먹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곰탕안에 밥이 투척되어있다. 밥이 꼬들꼬들하게 잘 되어있어서 그런지 후루룩후루룩 잘 넘어간다. 같이 나오는 깍두기와 묵은지가 정말 일품인데 깍두기는 너무 짜지않고 아삭아삭 씹는맛이 좋고, 묵은지는 최소 10년된 묵은지인데 묵은지와 곰탕의 궁합도 환상이다. 고기 고명은 적지도 않고 오히려 많다 생각할 정도.

곰탕을 먹고 나서 나주목을 다스리기 위해 파견된 목사가 기거하던 곳인 나주목사내아에 들러 주변을 산책한다. 잘 가꾸어진 목사내아는 한창 청소중이었는데 아주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나중에 또 한번 나주에 들른다면 꼭 목사내아에서 묵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조금씩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우리는 영산강을 쭉 따라가 승촌보를 지나 호가정을 찾았다. 호가정은 조선 중기 문신 유사가 지은 정자로, 호가정이라는 이름은 중국 송나라의 소강절이 말한 '호가지의'에 담긴 뜻을 취한 것이다. 영산강을 굽어볼 수 있는 이 정자에서 마지막으로 바람과 갈대 스치는 소리를 박자 삼아 마지막 아쟁연주가 시작되었다. 색다르게 외국곡 Fly me to the moon과 다양한 민요들이 줄줄 흘러나온다. 우리는 콧소리로 흥얼흥얼 따라부르며 1박 2일간의 여행을 추억한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아마 사람이 아닐까 한다.
어르신들의 넘치는 정과 그것을 통한 배움, 그리고 우리 청춘들과 여행하면서 나 또한 많이 배우고 있다.
그들의 열정 뿐만 아니라 속 깊은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배우려는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지 모르겠다.

광주와 나주를 떠나며, 아름다운 그곳 영원히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그리고 이곳을 찾는 많은 청춘들이 우리처럼 사람과의 정과 소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청춘은 고이지 않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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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농암고택을 떠나 도착한 곳은 바로 안동의 부용대로 낙동강을 끼고 도는 하회마을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부용대는 낙동강 부용경에 속하는데, 부용경에는 부용대, 하회마을, 병산서원이 포함된다.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여행지라 그런지 주말인 내내 사람들이 많다. 살짝 부용대에서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공기를 마시고 내려와 옥연정사를 지나 하회마을로 들어간다. 하회마을은  풍산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마을이며, 와가(瓦家:기와집) 초가(草家)가 오랜 역사 속에서도 잘 보존 된 곳이다. 특히 조선시대 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 이름을 하회(河回)라 한 것은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데서 유래되었다. 하회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태극형·연화부수형·행주형에 일컬어지며, 이미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였다. 마을의 동쪽에 태백산에서 뻗어 나온 해발 271m의 화산(花山)이 있고, 이 화산의 줄기가 낮은 구릉지를 형성하면서 마을의 서쪽 끝까지 뻗어있으며, 수령이 6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에 해당한다.



원래 하회마을로 들어가려면 부용대에서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는 법도 있지만, 우리는 가지고 있는 짐이 생각보다 많아  차로 이동했다. 그런데 정말 관광지란 금방금방 변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2007년에 들렀던 안동 하회마을의 초입은 정말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하회마을 장터가 들어서있고 버스도 원래같았음 입구까지 들어왔었는데, 이젠 장터에서 하회마을길을 쭉 따라 들어가던가 아님 500원을 내고 셔틀버스같은걸 탑승해야한다. 왜 이렇게 변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두번째 방문한 여행객으로썬 약간 상업적으로 변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걸어 들어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엔 괜찮았다.


하회마을 초입에서 달짝지근한 미숫가루를 한컵사먹으며 하회마을을 돌아본다. 아름다운 하회마을은 입구와 다르게 잘 정비된 모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을의 풍경은 한결같다.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이라 그런지 감을 따는 할아버지도 있고, 단풍은 굉장히 새빨게 물들던것이 조금씩 조금씩 머리위로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그래도 대단한게 이런 마을 자체를 잘 가꾸는 것 자체가 대단해 보인다. 관광수입들이 마을 정비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이곳에는 영국인과 일본인관광객이 유독 많이 보이는데,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어메니티를 창출하려는 마을의 노력이 돋보였다. 그중 하나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상설로 이루어지는데, 판에서 벌어지는 탈놀이가 우리가락에 맞춰 흥겹고 재밌다. 사람들도 정말 많이 모여들어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더 재밌다. 말보다는 행동이 주가 되는 놀이마당이기에 사람들이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하회마을을 지나 병산서원까지는 도보로 가는 길이 있고 차로 가는 길이 있는데 약 6Km 정도 소요된다. 병산서원은 서애 유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으로, 안동에서 서남쪽으로 낙동강 상류가 굽이치는 곳에 화산(花山)을 등지고 자리하고 있다. 병산서원은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을 담당해 많은 학자를 배출한 곳으로,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도 남아 있었던 47개의 서원 중 하나이며, 한국 건축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유적이다. 일전에 서원중에 유명한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도동서원은 낙동강이 루를 복원하는데 약간 높게 지어 낙동강이 잘 보이지 않았다면, 이곳은 루와 낙동강이 아주 잘 어울린다. 병산서원을 다녀간 사람들은 강으로 달려가 갈대밭에서 사진을 찍거나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궈보기도 한다. 




두번째 온 안동은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터미널도 이전해있고, 관광지도 약간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변하지 않았음 좋겠다. 그들의 정신과 전통을 지키기 위한 그 혼은 변질되지 않았으면 한다. 전국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많이 찾는 곳인만큼 그자리 그대로를 보전해주길 바랄뿐이다. 

다음에 안동에 또 들르게 된다면 아, 역시 안동이다! 라는 말이 절로나오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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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 여행프로젝트 청춘은 흐른다.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여행을 한다는게 벌써 더 많은 청춘과 함께 하게 되고 각기 다른 색을 가진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번 여행에서 멋진 연주를 해준 리현이를 시작으로 이번엔 감성적인 영상을 담당하게 될 유미까지 비로소, 새로운 여행을 찾아 떠나는 청춘들이 교집합을 이루기 시작했다. 

혼자하는 여행을 줄곧 해오던 나는 함께하는 여행을 하면서 생각지 못한 다양한 기회를 마주하게 되었다. 안동을 여행할 때는 리현이가 자신의 특기인 아쟁을 연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고 그날 밤 자신이 즐기는 것을 고수하기 까지 맞이했던 어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장구를 했었는데, 장구는 남자들이 많이 하는 악기인지라 여자인 제가 그런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다행이도, 그걸 일찍 깨닫게 되어 아쟁을 하기로 했는데 장구도 좋았지만 아쟁을 키면서 그 슬픈 곡조와 제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가락이 정말 맘에 들었죠. 그래서 즐기게 되었고 지금까지 해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우니까 한거죠 그렇지 못하면 계속 할 수 없었을꺼에요"


라고 말하는 리현이를 보며 우리는 대단하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에는 샛별이의 친구로 영상편집을 하는 유미를 소개받았다. 유미는 밝고 당찬아이었다. 처음 만난 우리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행자' 스타일이었다. 

'이야 이 아이 진국이야!' 우리는 생각했고 유미가 우리 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는것은 그리 오래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미의 포트폴리오 영상은 감성이 듬뿍담겨 있었다. 유미가 만들어 낼 영상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침 일찍 나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은 용산 발 KTX를 탑승했고, 난 천안아산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리현이가 살짝 지각을 하는 바람에 다음 열차편으로 오게 되어 남게 된 자리덕에 천안아산에서 편히 탑승할 수 있었는데 그냥 빈손으로 열차타기엔 모두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침 일찍이라 배도 고플 것 같아서 호두과자를 들고 탔는데 마침 팀원들이 준비한 아메리카노 커피! 햐.. 호두과자와 아메리카노는 정말 환상인데 잘됐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광주역. 오랜만에 다시 찾는 곳이다. 올해 여름 내일로 여행을 이곳부터 시작했었는데,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과 밟는 광주땅은 또 다른 설렘을 가져온다. 오자마자 우리를 싣고 달려줄 애마를 렌탈하고 바람이라도 쐴 겸 광주 U-Square 터미널에서 집으로 오는 표를 미리 예매해두고 곧 도착할 리현이를 데리러 다시 광주역으로 돌아왔다.


"아아~ 진짜~ 미안해요~" 리현이가 너무 미안하다며 어깨에 아쟁을 들고 나타났다. 덩달아 우리가 더 미안해지는걸?



아쟁을 싣고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일단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광주 송정역 앞에 들어선 송정 떡갈비가 오늘의 메뉴. 음식점에 들어서자 맛집답게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처음 나오는 고깃국이 심심한 입맛을 달래준다. 누가 봐도 에피타이저 수준이 아니라 거의 메인 요리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푸짐하게 나오는데, 이걸 후루룩 먹다간 하얀 쌀밥과 떡갈비를 먹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뼈다귀를 쪽쪽 빨다 멈춰서 떡갈비가 나오길 기다린다. 잠시 후 싱싱해보이는 채소들과 떡갈비가 나왔다. 떡갈비 한점을 흰 쌀밥에 올려 상추로 싸먹는데, 아 진짜 이 맛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채소가 너무 싱싱해보여서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다. 채소중에는 당귀도 함께 나오는데 식사를 마지막에 다 한 후 당귀로 마무리하면 입속에 맴돌던 고기의 잡맛을 없앨 수 있다는게 특징. 식사를 다 하고 나면 간단히 아이스크림도 제공되기 때문에 좋다. 종업원들도 인기 맛집 치고는 친절해서 참 보기 좋았다. 


맛있게 떡갈비를 먹고 나서 우리는 영산강을 따라 나주로 향한다. 차를 몰고 가니 비로소 가을과 겨울 언저리에 있구나 느낀다. 차디찬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갈대를 보니 아주 감성적인 강의 풍경이다. 영산강의 주변에는 평야가 드넓게 펼쳐져있어 시야가 탁 트인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게 자전거도로가 새로 개설되어있다. 자전거 도로 양쪽으로 사람 키만한 갈대들이 자라있어 더욱 운치있다. 

강을 쭉 거슬러 올라가니 이윽고 승촌보가 나타난다. 승촌보는 딱 보자마자 쌀알이 떠오르는 모양을 하고 있다. 진짜 안내판을 보니 쌀알모양이란다. 근처에는 승촌보 및 4대강 홍보관이 있는데 홍보관에서 승촌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해주고 있다. 승촌보 홍보관 전망대에 오르면 승촌보가 멋지게 펼쳐져 있고, 오른편으로 보면 나주평야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자전거길도 잘 만들어져 자전거를 타는 여행자가 많았다. 






이곳이 얼마 안있으면 멋진 관광지로서 변모한다니 지금은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기대가 되는것은 사실이다. 


승촌보를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거처는 정해지지 않았다. 승촌보에 꽤 오래 머물다 보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오빠 우리 어디서 자요?" 라며 리현이가 운을 뗐다. 

"아.. 정말 문제네... 우리 그냥 이 근처 마을에서 재워달라고 해볼까? 시골 인심도 느낄겸 말야" 라고 규환형이 답했는데 그게 우리의 가슴에 콕 박혔다. 

"와!! 우리 한번 해봐요!!" 모두 동의했다. 


무작정 지도를 검색해보니 이 근방 마을은 '노안면 학산리'라는 곳이었다. 차를 타고 노을지는 갈대숲을 달리다 보니 노안면 팻말이 보였다. 이윽고 마음속에 뭍어둔 우리네 시골풍경이 떠올랐다. 어렸을 때 할머니댁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듯 눈 앞에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풍경이 펼쳐졌다. 이제는 운행하지 않는 기차역인 노안역으로 향할 때 펼쳐지는 갈대숲은 정말 장관중의 장관이다. 우리는 차를 세워 노을지는 갈대밭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너~ 무 좋아요! 감탄사밖에 안나온다 정말!!"

노안면 학산리는 정말 나주여행에서 잊지 못할 곳이었다. 

우리는 마을회관을 찾아갔다. 지나가는 할머니께 이 근방의 마을회관을 물어물어 도착한 곳은 학산4구 마을회관. 마을회관을 들어가니 할머님들이 많이 앉아계셨다.

"할머니 저희 여행하는 대학생들인데요.. 딱히 갈데가 없는데 마을회관에서 좀 묵을 수 없을까요?"

두근대는 순간이다. 과연 허락해주실까?


할머님들을 아쉽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에고~ 미안헌데 이곳이 거시기 난방이 안되서 말여~" 

딱 보니 할머님들이 이불을 허리춤까지 올려서 계신다는거다. 우리는 "이야기 하시는데 방해드려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할머님들이 

학산 5구 마을회관도 있다며 그곳으로 가보라고 했다. 꽤 시설도 좋고 괜찮다며. 


다시 할머님들과 할아버지들에게 길을 물어물어 학산5구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우리는 똑똑똑 인기척을 하며 기다리는데 할머니 한분이 얼굴을 빼곰 내미시더니 "무슨일이여?" 하신다. 

우리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이러저러해서 이곳에서 묵고 싶다고. 

할머니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셨다 "일단 들어와봐~!"


할머니가 잡아채듯 끌려 들어간 방에는 할머님들 열분정도가 앉아계셨다. 

"자 여기서 말혀~" 

우리는 자초지종을 할머님들께 설명을 드렸다. 할머니들은 우리의 자초지종을 들으며 여기는 어떻게 왔는지 왜 왔는지 우리에게 물어보셨다. 

"같이 마음이 맞아서 여행다니는 대학생들인데요, 시골의 인심을 느끼면서 여행하고 싶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비장의 카드 리현이의 아쟁연주를 보탰다. 어르신들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리현이는 밀양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을 맛깔나게 켰다. 

"할머니~ 이 곡 아시면 같이 노래도 불러주세요" 하면서 말이다 .


기특하다며 귀여운 손주보듯 우리를 잠시 바라보시더니 할머니 한분이 우리가 결정할 권한은 없다며 마을 회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에고 시방, 어떤 대학생들이 와서 재워달라는데 인상을 보니 나쁜짓을 할 애들은 아니고 와서 아쟁도 키고 그러는구만, 근데 우리 권한으로 얘들을 재울 수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연락항께 한번 와서 애들 얼굴을 좀 보소" 


조금이따가 회장님이 들어오셨다. 한참 우리의 얼굴을 쭉 보시더니 말을 이어나가셨다. 

자네들이 의심되는건 아니지만 최근 이 마을에 도둑이 들어서 집기를 가져간적이 있다며 섣불리 재울수가 없으니 자네들이 손주같아서 재워준다만, 신분증을 맡겨놓으라는 이야기를 하신다. 우리는 당연히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외지인이기도하고 어떤 방법으로 검증하기엔 이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각자 어느대학교에 어느전공을 하고 있으며 어떤 이유로 여행을 오게 되었고 뭘 배워가겠다 하는 약간의 면접을 거쳐야 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몇가지 인생에 있어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 할아버지의 조카와 손주의 이야기를 하면서 직업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 어른을 공경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장장 30분동안 하시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오래 들을 기회가 우리에게 얼마나 있을까. 모두 좋은 이야기이기에 새겨들었다. 


할아버지는 하루에 심신을 단련하기위해 운동을 나가시는데, 저 멀리 승촌보까지 2시간 정도 걸어 가신다고 했다. 어르신들에게 승촌보는 아주 좋은 이미지였다. 잘 가꿔지고 탁 트여있어서 운동하기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저탄소 마을로 지정된 곳이었는데, 인근 현수막마다 폐기물이 오는 걸 반대한다고 적혀있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폐기물을 에너지로 변환시켜 마을 자체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에코 빌리지로 조성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1차적으로 폐기물이 마을에 모이게 되어 주민들이 반대하게 된 것이고 에코 빌리지 조성은 자연스럽게 추진되지 못했던 녹색성장 사업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녹색성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4대강 산업은 순기능 부터 가져오게 되니 마을 사람들이 좋아했던것 같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자 마을 어르신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시고 우리는 방 정리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이 이곳에 온 우리가 걱정되는지 원래는 이부자리도 없던 마을회관 이었는데 어르신들이 집에서 이부자리를 하나둘씩 보내주셨다. 이것도 너무 감사했었는데, 더욱 감사했던건 저녁식사가 준비되어있으니 솥에서 꺼내먹으라 하시며 배추고깃국을 준비해주셨다. 게다가 김장한지 얼마 안됬다며 갓 담은 김치와 머릿고기도 주셨다.... 이게 끝이 아니다. 잘 익은 감까지 후식으로 준비해주셨다. (와우!) 너무 너무 감사한 일이다 .동네 어르신들은 집에 돌아가셔도 손자 손녀같은 우리가 엄청 걱정되셨나보다. 한시간에 한번씩 마을회관에 들러 방은 따듯한지, 밥은 잘 먹었는지 계속 확인해주셨다. 늘상 같은 분도 아닌 어르신들이 돌아가면서 그 추운 날씨에도 마을회관을 쉽게 떠나지 못하셨다. 


그날 저녁은 노안면에 공장을 둔 남도탁주와 어르신들이 주신 머릿고기로 배를 채웠다. 전날 떡갈비를 많이 먹어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준비해주신 고깃국은 다음날 먹기로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진짜 너무 감동했어요" 우리들은 넘치게 받은 정에 어찌할바를 몰랐다. 아무것도 없이 안면도 없는 외지인들에게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시고 아낌없이 정을 나눠주신 어르신들이 너무 감사하다. 중간에 시간이 비어 승촌보 야경을 보러 가면서도 어르신들을 만났다. 우리가 만난 어르신들 전부가 학산 5리의 주민 전부라 그런지 마스크를 낀 어르신에게 인사해도 어제 만났던 그 어르신이다. 우리를 보면 손주 생각이 나시는지 "우리 손주도 서울서 공부하는디.."하며 추억에 잠기시곤 한다. 





학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승촌보인데, 승촌보의 야경을 잠시 보러갔다. 쌀알모양은 천연색을 띈 조명에 의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날이 개어서 그런지 별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한 우리는 이 마을에 정말 잘 왔다고 느꼈다. 요즘 어르신들은 청춘과 소통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우리 청춘은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더 성장했다.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주위에 있는 어른들께 예를 다하며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인간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은 추웠지만, 마음은 따듯했다. 

우리 청춘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과 소통하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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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지각이야!"
일요일 아침에 광역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단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오산에서 잠실까지 미친듯이 뛰어갔다. 출발시간을 겨우 맞춰 도착하니 같이 여행 갈 친구는 이미 도착해있고 나만 헥헥대고 있노라니 쪽팔림이 가슴팍부터 무럭무럭 솟아오른다. 




갑자기 왠 여행이냐 하면 이번 모니터링 투어건으로 영주 부석사와 소백산 자락길을 친구와 당일치기로 영주를 갈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좋은 기회를 함께 한 것이다. 오늘 같이 동행한 가이드님은 웃는 모습이 보기 좋고 긍정적인 인상의 가이드님이었다. 왠지 가이드님을 보니 오늘 일정은 꽤나 즐거울 것 같다. 

사실 전날에 잠을 별로 못잤다. 당일 일정이 7시 부터 진행되는데, 혹 지각할까 노심초사하며 편히 잠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실에서 영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아예 기절을 해버리고 말았다. 귀에 어렴풋이 가이드님의 영주 설명이 울려퍼졌는데, 친구가 받아적고 일단 여행엔 컨디션이 우선이니 잠을 청하기로 했다. 

일어나니 다른 분들이 주무시고 나만 말똥말똥한 상태, 친구 왈 오늘 일정의 전반적인 내용과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어떤 곳을 지나치면 안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사실 영주 부석사는 이번 여름 내일로 여행에서 이미 방문했던 곳이다. 하지만, 여행사로 가는 여행을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었다. 여태까지는 혼자서 여행하거나 프로젝트 형식으로 여행했던 '모노트레블러'로써 살아갔었으니까.


차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9시 끝무렵 영주 부석사에 도착했다. 혼자 이곳에 오게 되면 영주역에서 내려서 버스정류장까지 택시를 이용하거나 버스를 한번 더 타고 이동해야 하고 또 거기서 풍기를 거쳐 영주로 오는 좌석버스를 타는데 또 이 차비가 예상외로 비싸다. 그래서 부석사 한번 오는건 맘을 좀 먹고 와야하는구나 싶은데, 이렇게 부석사 입구까지 딱 데려다 주니 확실히 편하긴 편했다. 






영주 부석사는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근본도량(根本道場)이다. 676년(신라 문무왕 16) 의상(義湘)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하고, 화엄의 대교(大敎)를 펴던 곳으로,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 서서라는 글로 중학교때 쯤 접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부석사에 가면 꼭 배흘림 기둥에 서서 사진을 찍어야지 싶었다. 은행이 거의 져가는 무렵이라 부석사까지의 은행나무길은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었지만, 부석사에서 보는 소백산 자락은 여전히 멋지다. 특히 오른쪽 배흘림 기둥에 서서 보는게 아름답다고 옆에서 가이드님이 일러주신다. 




뜬돌이라는 뜻인 부석은 무량수전 왼편에 위치해있고, 석탑 뒤로 올라가는 길 쭉 따라가면 조사당이 있는데, 지팡이를 집고 다니던 의상대사가 조사당 앞에 지팡이를 꽂았더니 꽃이 되었다는 선비화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곳이니 조심하자.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내려올 때 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정말 많이 붐볐다. 만약 사찰을 조용히 여행하고 싶다면 주중에 오는것이 정답일 듯 하다. 



다소 쌀쌀한 날씨다 보니 부석사 입구길엔 오뎅이 한철이다. 그것도 풍기 인삼을 넣은 오뎅인데 오뎅국물도 정말 맛있지만, 막걸리도 정말 맛있으니 꼭 먹어보길 바란다. 영주 사과도 유명해서 부석사 근처는 모두 과수원인데 이곳에서 바로 나오는 사과를 한번 시식해보고 사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영주를 지나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풍기 인삼시장으로 우리는 여기서 중식을 했다. 친구가 찾아온 역전 앞 집에서 맛있는 인삼갈비탕을 먹었다. 잘 먹고 있는데 다들 청국장을 많이 시키는 걸 볼 수 있었다. 어랏, 알고보니 청국장이 '더' 유명한 집이었던 것이다. 우리 테이블 반대편에는 가이드님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어! 청국장 드시러 오셨나봐요?" ...

"아...아닙니다.... 가이드님 저흰 지금 갈비탕을 먹고 있는거거든요..." ...

다음에는 꼭 이곳에서 청국장도 먹어봐야겠다. 

풍기 인삼시장은 장날이 아닌데도 굉장히 북적댄다. 지금은 상설시장로 바뀌었다고 쳐도 대성황인데 가이드님은 지금이 김장철이라서 그렇다고 이야기 해주신다. 우리는 배 부르게 실컷 먹고서도 꼭 풍기에서 먹어야 하는게 있었다. 

바로 생강도넛츠, 풍기에서 유명한 정도너츠 집을 찾기 위해 초등학교를 지나 백방으로 뛰었다. 생각보다 도너츠 집은 멀리 있었다. 9000원으로 생강도넛츠를 비롯한 다양한 도너츠를 사가지고 버스를 향해 냅다 뛰었다. 또 지각생이 되면 안돼니깐!




버스에 올라타니 다들 이걸 어디서 샀냐며 난리다. 우리가 여기를 오기 전에 사전 조사 다 하고 온 결과이지요 흣흣!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소백산 죽령옛길이다. 죽령옛길은 <삼국사기>에 ‘신라 아달라왕 5년(서기 158년) 3월에 비로소 죽령길이 열리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 ’아달라왕 5년에 죽죽이 죽령길을 개척하다 지쳐서 순사했고 고개마루에는 죽죽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 있다‘고 전해지는 오랜 역사의 옛길로 이번코스는 오르는 코스가 아니라 내리막 코스다. 역시 센스있는 여행사!







죽령주막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1시간 30분정도 걸어 소백산역(희방사역)으로 도착하는 코스인데 가는 족족 길이 너무 예쁘다!! 게다가 힘들지도 않고 나무 이곳저곳에서 피톤치드가 빵빵!

군데군데 사과나무도 보이고, 귀를 기울이면 조그맣게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린다. 거의 소백산역으로 다가갈 때 쯤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특히 날이 저물때 쯤 아련한 색감이 아직도 머리속에 맴돌정도 오늘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한다. 마치 어렸을 때로 시간여행을 한듯 시골에 온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다. 길 목마다 나무와 식물에 대한 팻말도 동화처럼 재밌는 죽령옛길. 그리고 소백산 역 앞에 있는 전원마을의 정취가 맘에 들었다. 



오늘 여행코스를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여행사에서 뜻하지 않던 전통시장상품권도 받고 좋은 여행도 하고 고시공부하느라 지친 친구에게나 학교 생활 참 바쁜 내게 일상 리프레쉬를 할 수 있는 좋은 여행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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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11/26 08:29
우와.....

나도 보면 매번 이래저래 괜시리 바쁘지도 않으면서 바쁜거 같고 그러다 보니 여행을 못 다니는 듯 (+__)a

매번 와서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
wrote at 2011/11/26 10:24
일단 떠나는 용기가 필요한거 같은데..... ^^!!
wrote at 2011/11/26 10:25
풍기쪽에서 거의 알짜배기만 다녀오신것 같네요!!^^
풍기에는 서부냉면집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바로 근처가 학교이면서도 아직 먹어보질 못했네요. 정도너츠도 마찬가지이고요.
복학하면 왠지 폭풍같이 먹으러 돌아다닐듯 합니다.ㅋㅋㅋ

부석사는 몇 번 가본지라 죽령옛길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끌리네요. 담에 기회가 있다면 소백산역 들르면서 가봐도 좋을 것 같아요.
영주 여행 이야기 재미있게 잘 보았어요.^^
wrote at 2011/11/26 10:27
코스를 잘 정해주신것 같아 ^^ 원래 죽령옛길은 생각지도 못한 어메니티인데, 직접 걸어보니까 참 걸어볼만 하더라구. 소백산역 근처의 운치가 기가막히니 꼭 한번 들렀으면 ^^; 그리고 열차를 좋아하는 장환이라면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 아무래도 간이역이다 보니 역장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엔 좋을것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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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겨울이 왔다. 

겨울. 겨울바다를 보고 싶어서 겨울바다를 찾는 이도 있고 온천 따순물에 몸을 불리고 싶어 온천을 찾는 여행자도 있다. 

여기엔 등도 지질겸 마음속에 전통을 지피는 고택스테이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전통이 숨쉬는 고장인 안동, 안동은 집성촌이 많고 먹거리 볼거리가 정말 풍부한 곳이다. 그만큼 안동이라는 도시 자체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한 영향으로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편. 한국의 정서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외국인들이 꽤나 많이 보이는 편. 

농암고택은 어부가로 유명한 농암 이현보선생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집성촌으로 1370년 이현보의 고조부 이헌이 지은곳이다. 그야말로 6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고택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농암종택에는 분강서원, 애월당등 한옥이 모여 분강촌을 이루는데 이곳의 백미는 별당 중 긍구당이라는 별당이다. 농암이 직접 중수하고 신잠이 편액을 써서 하늘로 향한 팔작지붕이 마치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다.




보통 고택이었으면 이렇게 끌리지 않았건만, 

농암고택에는 고택 주위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으며 도보여행의 욕구도 충족할 수 있는 곳이다. 고택에서 조금만 나서면 퇴계오솔길을 걸을 수 있는데, 이 오솔길은 '퇴계녀던길(옛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도산서원부터 시작하여 이육사 문학관, 퇴계종택, 농암종택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산세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청량산을 끼고 걷는 코스라 그런지 걷는것이 지루하지 않고 아침이 되면 산 사이로 흐르는 운무와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보면, 길 자체가 정말이지 절경인 곳이다. 가송리의 소나무는 뭐 말할 것도 없다. 


 

아침에 안동을 도착해 안동 구시장에 들러 쫀득쫀득하고 맛있는 안동찜닭을 먹고 농암고택으로 향한다. 농암고택 근처에는 음식점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미리 먹고 들어가면 충분하다. 구시장에서 고택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린다. 약 1시간정도 소요되며 안동 시내에서 도산서원으로 가는길 쭉 따라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농암고택의 근처에는 도산서원이 있어 자차로 20분정도 소요된다.

하도 저녁에 도착해서인지 농암 고택에 흐르는 물소리와 정적만이 흐르고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반짝반짝 빛나는 몇개의 조명뿐이다. 우리가 도착하자 주인 아저씨들이 나와 맞이해준다. 정말 선한 인상의 두분이 나오셔서 우리를 극진히 맞아주시고 숙소까지 데려다 주신다. 화장실은 숙소 밖에 있는데, 현대식으로 잘 정비되어있어 전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따듯한물이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므로 약간의 인내심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선택한 방은 2인실로 침구부터 시작하여 읽을 책들, 게다가 등이 델정도로 방이 지글지글 끓어서 너무 좋다. 한옥을 기반으로 하는 숙소라 문은 프라스틱이 아닌 창호지 문이다 보니 약간의 바람이 들어오긴 하지만 이불을 잘 덮고 자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오래된 고택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중간중간 넓은 마루들이 있어 생각을 정리하러 여행다니는 내겐 정말 좋은 곳이었다. 방마다 자그마한 다기 도구들도 준비되어 있다.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할 수 있는 도구로, 워낙 산골짜기에 있는 곳이다보니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면서 차를 마시는 것도 정말 좋다.. 아니, 정말 행복할 것이다. 


우리는 숙소에서 시내에서 공수해온 배추전과 안동소주를 한잔하며 하루를 보냈다. 



농암고택은 숙박비에 7천원만 더 추가하면 안채에서 종부님이 손수 준비한 조식을 할 수 있는데 아침 8시에 식사가 시작된다. 조금 빨리 일어나려고 7시쯤에 일어났는데 사람들 다 자는데 소리 지를뻔 했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가 묵었던 곳은 분강서원

너무 아름다운 산세와 너무 아름다운 운무들이 강을 따라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고택의 풍경은 더없이 멋졌다.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고택이다 보니 규모로도 압도적이고 나보다 일찍 일어난 사람들은 이미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다. 산수화가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마음이 깨끗해졌다. 





아침을 먹으러 안채에 들어가자 가지런히 놓인 신발 갯수만 어림잡아 40개는 되보였다. 사람들은 유기농 야채로 만든 식단에 짭조름한 안동고등어를 가지고 정말 맛있게들 식사한다. 우리도 한입 베어물어먹어보곤,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까 감탄한다. 그리고 주인어르신 분들도 식사를 하는 사람들 옆에 있으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고 하신다. 





종택에는 종택 홀릭 여행자도 있었다. 며칠째 머물면서 머리를 식다는게 그만, 종택에 중독되어 우스갯소리로 가족하면 안되겠냔다. 

주인 아저씨께서는 젊은 학생들이 우리뿐인지라 궁금한게 많으셨나보다. 어느 학교인지 무슨 전공인지. 나와 같이 간 사람들은 전공이 모두 제각각이었는데, 같이 간 규환형이 신문방송학 석사다라고 하니 아저씨의 아드님도 무한도전의 PD중 하나라며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우리 중에 가장 스폿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바로 리현이었다. 리현이는 한양대학교에서 아쟁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이날 고택에 오는김에 아쟁 UCC를 찍어보는게 어떨까 싶어 아쟁을 가져왔었다. 





"그럼 저희 정자에서 아쟁 한번 연주해도 괜찮을까요?"


아저씨는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우리는 밥을 먹고 아쟁을 가지고 정자로 올라가 조금씩 아쟁을 켰다. 지나던 관광객들과 손님들이 지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이내 족히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정자로 몰려들었고 리현이는 아쟁을 켰다. 아리랑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곡을 연주하자 사람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해금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떤 부분이 다른가하는 질문에 유창하게 답변하는 리현이. 나보다 어린 학생인데, 참 부럽단 생각을 했다. 자신의 길에 대해 전문성을 추구해가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기엔 정말 아름답고 진짜 청춘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쟁을 연주하고 나서 다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다도를 했다. 조용히 서로 모여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차도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멋진 산세와 시원한 강줄기와 고택과 함께 숨쉴 수 있는 곳. 겨울의 찬 바람이라며 등을 지지며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바로, 안동 농암종택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겨울에는 등도 지지고 마음속에 전통을 지펴보는 고택스테이를 해보자. 

몇백년째 대를 이어 내려오는 그들의 얼과 가치관, 그리고 한해를 마무리 하기 전에 생각을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임을 추천한다. 


 

숙박 및 체험 문의는 이곳에서 하면 된다 http://www.nongam.com/
지도는 다음지도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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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혼자 여행하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따지자면 벌써 6년이 지나간다. 여행을 하면서 항상 발목을 잡는 것은 '먹거리'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숙박도 중요하고 교통편도 메인에서 빠지면 안되겠지만, 아무래도 잘 먹어야 든든하게 여행할 수 있으니 먹거리는 여행에 있어서 빠지면 안되는 존재! 그래서, 오늘은 대동맛지도. 아니, 대동'서민'맛지도를 준비해봤다. 


2005년부터 엄선하고 엄선. 최근 2011년 11월 중순까지 여행했던 곳을 모두 모아 간략하게 꼭 먹어야 할 음식, 그리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 여행지에서 기왕 먹어야 한다면 추천하는 음식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서 백퍼센트 만족시킬 순 없지만, 나름 돈이 없어 비루한 여행자가 투자한 돈에 비해 음식이 맛있고 만족할 만한 곳을 추천한 곳인만큼 잘 숙지해둬서 나쁠건 없지 싶다.


선정은 이렇게 진행한다. 모노트래블러 본인의 만족도 20%, 일반 블로거들의 반응도 10%, 가격대비 만족도 30%, 친절도 30%, 먹거리의 신선도 10% 이렇게 나름 기준을 세우고 시작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동서민맛지도는 지역별 최고의 맛집이라는 선입견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테마를 정해봤다. 산에 들렀다면 먹어야 할 음식, 바다에 갔다면 지나치지 말아야 할 음식 등으로 이야기를 따로 정해보았다. 게다가 이도 모자라 인근 산책할 코스까지 함께 소개한다. 부디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서울특별시의 먹거리 


"지글지글 눈이 즐겁고 북적이는 사람이 즐거운 진짜 서울의 판을 음식으로 부쳐낸다"
- 종로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유난히 등산복을 입은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많은 광장시장, 대부분은 1호선과 국철을 끼고 있는 소요산, 북한산, 도봉산을 등산하고 하산하면서 들르는 분들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리가 있겠는가? 물론 광장시장의 먹거리는 육회, 꼬마김밥, 모듬회, 전 등 아주 다양하지만, 노곤한 산행을 쏴악 잊고 싶다면 순희네 빈대떡과 함께 서울막걸리를 시켜먹는것을 추천한다. 가격은 4천원 한번 시키면 두장의 빈대떡이 나오는데 바삭바삭한것이 일품이다. 오후 시간 중 비교적 사람이 적은 시간은 3~5시 사이, 8~10시 사이가 그나마 적다. 테이블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싸가는 사람도 있지만 왠만하면 가게 안에서 북적북적 거리는 것을 즐기면서 맛보는게 훨씬 좋다. 빈대떡은 녹두빈대떡으로 바삭거리는 질감 뿐만 아니라 숙주나물의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같이 등장하는 간장과 양파를 같이 곁들여먹으면 느끼함을 상쇄시킬 수 있다. 

순희네 빈대떡을 먹고 광장시장 인근 청계천부터 시작하여  광화문까지 걷는 약간의 산책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서울에 오는 외지사람이라면 특히 어르신이라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렴하게 한잔하고 싶다면 광장시장으로 오라!



경기도의 먹거리 



"버릴것 없는 닭, 깔끔하게 한잔하고 싶다면! 똥집까지 나온다!"
- 수원 남문 진미통닭


 

수원하면 떠올리는 먹거리는, 갈비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갈비 만큼 맛있으면서 저렴한 먹거리를 소개한다. 고등학교를 수원에서 다니고 있던지라 이쪽 지리는 꽤나 빠삭한 편인데, 항상 고등학교 친구들이 술을 먹자고 가는 곳이 바로 진미통닭이다. 수원 남문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끼고 돌면 통닭거리가 나오는데 그중 원조는 남문 진미통닭이다. 우리가 평소 먹던 B사의 통닭이나 튀김옷이 한껏 입혀진 통닭을 생각한다면 오산! 옛날 통닭의 느낌이다.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갓 튀겨져서 보들보들한 육질이 제법이다. 저녁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정신이 없지만 후라이드 치킨 한마리와 맥주, 그리고 서비스로 제공되는 닭똥집을 맛보면 아 정말 잘 왔구나~ 한다. 치킨의 가격은 1만 3천원 정도, 맥주도 결코 비싸지 않다. 대부분 양념보다는 후라이드를 먹고 4인정도라면 2마리 시키면 적당하다. 만약 진미통닭을 방문한다면 4~6시대에 들러 통닭을 먹고 통닭골목 뒤로 수원성을 한바퀴 돌 수 있는 화성행궁루트가 있다. 천천히 걸으며 산책도 하고 멋진 수원시내의 야경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뿌듯하다. 방문한 사람이 왠만하면 극찬하는 맛집. 




"부대앞 찌게라면 내가 甲"
- 송탄 김네집 부대찌게




 부대찌게는 예전 부대에서 나오는 햄이나 소시지를 가지고 김치국을 끓인데에서 기인하는데, 의정부 부대찌게와 송탄부대찌게가 양대산맥을 이룬다. 하지만 두개 다 먹어본 사람이면 정말 서울에서 찾아올정도로 "끝내준다!"를 연발한다. 칼칼한 육수에 치즈가 서서히 녹아가고 밥과 함께 먹으면 2명이서 2인분은 뚝닥, 어르신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길 김네집은 김치맛이 아주 끝내준다고 한다. 배가 덜차 조금 아쉽다면 김네집 부대찌게 사이드 메뉴라 할 수 있는 폭찹과 베이컨을 먹어도 맛있다. 폭찹은 돼지고기를 버터로 두르고 마늘과 함게 구워먹는것인데 깔끔한 향과 비리지 않는 맛이 너무 기가막히다. 베이컨도 함께 시켜서 폭찹을 싸~악 말아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부대찌게는 1인분 8천원정도에 먹을 수 있다.

송탄 김네집을 나서면 이 근방에서는 꽤 유명한 송탄 신장쇼핑몰이 나온다. 마치 이태원같은 분위기가 새롭다. 쇼핑몰 맨 끝에는 이 지역의 또다른 명물인 미스리햄버거와 소금이 살살 뿌려진 풍족한 부대튀김을 먹을 수 있다. 햄버거는 4~6천원대, 튀김은 5천원어치만 시켜도 4명이 배불러 죽는다. 신장쇼핑몰은 부대 바로 앞이다 보니 외국인이 많아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있으니 산책하며 즐기면 아주 색다를 듯 하다. 


"비벼라 그러면 감동할 것이니"
- 여주 흥원막국수 / 수육



여주하면 쌀, 가끔은 한우가 맛있다고들 하는데 여주에서 막국수를 먹어보았는가? 아직도 잊지 못할 그 맛! 천서리 막국수촌에서 막국수를 먹어보면 춘천의 막국수를 넘어서는 새로운 맛을 체험할 수 있을것이다. 여주 홍원막국수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맛집. 맛집 답게 역시나 사람이 많은데, 막국수는 주문한 만큼 그 자리에서 뽑고 수육은 야들야들하니 맛있다. 새콤 달콤한 막국수와 함께 나오는 육수는 한약재를 고아 넣어 칼칼하면서도 은근 중독성이 있다. 이곳의 별미는 막국수 뿐만이 아니라 수육에 있다. 하... 지금 생각해도 입맛 다셔지는데, 수육의 퀄리티가 상상 이상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긴 하지만 살짝 간이 벤 수육의 야들야들함은 직접 먹어봐야 안다. 수육과 막국수를 같이먹으면 더욱 맛있다. 막국수의 가격은 6천원, 수육은 1만 4천원이다. 

인근 여행지는 남한강에 들어선 이포보와 천서리에서 조금만 양평방향으로 올라가면 석재가게 뒤로 파사산성이 쭉 뻗어있다. 파사산성에서 내려다 보는 여주의 360도 파노라마가 정말 멋지다. 파사산성까지 올라가는데는 오르막이 조금 있을 뿐, 비교적 트레킹하듯 쉽게 올라갈 수 있어 30분정도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강원도의 먹거리 



"바다를 먹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느낌!"
- 속초 봉포머구리집


 

바다를 먹어보았는가? 먹지 않았는가는 속초 봉포머구리집을 들러봐야 비로소 아~ 바다를 먹는다는게 이런뜻이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설악산 등반하거나 속초 여행을 하는 여행객들이 꼭 들러야하는 코스로 1만 2천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을정도로 온갖 싱싱한 해물들이 모두 올라온다. 이 맛집까지는 의미를 부여하면 더욱 감칠맛 난다. 한계령부터 시작해 설악산을 1박 2일 등반하고 설악산 비선대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맛본 후 여행을 마무리할 때 즈음 속초시청 옆 봉포 머구리집을 들러 물회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면 그보다 멋진 여행은 없을 것(봉포머구리회집은 조만간 동명항부근으로확장 이전한다고 한다) 물회의 퀄리티는 물회 좀 먹어봤다 하는 어른들도 깜짝 놀랄정도. 멍게, 세꼬시부터 시작해 젊은 내가(?)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해물들이 한껏 올라온다. 양도 엄청 많아 마치 바다를 통째로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전라북도의 먹거리 



"고기고명이 벅차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는"
- 군산 복성루



 

우리나라에는 4대 짬뽕중 하나인 군산 복성루.  11시부터 3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먹기 쉽지 않지만 그만큼 맛있는 곳이 바로 복성루다. 군산 이성당 야채빵을 먹고 점심에는 일찍 복성루로 향하여 돼지고기 고명이 듬뿍 담겨있는 군산 복성루 짬뽕을 먹어보자. 그릇에 가득담겨오는 짬뽕과 국물을 먹으면 속이 아주 든든하다. 몇몇 사람들은 아주머니들이 서빙할때 손가락이 국물에 들어간다고 아우성이기도 하다. 국물을 그릇 끝까지 채우기 때문에 서빙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한다면, 분명 맛집이지만 위생적으로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맛집을 가는것이 좋다. 필자는 그 부분까지도 아날로그적 감성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맛있게 먹는다. 김치를 손으로 찢어먹는 그런 아날로그 세대(?)기 때문이다. 짬뽕 한그릇에 5천원. 가격은 꽤 쎄지만 그만큼 만족할만한 맛집이며 사람이 항시 붐비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얼굴 맞대고 먹을 각오는 해야한다. 

복성루를 나와 해망동 해망공원 일대를 걸으며 일제시대의 잔재를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내친김에 버스를 타고 새만금으로 향하면 멋진 광경도 덤으로 볼 수 있을것으로 생각된다. 



전라남도의 먹거리



"워메 떡갈비가 노릇노릇허오"
- 광주 송정리 떡갈비 



 

광주에서 하차하는 승객들의 대부분은 광주역이나 광주송정역 근처에서 하차하게 된다. 광주송정역에서 내리면 광주와 나주로 향하는 중간 길목에 송정리 떡갈비촌이 있다. 이곳에 있는 떡갈비는 모두 맛있다. 내일로를 이용하는 승객의 경우 한시적으로 광주송정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끊게 되면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일반 떡갈비(한우 떡갈비도 있다)의 가격은 1만 1천원정도로 떡갈비를 한입 베어물면 고소한 맛이 좋다. 그리고 돼지 뼈다귀와 맑은 국물이 함께 나오는데 정말 풍부하게 나온다. 이집 김치도 맛있고, 특히 같이 곁들여나오는 야채들이 매우 싱싱하다. 보통 쌈집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하고 싱싱한 야채들, 고기의 느끼함을 싹 사라지게 해줄 당귀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을 볼 수 있다. 



"나주에 '묵은지' 벌써 30년넘은 원조 나주곰탕"
- 나주 탯자리 나주곰탕

 

나주는 배도 유명하지만 곰탕도 매우 유명한 곳으로 나주목사내아 인근에 나주곰탕집이 길게 뻗어있다. 이곳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곳은 탯자리집. 나주곰탕이다. 맑은 국물에 계란 고명이 살짝 얹어있는 곰탕은 매우 짜지도 많이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국물간에, 밥을 따로 시켜 말아 먹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곰탕안에 밥이 투척되어있다. 밥이 꼬들꼬들하게 잘 되어있어서 그런지 후루룩후루룩 잘 넘어간다. 같이 나오는 깍두기와 묵은지가 정말 일품인데 깍두기는 너무 짜지않고 아삭아삭 씹는맛이 좋고, 묵은지는 최소 10년된 묵은지인데 묵은지와 곰탕의 궁합도 환상이다. 고기 고명은 적지도 않고 오히려 많다 생각할 정도로 충분하다. 나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맛집! 곰탕집을 나서면 나주목사내아와 나주향교가 근처에 있는데 정취가 아름답다. 나주목사내아는 숙박도 가능한 곳으로 잘 가꾸어져있으니 꼭 들러보는 것이 좋다. 




경상북도의 먹거리


"곱창, 막창 한잔 술에 털어넣는 인생논객들의 모임"
- 대구 안지랑 곱창골목


 

대구에는 정말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대구 맛지도를 그리면 정말 대단한 지도가 나올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외지사람인 내 시각으로 볼 때 대구가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을 이야기해보자면, 단연 안지랑 곱창이 아닐까 한다. 대구하면 막창이 아니던가, 대구에서 2년간 군복무를 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따로국밥도 아니오, 시장 족발도 아니오, 바로 안지랑 곱창이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생각보다 길다. 곱창골목 어느집을 들어가도 맛있는 막창을 맛볼 수 있다. 막창 뿐만이 아니라 양념곱창도 푸짐하게, 그리고 쫄깃하게 초벌구이해서 나오기 때문에 소주한잔 생각나면 이만한데가 없을 정도. 집에가면 자꾸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안지랑에서 곱창을 먹고 무궁무진한 대구의 볼거리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된다. 



"나, 이거 찜! 이렇게 맛있는건 처음 먹어본다"
- 안동 중앙찜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불리우는 안동, 특히 안동 구시장에는 먹을 거리가 넘쳐난다. 구시장의 찜닭 골목에 들어서면 안동찜닭 냄새가 싹 몰려오면서 안동찜닭의 마스코트 '닭'이 위엄있게 시장게이트에 올라서있다. 안동 찜닭 가게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데, 하루종일 안동찜닭을 조리고 내는 과정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정말 맛있는 안동 찜닭. 안동으로 여행갔을 땐 안동찜닭을 한번 먹어보고는 그 다음에는 간고등어를 먹어보려했지만, 그 묘한 중독성에 다시 안동찜닭을 찾을 정도로 아주 매력있는 음식이다. 안동찜닭과 안동소주를 곁들여먹는다면 찰떡궁합이다. 찜닭골목은 다 맛있지만 굳이 추천하자면, 중앙닭집의 찜닭이 맛있었다. 한마리 기준 2만 5천원, 3~4인이면 충분.



경상남도의 먹거리 



"향긋한 멍게 내음이 내 입으로 밀물처럼 밀려온다"
- 통영 밀물식당




경상남도에는 정말 맛있는 먹거리가 많지만, 통영의 밀물식당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통영의 맛을 살린 맛집중의 맛집이기 때문이다. 통영에는 멍게 비빔밥이 굉장히 유명한데 이것이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멍게의 향긋한 향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싫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밀물식당의 멍게비빔밥은 멍게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꼬들꼬들한 밥과 참기름이 잘 배합되어있어 새콤하게 혀를 감는 맛이 일품이다. 이곳을 소개해서 직접 갔다 온 지인들 모두 만족했다. 멍게 비빔밥만 좋았다면 이렇게 글로 쓰지도 않았을 터. 함께 나오는 찬이 아주 훌륭하다. 제철에 나는 생선구이는 기본,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시던 갈치젓은 이곳의 별미다. 남도 음식 한상이 제대로 차려졌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밀물식당에 갔을때는 거의 영업 마무리 직전이라 찬이 부족할 수 있다고 내놓은 반찬들이 저정도다.

가격은 만원으로 인근 식당에 비하면 보통가격이긴 하지만 살짝 부담이 될터 하지만 직접 먹어보면 이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보는 찬들에 대해서 물어보니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셨고, 집에서 갈치젓을 먹고 싶다는 요청에 종이컵만큼 싸주시기도 하며 음식 뿐만이 아니라 남도의 정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다.

멍게 비빔밥을 먹고나서 나오면 통영항이 펼쳐져 있다.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이나 통영꿀빵도 인근에 많이 팔고 있으니 밤바다를 거닐거나 근처 동피랑 마을을 방문하면 좋은 여행코스가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소개된 곳이 이 지역의 정말 최고의, 대표 먹거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다녔던 얼.마.안.되.는 여행지중에 기억에 오래남고 또 가고 싶고 되도록 분란이 적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그런 맛집을 소개한 것. 하지만 정말 어딜 내놔도 충분하면 충분했지,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여행을 해보자!

당신의 여행을 풍족하게 해주는 것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여행, 이참에 맛있는 것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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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11/24 08:31
맨위에 빈대떡은 예전에 누가 사와서 몇 번 먹어본 적 있어! 뭔가 아는걸 발견해서 뿌듯하다 ㅋㅋㅋ 디게 크고 두툼한데 뻑뻑하지도 않고 맛있더라고 :)
wrote at 2011/11/25 11:05
빈대떡 진짜 맛있죠? ㅎㅎㅎ 짱짱!! 다른 맛집도 빨리 발견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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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집 근처에는 항상 5일장이 열리곤 했다. 그곳에 가면 눈빛이 맑은 강아지도 있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도 있었다. 학교 정문 앞에는 늘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고 떡볶이는 꼭 장날에 먹어야 맛있더라. 

내가 초등학교 시절, 아니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만해도 국민학교였으니 소위 '국딩'시절 머리속에 기억에 남은 장날의 풍경이었다. 당시 학교에 한 반당 학생수가 너무 많아 오전반 오후반이라는 개념이 남아있었던 터라 오전반 학생들은 항상 장날을 점심시간에 맞이하였고 내가 속해있던 오후반 학생들은 등교할 때 꼭 장날에 떡볶이를 먹고 수업에 들어가곤 했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머리가 점점 커질 무렵 아쉽게도 장날의 풍경은 점점 내게 멀어만 갔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고 군대를 가면서 한번도 장날을 맞이해 본적이 없다. 

북적북적하고 인심좋은 우리네 장날의 풍경은 이따금 여행에 갔을 때 만나거나 하는게 전부였었는데 운 좋게 즐거운 장날을 만났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대구에서 군 복무를 하고 육군임에도 우겨우겨 전역할 때는 꼭 군용기를 타고 집에가겠노라는 큰 포부를 갖고 2년간 복무를 하다가, 인트라넷으로 군용기 탑승절차를 밟아 결국 전역할 때 군용기를 타고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대구에서 오산비행장으로 가는 비행기. 짐칸에 같이 실려 집으로 설레는 맘으로 도착한 곳은 공군작전사령부이자 흔히 K-55기지라고 불리우는 송탄이었다. 이른 시간에 눈 앞에 보이는건 북적북적한 장날의 풍경.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집으로 가면서 갑자기 장날을 그리 좋아하던 옛 기억이 떠오르며 웃음을 지은적이 있다. 

간만에, 장날은 아니지만 다시 그 시장을 취재하러 가기로 했다. 내게 설렘을 주었던 그 추억의 시장은 그 사이에 TV에도 출연하고 꽤나 유명해진 시장이 되어 있었다. 그럴만한도 한게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아주 특별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있다. 이 시장을 선택하기에는 후배의 공도 컸다. 

"아 시장을 취재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지? 광장시장? 경동시장? 으음.."
라는 질문에 과 후배 문혁이가 너무나 당연한 듯이 말했다
"형! 특별한 곳이면 당연히 송탄으로 가셔야죠!"
"아 맞다! 내가 왜 거길 까맣게 잊고 있었지???"
후배덕에 이 즐거운 여행기를 시작하게 됨에 감사의 말을 하며,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송북시장을 일부러 선택한 이유는 전통시장이지만 '다름'에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없는 시장의 풍경이다. 그야말로 동서양이 공존하는 시장인셈. 까딱 잘못하다간 이곳이 한국이 맞나? 뉴욕 브루클린의 한 풍경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오늘 소개할 전통시장의 코스는 송탄 중앙시장 - 신장 쇼핑몰 - 송탄 송북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송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육교사거리로 넘어가는 언덕 

원래 송북시장은 1953년에 개설되어 1965년에는 아침시장, 중앙시장은 저녁시장이라고 불리었다. 송북시장은 새벽부터 아침만 열고 닫았고 중앙시장은 저녁에만 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경계가 없어져 제일 큰 시장은 송북시장이 되었다. 대형마트 가격보다 더 싼 가격으로 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아는지? 송북시장은 싱싱한 채소들도 슈퍼마켓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덤으로 상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육교에서 보이는 풍경, 고즈넉하고 어딘가 이국적이다



먼저 송탄 어느곳으로 도착하든 중앙시장부터 시장하면 적당하다. 고속버스를 타고 송탄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사거리를 바로 꺾으면 기차길 위 육교(고가)가 보인다. 이곳을 건너 육교 아래로 다시 들어가면 그곳에 중앙시장으로 흐르는 길이다. 송탄역으로 도착한다면? 역에서 나와 5.10번출구로 나와 쭉 걸어오면 바로 그 육교 아래가 된다. 육교 아래 육교햄버거를 본다면 제대로 온 것이 맞다. 



육교 아래는 중앙시장이 위치해있다

육교 아래서는 포장마차들이 많이 서있다. 일부러 아침이 아닌 저녁 무렵에 이곳에 온 이유는 이곳 특유의 운치가 있고 북적북적한 풍경의 시장은 익숙해졌을것이니 조용한 시장의 분위기를 담아보고 싶었기도 했다. 게다가 신장쇼핑몰은 8시 이후에 튀김집들이 들어서고 활성화 되는 시간이 저녁시간이라 저녁으로 맞추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외버스 터미널 언덕을 건너면 서서히 져가는 노을에 육교가 더욱더 느낌있게 변한다. 황색으로 물들어가는 송탄의 풍경은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영어로 된 간판들이 즐비한 이곳부터 중앙시장이 조그맣게 들어서있다. 



중앙시장은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중앙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게 외국수입 과자들과 제품들이다. 물론 청과류나 수산시장도 들어와 있지만 이곳에서 가장 특이한 점이 바로 이곳이다. 주위에 포장마차들은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떡볶이같은 분식이 아니라 햄버거를 직접파는 포장마차들이 있다. 육교 아래 있는 육교햄버거집은 이곳에 있는 3대 햄버거집중의 하나로 꼭 들러볼 가치가 있다. 




경기도의 이태원 신장쇼핑몰


시장을 빠져나와 큰 거리가 눈 앞에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신장 쇼핑몰로 역사가 꽤 깊은 곳이다. 6.25 이후 철길 위주로 판자촌이 형성되었다가 1997 년부터 관광특구로 시작되어 다양한 그릴가게, 외국인 전용 클럽, 피자가게등이 들어서 있다. 메뉴도 영어, 간판도 영어인게 눈에 들어온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도 대부분 미군들이 많다. 이곳에 파는 옷은 사이즈가 일반사이즈보다 더 크다. 

이 거리를 끝까지 쭉 따라 올라가면 K-55 기지가 나오는데 이곳 게이트 바로 옆에 미스진 햄버거가 보인다. 예전에도  한번 가본 곳으로 다른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계란을 부치고 옛날식으로 만든 햄버거로 연예인도 많이 들를 정도로 유명한 햄버거집. 미스리 햄버거, 미스진 햄버거, 육교 햄버거중에 하나다. 개인적으로 미스진 햄버거를 좋아한다. 





언제먹어도 맛있는 미스진 햄버거



 

햄버거를 든든하게 먹고 나와 다시 반대쪽으로 걸어간다. 쭉 걸어가면 고기 부페인 미트홈과 구두가게가 나오는데 그곳 골목으로 들어가면 송탄 부대찌게로 굉장히 유명한 김네집이 나온다. 가끔 이곳에 들러 포장해 갈 정도로 자주 오는 곳인데 김네집의 김치는 언제나 너무 맛있고 아주머니들은 언제나 친절. 부대찌게는 눈물이 날정도로 맛있다. 그 어느곳에서 먹어도 이곳 만큼 맛있는 집은 없다. 너무 허름해서 분점을 내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도 확장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거리 근처에는 마치 외국인 거리인 듯 그릴냄새와 치킨냄새가 풍기는 거리가 있고 최소 30년된 만두집인 엘간 만두집도 있으니 꼭 들러볼 맛집이다.

 


그릴거리에는 고소한 냄새가!



다시 거리로 나와 부대로 들어가는 기차길이 보인다. 시장 중앙에 기차길이 있다는 것이 이곳의 특색. 근처 태화루는 유명한 짬뽕집으로 기차길 옆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중앙시장과 신장쇼핑몰까지 구경 했으면 쭉 걸어가보자. 지하철이 다니는 선로로 막 다른길이 나온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비상시에 운용되는 철길, 대부분 수송물자용이다

그러면 조그맣게 반대편 길로 갈 수 있는 지하도가 있다. 지하도를 나오면 송북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지금까지 소개한 코스는 먹거리도 많고 유명한 것도 너무나 많아서 구석구석 많이 다녀봐야 한다. 3년쯤 돌아봐야 맛집 리스트를 뽑을 수 있을정도로 방대하다 평택 맛집 멋집에 관해서는 유명한 블로거 님이 계시는데 이곳을 들러보자(연준아빠의 블로그) 이곳에 이 부근의 모든 맛집이 총 망라되어 있으니! 


송북시장에 도착했다

송북시장은 오늘 소개한 시장중에 장날이 들어서면 엄청나게 붐비는 곳으로 진귀한 물건들이 많이 들어온다. 오늘은 장날이 아닌데다 저녁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지만 조용히 시장을 둘러보는 맛이 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기로 한다. 

쭉 돌아다녀보면 맛있는 젓갈들이 눈에 띄고 맛있는 국밥집과 청과류가 먹음직 스럽게 나와있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음식점 중에 한 분식집을 찾기로 했다. 맛소 분식집. 맛있는 소리라는 뜻의 맛.소 란다. 분식집의 외부에는 형형색색 개성있는 메뉴로 잘 꾸며져 있다. 날이 꽤나 추워서 따듯한 국물도 먹고 싶어 들어갔더니 안에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있다. 아이돌 사진도 눈에 띄고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원두의 냄새도 은은하게 나고 있다. 이게 무슨 분식집이야 싶지만 맛다. 분식집이다. 밥만 먹어야 하는데 오감을 만족시키는 이곳. 메뉴판 아래에는 스티브 잡스의 명언까지! 대체 여기 아주머니는 어떤 분인지 너무 궁금했다. 


당신이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는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 이미 알고 있다 -스티브 잡스-




화려한 외관뿐 아니라 음식도 깔끔하게, 밥을 먹으면서 지식도 채울 수 있다



일단 꼬마김밥을 시켰는데, 딸려나오는 오뎅국물과 오뎅. 이건 오뎅탕이다. 김밥과 같이 정갈하게 준비된 국물을 마시고 있으니 아주머니가 대학생이냐고 물어본다. 그렇게 시작한 대화.

어디서 왔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이것저것 비전에 대해서 어떨결에 이야기 하다 경험과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제일 아쉬운건 젊었을 때 공부 좀 더 할껄 이란 생각이었어요"
아주머니는 이곳에 와서 김밥집을 열면서도 TV를 보면서 꾸준히 공부한다고 하신다. 내가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했더니 장사하는 사람들도 재무제표 볼 줄도 알아야 하고 경영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오래간다면서 공부를 강조하신다. 

"책을 읽으면 간접경험이라도 하게 되잖아요. 그게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빌게이츠 명언도 그렇고.. 아! 그리고 존경하는 스승님도 필요한 것 같아요. 스승님을 한분 멘토로 두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잖아요. 전 요즘 배울게 너무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몰라요 너무 행복해요.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이 가면 너무 아까운거 있죠?"

아주머니는 나보다 훨씬 열정적인 삶을 살고 계셨다. 아주머니의 이런 자세들이 그 주위를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게 만드는 법이다. 이곳에 적혀진 글귀들이 이러한 아주머니 인사이트의 산물인 듯 싶다. 김밥을 먹고 따듯한 커피까지 받아 마시면서 가게를 나설 때, 날은 엄청 추웠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듯했고 머리는 열정으로 더 따듯해지는 듯 했다. 그래서 배도 불렀지만 정신적으로도 풍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주머니덕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송북시장의 밤은 조용하지만, 이상하게 열기가 느껴진다




송북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군용항공기 소음정보


시장을 나서니 이 추운 날씨에도 리어카는 쉴새없이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은 차가운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어디론가 묵묵히 걸어간다. 집으로 가는 것일까 일터로 가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송북시장을 나서며 허름한 호떡집에 들러 호떡 한점을 집어 먹었다. 그리곤 아주머니와 또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을 취재오다니 잘했네~ 다른 곳보다 그렇게 큰 시장은 아니지만, 떡볶이처럼 따듯한 곳이거든" 




신장쇼핑몰에서 송북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두가지 지하도 통로, 그리고 집에가기 전에 먹은 따스한 호떡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송북시장은 이국적인 풍경도 좋지만, 전통적인 우리나라 사람의 정신과 얼이 숨쉬고 있고 그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으니까 말이다. 

꼭 기회가 된다면 진귀한 먹거리, 진귀한 이야기거리를 찾아 오기를 바란다. 언제 어디서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듣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들려주는 그런 시장이니까. 


 
연두색은, 여행 동선입니다. 주차공간은 충분히 갖추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장날 여행시엔 대중교통을 이용하세요!
지도에 1,2,3 표시는 신장쇼핑몰에서 송북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하도들입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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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10/28 14:06
이르 아침부터 보면서 재미나네요 :) 저는 학교도 오전오후 같은거 없이 시장 같은건 뭐 더더욱이나 못보고 자라서....시장에 몇번 가 본 적도 없고 해서 이거저거 신기한게 많네요 ㅎㅎ
wrote at 2011/10/31 14:01
저도 시장 오래간만에 가본 것 같아요 ^^ 이렇게 깊숙히까지는요 !! SSM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재래시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wrote at 2011/11/14 13:37
송탄에 20년 이상 살고 있어서 그런지 반가움에 댓글 남깁니다^^ㅋ
말씀하신 곳 언제 한번 가봐야겠어요~~
wrote at 2011/11/16 21:07
으하하 최강간지 송탄분이시군요 ^^ ㅋㅋㅋㅋㅋ 저 지금도 거주중.... ^^ ㅋㅋㅋ 체류시간은 길지 않지만요.. 학교 다니느라.. ㅠㅠ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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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저구항으로 나와 향한 곳은 바로 거제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바람의 언덕이었다. 
해수욕장을 나와 빨간 풍차가 쉼없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궁금했는데, 가까이서 보게되니 더욱 장관이다.
사실, 빨간 풍차보다 세차게 내리치는 바람이 더 좋다. 하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풍차와 사진을 찍거나 배회하고 있는 흑염소와 사진을 찍는데, 굳이 사진을 찍는것보다 내게 더 중요했던건 이 해안 골짜기에 불어오는 바람을 벤치에 앉아서 잠시 생각에 잠겨보는게 더 좋았다. 




과자와 음료수를 사들고 벤치에 앉으니 몰려드는 흑염소 무리덕에 온전히 바람을 쐬지 못했지만 거제도의 새로운 풍경에 반해버렸다. 저구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바람의 언덕의 시원함. 

여기에 오기까지는 전혀 상상해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바람의 언덕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도 정말 아름다워서 눈을 뗄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가족단위거나 커플단위가 많으니 솔로들은 조심할 것




 유난히 과자를 좋아하는 흑염소님들덕에, 과자를 모두 빼앗겨버렸다...




슬슬 밤이 다가오자 바람의 언덕은 서서히 물들어간다. 처음에는 파랗게 물이 들다가 조금씩 조금씩 노란 불빛이 새어나오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다. 이곳에 몇몇 펜션이 있는걸로 아는데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오고 싶다(................아 슬퍼)

밤이 늦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연구하다가 부모님께서 통영을 그냥 떠나는게 너무 아쉽다고 하시며 통영에서 멍게비빔밥을 먹으러가자고 제안하셨다. 그래서 통영으로 향했는데, 마침 우리가 가려던 음식점은 밤 9시가 훌쩍 넘어 문을 모두 닫았다. 

그러다가 근처 멍게비빔밥을 하는 곳 중 불이 켜진곳을 무작정 들어갔는데, 너무 친절하고 맛있는 점포였다. 마지막 손님인 우리에게 많은 반찬과 처음 먹어보는 젓갈. 그리고 그걸 일일히 설명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강력추천!

http://monotraveler.com/230 (통영맛집 밀물식당)

원래부터 계획없게 떠난 나도 신기한 여행자지만, 우리가족 또한 계획없이 떠나는걸 유난히 좋아한다. 잠도 그냥 찜질방에서 자면 되지라는 주의라 그런지 루트를 짜며 이렇게 새로운 장소를 알아내면 너무 좋아하고, 그 추억이 정말 오래가는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새록새록하고 통영에 가면 꼭 이 음식을 먹어야지 다짐 한다. 

우리는 통영과 거제에서 새로운 추억향수를 뿌리고 돌아왔다. 나중에 이 사진과 음식의 맛을 기억하면서 또 다시 통영과 거제를 찾게 되겠지. 그럼 다음에 보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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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 바람의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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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10/12 22:57
저도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 무척 좋아합니다...
아이들생기고도 계획 없이 무작정 몇번 떠났다가..... 여행을 망쳐... 요즘은 못 하고 있죠....

거제도도 꼭 한번 가봐야할 텐데 말이죠... ^^;
wrote at 2011/10/21 02:24
거제도 너무 좋죠!!! 전 집이 오산이라 조금만 고속도로 타고 가면 대전 통영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렸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좀 더 크면 반드시 !!! 소매물도도 같이 다녀오세요 ^^
Simon 
wrote at 2011/10/19 15:07
멍게비빔밥 어딘지 알거 같다.. ㅋㅋ
wrote at 2011/10/21 02:33
ㅎㅎㅎ 어랏 너도 여기를 가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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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서서히 떠나면서 바다내음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우리를 따라 몰려오는 갈매기들과 시원한 바다. 오늘따라 날씨가 너무 좋다. 눈앞에 보이는 섬들은 다도해라는 말이 절대적으로 실감난다. 눈에 보이는 옹기종기 솟아있는 . 저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이곳에서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혼자 살아도 자연과 더불어 살면 전혀 외로울 같지 않은 푸르른 섬들의 향연이다.



 



배에
사람들은 평생 맞을 바닷바람을 이곳에서 맞으려는 , 얼굴을 바람에 뭍고 저마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트롯트와 절묘하게 조화되는 바닷길은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배가시켜준다. 우리가족은 섬으로가는내내 행복한 표정과 환호성을 쉴새없이 만들어냈다.

 



등대섬,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들을 서서히 거쳐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다보니 어느새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들어가는 입구에 정박하자마자 바닷물 깊숙히 보았다. 봐도 너무나 깨끗한 바닷물과 눈에 보이는 물고기떼들. 그리고 깨끗한 해산물을 손질해서 파는 할머니들. 너무나도 아름다운 . 바로 소매물도다.

 



소매물도는 우리에겐 쿠크다스 CF 덕분인지 쿠크다스섬으로 매우 친숙한 섬이다. 이전 1 2일에도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섬인데, 도착하니 매료될 하다 싶었다. 정상까지는 올라야 한다. 소매물도를 오르려면 반드시 여분의 식수와 편안한 운동화를 신을 . 절대 하이힐을 신거나 식수 없이 가면 낭패다. 이곳의 물은 너무 귀해서 생수를 따로 사야하며 가격도 나간다. 게다가 물은 얼려팔기 때문에 바로 물을 먹을 없다는 것도 단점. 하이힐이 안되는 이유는 경사가 굉장히 높고 봉우리 하나정도는 넘어야 하는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분정도 올랐을까? 소매물도 정상에 오르면 한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매물도의 전경. 물때를 맞춰서 도착했기 때문에 등대섬과 소매물도가 이어져있어 등대섬까지 있다.

 




소매물도에 올때 하나 고려해야 사항은 바로 물때를 맞춰야 한다. 보통 1시에서 5시사이에 열리는데 물때가 항상 다르기 때문에 매표소나 인터넷을 통해서 미리 맞춰가야 낭패를 보지 않을 있다. 등대섬은 이곳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내려오면서 보이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다. 중간중간 아래 뚫려있는 동굴에서는 이곳에 몇일동안 머무는 사람들이 주민의 배를 빌려 오기도 한다. 관광객으로 소매물도를 들렀을 때와 이곳에 머물며 소매물도를 들렀을 때와 있는 스펙트럼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배를 타고 선상 낚시도 하고 밤에는 아름다운 별도 보면 좋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 진짜 너무 좋다”

“말이 필요없다 여기”

 





이곳에 들른 많은 관광객들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등대로 이어지는 길에 몽돌들이 따닥따닥 소리를 내며 시원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많은 스쿠어다이버들과 제트스키를 타는 동아리들이 이곳에서 신나게 해양스포츠를 즐긴다. 사람들은 몽돌에 걸터앉아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아이와 같은 웃음으로 노느라 여념이 없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곳에서 쉬기로 하고 나와 아버지만 등대섬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과 등대섬에서 바라보는 소매물도의 모습은 정말 너무 좋았다. 이곳에서 족히 40분동안 멍하니 바람을 맞으면서 한껏 자유를 만끽했다.

 

“정말 좋아서 2번재 왔는데, 항상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날아갈 같아요”  라고 했던 아주머니는 전엔 가족들과 왔었는데 이번엔 혼자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좋아도 좋고 나빠도 좋은 곳이 바로 이곳의 매력이라며 나중에는 한번 다시 오라고 당부하신다.

 





다시 항구로 향하며 봉우리를 오르고 선착장에 도착했더니 1시간이 남았다. 근처 해녀 할머니들이 파는 소매물도 마른미역을 한줄기 사고 다소 2만원정도라 비쌌던 멍게와 소주를 한잔 했는데, 멍게가 내가 먹던 멍게랑 차원이 다른 하얀 속살의 멍게였다. 먹을 수록 고소한맛이 느껴지는 소매물도 멍게는 한번 드셔보시란!

 





성수기의 배편은 대중없다. 원래 5 30분에 출항하는 배편이었는데 사람들이 제때 나오지 않거나 하는 경우덕에 선착순으로 거제 저구로 떠나는 사람을 모집해서 먼저 보낸다.

 

 




그래서
재빨리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어라?

어제 찜질방에서 봤던 학생들이 있었다. 야무지게 초등학생 남자 두학생이 등산복과 배낭을 매고 부모님 없이 씩씩하게 여행을 온게 대견해보였다. 아마도 형제인 같았는데 같은 색을 맞춰 입은게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분명 통영에서 왔을 터인데 거제에서 우리랑 비슷한 시간대에 여행 온걸 봐선 얘네들도 꽤나 부지런 여행자인 하다.

 

학생들은 다시 통영으로 떠나고 우리는 저구로 떠나는 배를 타고 소매물도를 떠난다.

점점 멀어지는 소매물도.

 

 

점점 멀어지면서 나중에 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유난히 저녁이 가까워서 그런가, 아까보다 갈매기가 많다. 승객들 대부분이 새우깡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덕택에 정말 즐겁고 신기한 갈매기쇼를 관람한다.






 

갈매기 수십마리가 배로 달라붙어 과자를 낚아채는 묘기를 하면 배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느라 기나긴 탑승시간을 잊을정도였다. 부모님도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같았다.

 

게다가 운이 좋게 돌고래떼를 보게 되었다. 저멀리 노을지는 곳에 줄지어 가는 돌고래 떼들.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며 신기해했다. 소매물도는 우리에게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선물해주고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함박웃음을 셋트로 주었다. 다시 아름다운 저구항에 도착하니 이게 꿈인가 생신가 싶다. 마치 소매물도를 갔다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아름다운 소매물도를 기억하며 낭만과 추억을

떠난다.

 


소매물도로 가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 - 저구항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2011.9 현재) : http://tongyeong.go.kr/01about/05_01_06.asp
편도 : 14,300원

저구항 터미널
편도 : 11,000원

모두 성인기준입니다.
소요시간은 통영에서 1시간 10분
저구항에서 40분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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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 소매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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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10/02 02:43
사진이 예술이시네요!!!
너무 예쁜 풍경 잘 보고 갑니다 :]
wrote at 2011/10/03 20:38
감사합니다 :D 마이아이님!! 날이 좋은데 어디 여행 안가시나요!!!!!!!
wrote at 2011/10/04 21:19
소매물도 다녀오셨군요....

저도 아이들 크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중 일순위인 곳입니다...

사진으로 봐도 너무 아름답네요..
wrote at 2011/10/06 07:15
꼭 다녀오세요 ^^! 많이 기다리실 것도 없이 조금만 크면 다녀오실 수 있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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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었다. 전날 술에 잔뜩 취해서 새벽에 들어왔더니 집에서는 분주하게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치 어디로 떠날 처럼.

 

신발을 벗으려고 끈을 푸는데, 잊고 있었던 약속이 생각났다

“아 맞다! 오늘!!!!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었지!!!!!!!!

 

정말 오랜만에 하는 가족여행인데, 제대 이후로 여름마다 여행을 가자고 내가 먼저 말해놓고. 순간적으로 이런 약속을 잊고 있었다니......

 

 

그날 우리가족이 선택한 여행지는 바로 ‘통영’

사실 통영으로 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원래는 홍천으로 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통영이라니?

그런 생각도 겨를 없이 우리가족은 곧장 통영으로 향했다.



집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통영-대전간 고속도로의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멋진 경관이 병풍처럼 펼쳐져있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서 트인 도로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우리가족은 연신 우와 우와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지리산 고개가 보이는 산청을 지나 진주에 닿으면 통영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증거,  통영과 거제가 나누어지는 곳에서 통영으로 빠져나오니 전형적인 어촌의 바다내음과 옹기종기 붙어있는 건물들, 멋진 야경이 펼쳐진다.

 

바로 이곳이 통영이구나!

 


통영대교를
지나 해저터널방향으로 방향을 돌리면 통영 회센타가 밀집한 곳으로 유명한 미수동 나온다. 우리는 그곳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횟집에서 회를 먹었다. 횟집에 들어서니 사람이 장난 아니게 많았다.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솔직히 다른곳으로 갈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왕 멀리까지 왔고 먹을건 먹어야하니 추천을 받아서 왔으니 한번 속는셈 치고 기다려보자 해서 횟집에 들어섰다. 여전히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서빙하기도 벅차보였던게 사실이었지만 왠만한 것은 정시에 서빙이 되었고 심지어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손질이 필요한 횟감은 직접 손질해주었으며, 처음보는 해산물들을 일일이 설명해주었다.

 

분명 이렇게 유명하고 되는 맛집이라면 으레 불친절한 곳이 대부분일거라 여겼건만, 이들의 친절한 서비스 때문인지 맛도 너무 좋았고 통영 전체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




인근
찜질방에서 잠을 청했다.

내일 아침 눈앞에 펼쳐질 통영의 풍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주위사람들을 둘러보니 대부분 여행객들이 많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학생들은 초등학생 두명이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부모님도 없이 등산복을 입고 같은 색의 배낭을 메고 루트를 정하고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면서, 꼭 아이를 낳으면 저렇게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음날 아침일찍 밖에 나오니 통영항은 벌써부터 관광객을 실어나르는데 여념이 없다. 설레임과 로망을 가지고 그들은 어떤 섬으로 떠나는 것일까? 통영에 오면 해봐야 것으로 보통 해저터널, 동피랑 마을, 통영 케이블카를 꼽는다. 거기다 덧붙인다면 소매물도로 가는것도 포함되어있다.

SNS 이용하여 통영에 왔다고 하니 다들 하는 말이

“오빠 소매물도는 가보셔야해요, 그곳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가보셔야 하는 곳이요”

“형! 거기서는 케이블카를 타야죠”

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일정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몇군데만 정하기로 했다. 일단 첫번째 여행지는 통영 케이블카를 타는 것과 내려오자 마자 소매물도로 향하는 루트가 괜찮아보였다. 통영항에 차를 세워두고 배를 타고 거제로 가서 시내버스를 타고 거제 여행을 다음 통영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그때만해도 정말 완벽한 루트라고 자화자찬 했다.

 

그때, 아버지가 어디에 전화를 걸었다. 친구네 가족도 이쪽으로 여행을 온다고 했다는게 갑자기 기억났다면서.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를 대충 판독해보니 벌써 통영에 와있다는 아버지 친구분 가족들.

 

“오. ..!

그렇게 일사천리로 케이블카를 같이 타기로 했다.



아침에 찜질방을 나설 많은 사람들이 이른아침부터 밖으로 향해서 이렇게 빨리 움직이나 했었는데, 다들 케이블카의 줄이 너무 길것 같아서 일찍이 움직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나름 빠르게 준비해서 케이블카로 갔는데 주차장 밖까지 일렬로 주차된 케이블카 승강장. 얼마나 사람이 많을지 간담이 서늘하다.

 

통영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올라가면 정말 아름다운 한려수도해상공원을 조망할 있다고 했는데, 블로그에 올라온 다양한 사진들을 보면서 기대에 잠겼었다.

허나, 막상 가보니 구름이 ! 중턱부터 걸려 있고 티켓을 끊을때 직원이

“올라가셔도 아무것도 못보신다는 생각하셔야 합니다”라고 경고를 했다.

 


에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케이블카를 안타는게 말이 되나 싶어서 왕복 9000원이나 하는 케이블카 왕복을 구입했다. 물론 아버지 친구분 가족이 도착하면 같이 타려고 2장을 구매했다. 이윽고 우리차례의 번호가 생각보다 빨리와서 아버지 친구분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으셔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뒷편에서 스윽 등장한 아버지 친구분.

 

아버지 친구분이 한둘이 아니라서 어떤 분인가 궁금해했는데 4살때였나, 우리가족과 설악산 여행을 가셨던 그때 그분들이었다. 아름답게도 부부끼리 여행을 하고 계신다는데, 나도 저렇게 늙어야 겠다고 부러움의 눈빛을 보낸다.

 






역시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전망대는 하얀 백지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자세히 봐도 섬은 보이지 않고 너무 뚫어져라 쳐다봐서 구름 안에 있는 수분이 보이는 같다.

그래도 이걸 알고 케이블카를 탔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다음에 통영에 오면 되는거니까, 올라가서 하얀 구름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달달한 꿀빵을 사서 먹었다. (아이신나!!! 신나!!) - 추신 : 통영꿀빵은 크기가 커서 쪼개드셔야 합니다. 아메리카노와 먹으면 맛있어요.. 그러나... 그냥 먹으면 단맛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는건 생각보다 경사가 있어 땀이 나는 정도다. 그곳을 다녀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부모님이 조금더 나중에 오면 멋진 풍경을 있었지 않았을까 한마디 건네신다.

 

 


“엄마
, 걱정마세요 경험에 의하면 아마 오늘 하루종일 구름 없어지지 않을겁니다” 정말 나중에도 다시 이곳을 지나칠일이 있었는데 산에 걸린 구름 한번 걸렸다 하면 안사라진다.

 

내려와서 이제 소매물도를 가기위해서 여객선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아버지 친구분 내외와 헤어질시간이 되어 작별의 인사를 하려고 음료수를 마시며 루트를 공유하는데, 차라리 그럴바엔 거제도로 자차를 타고 넘어가서 저구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게 시간도 적게 걸리고 섬에 들어갔다 나와서 여행지도 가까이 있으니 접근성이 편리하다고 하시며 거제도로 가는 루트를 제안하셨다. 마침 내외분들도 거제도를 가려던 참이었는데 소매물도에 가면 함께 하겠노라며 아버지를 설득했다.

 

“좋아! 그래 그럼 거제도로 가서 소매물도로 가는 편이 좋겠다!

또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바로 부릉부릉 차를 끌고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충무깁밥집에서 맛있는 충무김밥을 먹고 바로 거제도로 향하기로 했다.

 

3대째 운영중이라는 충무김밥집, 여객터미널 근방에는 정말 많은 곳이 밀집되어 있었다. 이중에서도 할머니 충무김밥집을 찾았는데, 난생 처음 먹어보는 충무김밥의 아담함과 같이 나오는 김치종류가 눈에 띄었다. 충무김밥에는 속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걸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이고 맛이 아주 특이한 편은 아닌데 자꾸만 끌린다. 심지어는 소매물도가는 사람들도 포장해서 오곤 하더라.

 




충무김밥을 먹고 시내를 빠져나와 신거제대교를 지나면 금방 거제도에 진입하게 된다. 중간에 보이는 거제도 관광안내소에 들려 각종 안내서를 받아 저구항으로 향한다. 구비구비 시원한 풍경과 어우러진 커브길들 자칫 너무 구불구불하면 어지러울법도 한데 창문을 열고 바닷바람을 쐬며 거제도를 만끽한다. 학교 수업때 배운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도 이곳에 위치해있다. 아아. 이곳이 유명한 쇄빙선인 바실리 딘코프가 만들어진 곳이구나. 감탄한다.

 

거제도의 관광자원은 대부분 제일 남쪽에 몰려있다. 청춘들이 많이 찾는 학동몽돌해변도,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풍차와 조화된 바람의 언덕,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있는 해금강등이다. 그래서 인지 저구항까지 6키로정도 밀리기 시작한다. 가끔 밀리는 구간이다 보니 곳곳에 옥수수를 팔거나 뻥튀기를 파는 노점상이 보인다. 옥수수를 하나 사서 가족끼리 한입씩 베어먹으니 밀리는 것도 감성넘치는 낭만으로 바뀐다.





저구항으로 가는 길은 정말 헉소리나게 아름답다. 다대리부터 시작하여 마을 마을마다 푸른 산에 둘러쌓여있고 바다와 너무 아름답게 조화되어 이게 우리나라가 맞나 싶을정도. 저구항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정말 자그마한 항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것 보다 자연과 너무 조화되어 작은 미항처럼 보인다. 소매물도에 들어가는 배삯은 12천원. 왕복 2만원정도 한다. 줄이 길게 늘어선 매표소에서 1 30 표를 끊고 나오는 배편은 5:30분으로 정했다. 보통 이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천천히 걷다 오기로 했다.




배를
타러 가는 , 길게 뻗은 둑에는 할머니들이 각종 해산물을 팔고 계신다.

“할머니~ 소매물도 어때요?

“내가 여기에 살고 있지만 항상 가도 ~어무 아름다운 곳이지!

 



 

기대된다!

날씨도 좋다.

 

배는 서서히 떠난다.

설렘을 가득 싣고 난생 처음 자그마한 섬으로 배를 타고 떠난다



 




통영여행시 자주가는 곳으로 권역을 묶어보았습니다. 이동하실때 도움이 되었스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주차의 경우 회센터에 주차하고 찜질방으로 이동하실 경우 10분 정도 걸어서 갈 정도이니 참고 바랍니다.

소매물도로 가시는 분들은 유람선 터미널이 아니라, 통영항에 있는 여객터미널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http://tongyeong.go.kr/01about/05_01_06.asp

통영관련 맛집 링크
http://monotraveler.com/229 (미수동 궁전횟집)
http://monotraveler.com/230 (통영 밀물식당 - 여객터미널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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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국 
wrote at 2011/09/30 11:27
나 케이블카 표끈는것만 대기시간 두시간 반 이상이라해서 바로 포기.................
통영에서는 거제가서 소매물도 가야지 하고 딴섬갔는데
거제에선 비와서 포기..................
담에 다시 가야지 제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본거 투성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rote at 2011/09/30 19:27
성수기라서 그랬는지도 ^^;; 꼭 다음에 방문하길!
Ji U 
wrote at 2011/09/30 12:03
통영에서 멋진 여행했군영 ; )
wrote at 2011/09/30 19:28
정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똭 ^^
Simon 
wrote at 2011/10/19 15:10
아... 대전-통영 고속도로... 나의 슬픔이 젖어있다잉
wrote at 2011/10/21 02:33
...................아 맞아 이 고속도로 진주로도 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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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 친척들이 모두 서울에 사는 이유로, 나에게는 ‘시골’이라는 느낌도, 명절 귀성행렬도 체감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본가가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어서 항상 친척네 가는 것은 지하철을 이용했기 때문에 지하철 한정거장 한정거장 지나쳐가는 자체가 로망이었던 어린시절.

그렇게 로망을 간직하고 살아온지 벌써 2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어김없이 추석이 찾아오고 그간 이곳은 많이도 변했다.

인근은 대대적으로 재개발이 되었고 산은 깎여져 나갔으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으며 추억거리들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어 갔다. 그래도 이전에는 드림랜드라고해서 친척네 가면 사촌들과 테마파크를 이용하곤 했었는데 이제 북서울꿈의숲이라고 이름이 바뀌어버렸고 뒷산은 아예 대학교로 바뀐걸 보니 나이에도 세월이 빠르구나 조금씩 느끼고 있다.

 친척집에서 조용히 앉아있다가 앞으로 보이는 앞산을 보면서, 갑자기 모험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항상 “내가 이곳에서 놀았었지, 여기서 자치기를 하고 술래잡기를 했지” 하던 아버지와 큰아버지께 여행지를 추천받기로 했다.

큰아버지와 아버지는 입을 모아 “그럼 북한산을 가는게 낫지 않겠어? 라며 최근에 가봤는데도 그때 느낌이 아직 살아있다고 강력추천하셨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만 북한산을 한번도 가본 없다. 수락산까지는 어찌저찌 이유를 들어 가보곤 했는데 전국에 이름난 명산만 다녀봤지 정작 서울에 있는 산들을 많이 가보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 북한산 둘레길이라고 해서 괜찮은 트레킹 코스를 정비해 놓았길래 아는 형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트레킹 해보기로 했다.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어렸을 뛰어놀 그곳. 이제 아들이 뛰어놀러 갑니다.

 
 

저희가 선택한 코스는 고현 우이령길로 들어가 소나무숲길 - 순례길을 돌고 나오는 코스입니다






북한산 둘레길은 크게 우이령길을 합해 13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테마로 이어져 있는 코스라서 하루안에 돌기에는 살짝 버겁다(물론 하루안에 모두 탐방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단 코스를 우이령길로 잡아보기로 했다. 코스는 군부대가 위치해 있는 지형적 특성상 제한된 탐방객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하는데, 그만큼 사람이 적어, 혼자 방문하기 좋은 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우리는 고현으로 향하는 704번 버스를 탑승! (사진에 나온 261은 아닙니다 :()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704번을 타고 응암, 연신내를 지나 북한산 서편으로 따라 들어가면 교현 우이령길에서 하차하면 되는데 길을 모른다면 버스기사 아저씨께 여쭤보면 안내해 주실테니 걱정말자.  버스에는 길을 가기 위해 등산복을 입은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많이 있다. 

 

고현 우이령길에 도착!


우이령길에서는
식수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인근 편의점에서 이온음료 페트와 김밥 몇줄을 사서 출발했다. 아까 말했듯 군부대라 그런지 사격훈련이 한창이다. 군시절이 느껴지는 총성, 꽤나 가까이에 들리는 것으로 봐선 담벼락 뒤에 사격장이 있는 하다.

 

아아! 아직은 그늘이 보이지 않는구나! 

우이령길
초입길 오봉탐방센터에서 북한산 둘레길에 관한 지도와 팜플렛을 받아들고 조금씩 조금씩 걸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다보니 중간중간 홈이 파인 길도 있고 삐죽삐죽 나온 머리를 내민 나무들도 몇몇 보이지만 왠지 이런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 훨씬 폭신폭신하고 좋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늘이 별로 없어서 모자를 쓰거나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가야하긴 한다.

 


 



중간중간
계곡이 흘러 흐르는 소리가 청명하게 들리고 북한산의 전경을 조망할 있는 아름다운 포인트가 많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군부대 정문의 초병과 유격장 간판은 왠지모르게 조화가 된다.

 


1시간 정도 걸었을까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서 잠시 멈추어 음료를 마시고 김밥한줄을 베어먹고 다시 길을 떠난다. 우이령길은 역사적인 의미도 살아 숨쉬는 길이다.




한국전쟁 양주와 파주지역에서 피난길로 이용했던 길이라 남북 대치의 상징인 대전차 장애물(고가 낙석) 설치되어 있다. 장애물은 유사시 받침대에 올려져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도로로 떨어뜨려 적의 전차진입을 막는 하나의 군사시설이다. 

 




이 
대전차 장애물을 지나면 우이령길 마지막 탐방소가 보이고 우이동 MT촌이 나온다. 예전에 한번 와봤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예쁘게 정비를 해놓은 같다. 계곡의 물소리와 시원한 나무그늘이 우이동 길을 걸어 노곤한 몸을 잠시 쉬다가라고 손짓하는 같다.

 



길을 지나면 당시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북한산을 엎어버릴 크기의 아파트를 짓는다는것이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물론 좋겠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쓰이고 아쉬운건 어쩔 없다. 아마 많은 여행자들이 그렇게 생각 것이다.

 

우이령길을 나오면 다시 둘레길이 이어지기 전에 미니스톱 간판을 만나게 된다. 이곳부터 이어지는 길이 바로 우유동방면으로 이어지는데, 소나무 숲길 코스가 시작되는 아름다운 길이다. 소나무 덩쿨과 길이 조화되어 정말 걷기 좋은 길을 정비해놨다. 길에는 손병의 선생 묘소와 솔밭공원등 의미 있는 역사유적이 있고 중간중간 쉴곳도 아주 많이 구비되어있다. 확실히 우이령길에 비해서 편의시설이 만들어져있는 느낌이다. 길을 걸으려면 약간 뒷동산 등산하는 정도의 체력을 요구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소나무
숲길은 소나무가 울창하고 시원한 풍경들이 인상깊지만 역사의 숨결이 스며든 길이기도 하니 반드시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역사적 유물도 함께 감상하도록 하자.

 

“야 준영아 도저히 힘들다 쉬다가자”

“네 저도 생각보다 코스가 힘드네요!

 



 

워낙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라 그런지 우이령길은 그늘이 없어서 고전했고, 소나무 숲길은 생각보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고전해서 살짝 지친상태였다. 소나무 숲길 구간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물을 마시며 살짝 쉬고 길을 나서기로 한다. 트레킹이라곤 하지만 건강과 체력관리는 충분히 하며 다녀야 한다. 물을 마셔야 마셔야하고 쉬어야 쉬어야 한다. 미련하게 올랐다가는 낭패보기 쉽상이다.

 



나무데크를 타기도 하고 흙길을 걷기도 하고 어느정도 걷다보니 벌써 소나무 숲길이 끝나간다. 그리곤 수유동 근처에 위치한 부촌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와아와아~ 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본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법한 집들이 한가득이다. 부촌을 지나자 마주하게 되는 넓디 넓은 솔밭공원은 정비를 예쁘게 해놓은 공원이다. 마치 생태공원처럼 다양한 식생과 사람이 공존하는 것이 너무나 보기가 좋다.


 

“이 공원 너무 좋죠? 여기 위를 쳐다보면 소나무 사이에 보이는 햍볓도 정말 아름답지요” 라며 여행하는 우리에게 솔밭공원 예찬하시는 할머니. 이곳에 오면 소녀감성이 살아나신다며 미소를 지으신다.

 


솔밭공원을
지나 오늘 트래킹 마지막 코스는 바로 순례길 구간이다
4.19 순국선열묘지가 있고 섶다리와 역사를 증명하듯 아름다운유적이 함께 숨쉬고 있는 아름다운 코스다. 쉴곳도 적당하고 나무도 울창하며, 계곡과 함께 걷는 길이라 그런지 오늘 걷는 코스중에 가장 걷기 좋은 길이다. 4.19 순국선열묘지를 지나 이야기가 시작되는 길이다 보니 순례길로 이름이 붙여진  하다. 북한산 둘레길은 이런 이야기들을 트래킹 여행자들이  접할  있도록 중간중간 이야기 팻말을  설치해 놓았다. 그것을  읽으며 걷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중간에는 섶다리도 나온다. 투박하게 지어진 섶다리가 자연과 너무 아름답게 조화되어서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다리를 건너면 음식점들이 밀집해있는 곳이 보이고 나무로 예쁘게 지어진 2층짜리 탐방 안내소가 나온다.




 아침 10시가량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는데 3, 5~6시간 정도 소요된 같다. 우선, 서울에서 이런 곳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사람들이 북한산 북한산 하는지 이제 같다. 나름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착각이었다.  아직도 북한산 둘레길 코스는 계속 정비되고 있고 최근에는 도봉산 둘레길 코스가 새로 생겨나 북한산과 도봉산 둘레길 코스가 연결되었다고 한다.

 


탐방안내소에서 이것저것 안내를 받고 시원한 냉커피를 얻어 먹으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는데, 둘레길 코스에는 이곳저곳 직원들의 노력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간단한 조경을 위한 보수도 직원들의 손길이 안닿은 곳이 없다. 때문인지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뭐 저희가 직접하긴 하지만, 산책하며 운동도 되고 즐거운 일인 같아요!

 

이곳을 나오자 마자 앞에 아름다운 커피숍도 밀집해있다. 북적북적한 도심을 벗어나 시원한 계곡소리와 푸르른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이글을 보는 즉시 떠나라! 고향 북한산, 매력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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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 북한산둘레길 우이령길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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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9/30 10:40
이번 주말 확정~!!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wrote at 2011/09/30 19:27
즐겁게 다녀오셔요!!!! ^^ 날씨가 너무 좋아서리.. 저도 따라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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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춘천에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엠뷸런스 몇대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아침에 창밖을 나가보니 호반의 도시답게 안개와 구름에 휩싸여있어 운치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일어나서 핸드폰을 체크해보니 왠 문자가 많이 와있다. 이렇게 문자가 많이 올리가 없는데 이게 무슨일이 싶었다.

<형 살아있지요?>
<걱정되니 빨리 집으로 돌아와요>
<오빠 걱정되서 전화하는데 전화를 안받네>

등등..
잠에서 덜 깼는지 사태파악이 하나도 안되고 있었다.
일단 티비를 틀었는데
간밤에 엄청난 물난리가 난 것 같았다. 우면산은 산사태가 나있고 춘천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어제 느즈막한 밤에는 비가 좀 그치는거 같았는데 소양강댐쪽은 아주 심각했던 것이었다.
인하대학생들의 사고... 봉사활동을 하러 왔던 꽃다운 청춘들이 한순간에.... 그렇게 되버렸다. 

밤새 들었던 앰뷸런스 소리가 바로 그 소리였다. 큰 병원으로 가려면 무조건 이 소양 2교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나 울려댔던것.
잠시 묵념하고 기도했다. 그리곤 정신을 좀 차린다음에 걱정해준 사람들에게 답장을 보낸다.

마음이 복잡했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혹시나 비가 내릴지 몰라 우산을 들고 소양강 처녀 동상쪽으로 간다. 아파트에서 카메라를 매고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서니 옆에 계시는 할아버지가 유심히 쳐다보신다.

"학생 이거 얼마짜리 카메라야?"
"아마 50만원 후반대 아닐까요, 렌즈값도 꽤 나가거든요"
"아.. 내가 사진을 좀 찍으려고 하는데 말야".. 라고 하는 동시에 옆에서 아주머니가 핀잔을 준다.

"영감, 다 지는 나이에 무슨 사진을 찍는다고 비싼 돈을 들여서 사진을 찍나"
할아버지는 기왕 즐겁게 살아야 하는 인생인데 사진 하나 취미로 가지고 살다 가면되지 뭐 이래 핀잔을 주냐며 옥신각신이다. 
그런 모습 자체도 난 생동감 있어 보여서 참 좋았다. 

버스 안에서도 카메라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춘천에 왔다는 것에 대해 한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며 카메라 무겁지 않냐며 들어주신다. 가끔은 이런 호의가 그리워질때가 있다. 

어렸을 때 김포공항에서 살때만 하더라도 지하철은 딱 4호선까지 개통된 상태로 대부분 버스를 타고 갔었다. 그러면 아주머니들이 말도 걸어주고 덕담도 건네주셨는데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 이런것 조차 로망이 되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 
따듯한 말 한마디가 그리워서 그런지 너무 반가운 경험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조금만 걸어가면 소양강 처녀 동상이 보인다. 소양강을 배경으로, 스피커에서는 소양강 처녀 노래가 같이 흐르며 꽤 그럴싸한 풍경을 보여준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살짝 구슬피 들려오는 노래라 그런지 이 날씨, 이 분위기에 딱 맞는다.


비올 때 이곳을 찾은건 확실히 잘한 일이었다. 
분위기가 여행의 절반을 만들어주는데,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풍경이 가슴에 확 와닿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즐거운 그림보다는 약간 센티멘털한 그림.

 
소양강처녀 동상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가 춘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소양강댐과 청평사를 향해서 간다. 버스는 11번과 12-1번을 이용하면 갈 수 있다. 12-1번이 자주 오는 버스이기에 그걸 타고 카드를 찍으려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이거 소양강댐까지는 안올라가요~"

난 그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중간에서 11번으로 환승하지 뭐 하며 끄덕이며 창밖자리를 골라 앉았다.
창가에는 빗방울이 하나둘씩 맺힌다.  



그리고선 도시를 좀 벗어나 산이 굽이굽이 보일 때 쯤 내려서 11번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비는 점점 더 세차게 오기 시작했다. 인적드문 길에서 비오는걸 말 없이 지켜보다가 11번 버스가 보이고 다시 소양강 댐으로 향한다. 

그런데 왠일인지 많은 차들이 되돌아 나오는 듯 했다.
왜 다시 되돌아 나오지 싶었다. 

"자, 이 버스는 소양강 댐까지 운행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운행해요 내리세요"

어라, 이 버스도 소양강 댐까지 가지 않는다니 무슨일이지? 일단 내려서 걸어갈 순 있으니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뭔가 이상했다.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고 비가 많이와서 여기도 수해를 입었나 싶었는데

조금 더 올라가니 산사태에 처참히 부서진 건물들이, 그리고 그 잔해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공사중인줄 알았건만 연신 토사를 퍼내고 있었고 각 방송사는 중계소를 설치해 방송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 여기가 바로 춘천 산사태의 현장이었던것이다. 그게 이곳이라곤 생각을 못하고 왔는데... 괜히 와서 안타까움만 더하게... 가슴이 더 먹먹해진다. 

하필이면 대학생 시신 1구를 찾지 못해서 밤새 수색했다는데 딱 내가 갔을때 마지막 시신까지 수습하고 있던 차였다.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마음을 덜어내려 왔는데 왜 더 마음이 무거워지는지, 
재빨리 그곳을 빠져나와 시내를 가는 버스를 타고 내달렸다. 



시내에 와서 이 골목 저 골목 마음을 좀 가라앉히기 위해 돌아다녔다. 그래도 그렇게 쉽게 맘이 좋아지진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막국수를 먹으면 좀 나아지겠지 싶어 인성병원 뒷편에 위치한 실비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시내보다 약간 변두리니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했던 곳인데, 다행이도 탁 트인 언덕에 있었고 손님도 날 제외하고 한분밖에 안계셔서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차라리 먹으니까 조금 낫다. 
가슴이 먹먹했는데, 이제 이곳을 다시 찾기로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싶더라.
일단 지하철을 타면 좀 나아질 듯 했다.

하루밤 신세지게 해준 인사과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춘천행 지하철을 탔다. 
 



비오는 춘천을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춘천에 와서 먹고 싶은것도 먹고 하고 싶었던것도 했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있던 도중 하나의 사건을 만났다.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소양강댐도 청평사도 가지 못했지만 그곳을 가지 못해서 후회스럽지는 않은데
부디 그 대학생들이 좋은 곳으로 가서 맘편히 지내고 있기를 기도해 볼 뿐이다.

그저 나는 할 수 있는게 단지 이것뿐이다.
앞으로의 삶이 내게 허락되는 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다음에는 한결 가벼운 맘으로 춘천을 찾아와서 춘천의 낭만을 다시 느낄 그날을 기약하며...

그래서 춘천으로 갔다 下편 관련 포스트 : http://monotraveler.com/228 (춘천맛집 실비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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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춘천에 가고 싶었다. 
집에 그냥 있자니 먹먹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당장 일정이 어찌될지를 몰라 멀리 장기간 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나마 집에서 가까우면서 생각을 정리할 곳이 필요했는데 마침 군 시절 인사과장님이 춘천에 산다는 말이 떠올랐다. 항상 으르렁 거리며 꼭 춘천에 가겠다 했었는데 이렇게 갈 줄은 생각지 못했다. 갑자기 전화를 걸었다.


"저 지금 춘천으로 출발합니다."


비가 내리는데 어딜 가냐며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비만 줄구장창 내리는 올해. 그냥 기분 좋게 떠나기로 했다. 비가와서 더욱 멋지고 센치해질 것 같은 춘천.

그래서, 춘천으로 갔다.

 



일전에 춘천가는 기차가 없어져서 아쉽다는 식으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뭐 아쉬운거야 지금도 변함없다. 기차를 타고 계란을 까먹으면서 춘천의 풍경을 즐기고 싶었는데, 지하철은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면 왠지 눈치가 보인다 나만그런가?
전동차는 냉방을 너무 심하게 틀어 유리창에 깊게 성에가 껴서 밖을 보기 힘들었고 렌즈에 습기 찰까봐 전전 긍긍하며 흘깃흘깃 풍경을 감상한다.

그나마 아쉬움을 조금 덜어줄 것이라면 저렴한 교통비와, 급행전철이 간혹 운행한다는 것. 그리고 객차가 신형이라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을 상쇄할 만큼의 무언가를 제공하려면 정말 많이 노력해야겠다 싶다.




상봉에서 춘천으로 가는 춘천행 전동열차는, 친환경 객차 테마답게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다. 보다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싶어 전동차 맨 앞칸으로 향한다. 비교적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비는 아직 내리지 않고, 산이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오늘의 음악은 김광석 BEST 앨범. 이것 또한 군시절 통신장교님이 생일 선물이라고 주신 손때 묻은 음반인데, 당시 서른이 되는 통신장교님이 서른즈음에가 좋다며 쥐어주셨다. 이 음반은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다 좋지만 변해가네라는 노래와 외사랑이라는 노래가 특히 감수성 돋우기엔 정말 좋다. 그래서 한번 외사랑이라는 노래를 직접 구매해서 배경음악으로 깔아본다. 




흐린날의 춘천은 예상대로 역시 운치있다. 음악까지 더해지니 여행 온 기분이 지대로다. 김광석 노래는 춘천으로 갈 때 꼭 들어봐야 할 노래 1순위! 다음에 또 한번의 여행을 기약할 때 다시 한번 담아갈테다. 


워낙에 막 다니는 성격이라 첨부터 어디로 갈지 전혀 정하지 않았다.  행선지, 시간 하나도 알아본 것이 없었는데 문득 이름이 신기해서 내리게 된 김유정 역. 사실 미리 전화를 하고 춘천역으로 인사장교님이 마중나오기로 했는데, 다 무시하고 이 역을 지나치게 되면 너무나 아쉬울 것 같아 앞 뒤 생각하지 않고 내렸다. (물론 전화로 이곳을 들르고 가겠다는 연락은 했다)
김유정 역은 역시나 독특했다. 고딕으로 도배된 다른역과 달리 옛스런 궁서체 하며, 특징있는 역사의 모습과 전국 오직 하나밖에 없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철도역이라는 타이틀. 김유정역에는 뭐가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사실 이곳엔 볼거라곤 하나, 김유정 문학촌이다. 겉으로만 김유정 문학촌을 들러야겠다 하는 관광객들은 분명 문학촌만 둘러보고 끝이었겠고, 버스로 실어날라지는 단체 관광객도 잠깐 설명만 듣고 이곳을 떠날것이 뻔한. 깊은맛을 보기도 전에,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떠나는 곳이 바로 이 곳일 듯 싶다. 

아쉽다. 너무 아쉽다. 이곳엔 문학촌 말고도 더 멋진 곳이었음을.. 꼭 머리속에 기억해둬야 한다.

 

김유정 문학촌은 역에서 5분만 걸으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는 공터였던 이곳. 원래 김유정 소설가의 생가였는데 소실되고 나서 다시 복원한 곳에 김유정 문학과 그의 삶, 그가 소재로 했던 것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다. 



문학촌에 있는 박물관에는 그가 생애 남겼던 유작들과 소설을 클레이로 표현한 봄, 봄. 김유정과 그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해설사님께 요청하면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다. 이 이야기가 모두 이 문학촌을 벗어나 감싸고 있는 실레마을이 소설의 무대라는 것이 더 가슴 깊숙이 다가온다. 


 

문학촌 전시관에는 이렇게 봄봄의 배경장소가 표시되어있다. 실레이야기길(2010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을 걸으며 이곳을 거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유작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직접 펼쳐볼 순 없어도 그 이야기들을 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방이라면 당장이라도 꺼내서 한편만 읽어보고 싶은 글들. 학창시절때 김유정 소설가의 향토색 짙게 베어있는 글들을 좋아했는데, 실레이야기 길을 직접 걸어보면서 상상해보기로 한다. 





김유정 시인의 동상






공터였던 곳을 설계도에 따라 완벽하게 복원한 김유정 생가터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그런지 사람은 많이 없었다. 빗방울도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한적한 시골길. 비가 왕창 오기전에 춘천으로 돌아갈까 했지만, 실레이야기길을 걷지 않고 갈 순 없다. 여기까지 온 이상 김유정의 그 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자 이제 실레이야기길을 걸어본다. 너무나 가고 싶었던 그 길. 사람이 하나 없어 흥얼거리면서 갈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저 만치 산속에는 왠 잔잔한 노래가 들려온다. 농사를 하시는 할아버지가 적적하셔서인가 큰 스피커를 달아놓고 흥에 겨워 일을 하고 계신다. 


아 이렇게 포장되지 않고 폭신폭신한 길이 계속되고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고.... 흐린데도 불구하고 풍광이 너무 아름다우니 감수성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겠다. 날아 오를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되어 이 풍경을 트위터에다 올리니 많은 사람들이 여기가 어디냐며 궁금해했다. 

어디냐고요? 한번 와보시란! 바로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실레이야기길이다.

 

이렇게 이야기길 곳곳에는 관련작품과 이곳의 배경이 어떻게 쓰였는지 이정표처럼 소개되어 있어서 김유정의 문학을 자주 접해본 사람이라면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모든코스를 걸으려면 족히 3시간이 걸리는 길이지만, 중간 농원이 있는 길로 가로질러 내려와서 1시간 30분정도만 걸었다. 아무래도 춘천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만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유정 문학촌을 들러 한참 잊고 있었던 김유정 소설가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가 살았던 실레마을을 한바퀴 돌며 소설의 배경을 직접 접해봐서 그런지 지금도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되었다. 산 기슭 깊숙히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를 계속 듣고 싶었는데 이젠 이곳을 떠나야 하는구나. 김유정역은 그렇게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 경춘선의 모든 간이역들은 신식 역사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더이상 덜컹거리는 무궁화호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춘천역에 도착하는 순간 깔끔한 내부는 정말 맘에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옛 역사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핸드폰 충전을 해야할 것 같아서 두리번 거리다가 보인 맛집 할인쿠폰 발급기. 춘천역을 통해 온 사람은 이것을 뽑으면 저렴하게 춘천 막국수와 닭갈비를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나중에 운 좋게 이것을 쓰게 되었다. 결론은 정말! 할인이 되더라)



춘천역에 내리자마자 세차게 비가 쏟아진다. 김유정역에서 비가 왔으면 여행도 제대로 못해보고 큰일났겠다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인사과장님에게 닭갈비를 먹자 언질을 했는데, 비가와서 귀찮단다. 와서 라면이나 끓여먹쟨다.

"(이제 전역했으니깐) 형! 내가 라면이나 먹자고 춘천온게 아니라고!!!"
"근데, 명동 거기 가도 다 그게 그거야~ 차라리 우리 집 근처에 닭갈비집 있으니깐 거기서 먹자~"

협상타결. 비도 오는데 명동구경만 살짝하고 차라리 아늑한 인사과장님네 집에서 편하게 먹는게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춘천역에서 12-1 번을 타고 두 정거장, 인성병원을 지나쳐 내리면 있는 곳이 바로 춘천 명동거리. 겨울연가 탓인가, 거리에 관광객들이 종종 보인다. 


아 근데, 비도 오는데 이 고물 3단 우산이 2단까지 밖에 펴지질 않는다 왜 이러는거야 대체!! 잘못하다간 비를 홀랑 맞게 생겼는데, 어디로 가야하지 두리번 대다가 지하 쇼핑몰이 있길래 내려갔다. 내 눈앞에 나타난건 명동 지하상가. 엄청난 규모로 조성된 이곳. 아예 지하세계같았다. 규모로 따지면 서울 명동 지하상가랑 비슷하게 되어있었다. 서점 뿐만 아니라 다이소까지 다양한 가게들이 입점 되어있다.이소에서 싼 우산 하나 사려했건만....


갑자기 내린 비라 그런지 우산은 모두 품절.
에라 걍 오늘 여행은 이만 하고 소양강 근처에 있는 형네 집으로 가자.
인성병원에서 가까스로 버스를 잡아타고 소양동으로 떠난다. 

한창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가 문을 열어주는 우리의 인사과장님. 
내가 춘천여행 갈꺼니까 추천여행지 한번 언급해주쇼 라는 말에 "야 됐어~ 우리집이 춘천여행 종결자야" 라더니만 집에 가니 알겄더라.



집앞에 이런 풍광이 똭!
소양 2교가 눈 앞에 똭!
"춘천 시민의 세금이 팡팡 터지고 있습니다~~" 가 생각나는 스폿라이트가 멋지게 똭!!!


그날 인사과장님과 함께 닭갈비를 먹고 2차로 집에서 이 멋진 야경을 보며 기네스 맥주를 한잔 했다. 아 정말 편하고 좋다아아. 정말 춘천여행 잘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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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 김유정역 경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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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9/14 03:53
볼것은 다 보셨네요. 인사과장님 말씀이 맞네요. 근데 인사과장님이시면 소령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대대급 중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대대급은 인사장교라고 하지요. 어찌 되었던지 둘다 저보단 한 참 후배지만요. 춘천 잘 보셨네요. 저는 자주 가죠. 집이 양구라서...
wrote at 2011/09/14 12:50
이츠하크님 방문 감사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은 대대급이라 편제상으로는 인사장교가 맞는데 언제부턴가 대대장님이 인사과장이라고 부르라 해서 -_-; 그렇게 불렀었습니다..계급은 중위였는데..(비합소에서 한참 대대편제표를 훑어봤는데 역시 연대급 이상에서나 인사과장이 명기되어있던데 말이죠). 대대급 중위라 원래는 인사장교가 맞습니다 ^^ 춘천은 제가 담편에서 연재하겠지만 제가 있을때 인하대학생 산사태사건이 일어난 당일이라서 .. 소양강댐과 청평사를 보지 못했네요. 그래서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입니다. ^^
wrote at 2011/09/19 18:12
이렇게 훌쩍 떠나는 여행이 정말 설레이는 것 같아요... 비가 와서 그런지 사진이 싱그럽게 보이네요....

춘천가는 기차가 없어졌군요... 뉴스에서 본 기억이 있네요...

대성리로 기차타고 대학시절 MT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
wrote at 2011/09/26 21:14
저도 기차를 타고 MT를 갔던게 새록새록한데, 레종님은 카세트 들고 가셨을 세대려나요 ^^!! 춘천 정말 좋습니다. 비올때 더 센티멘탈 해지는 곳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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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울산에 갔다는 고백은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고백이다. 부모님의 고향이기도 했고, 많은 지인들이 울산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꼭 울산에 가봐야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떠나기에 쉽지 않았던 곳이었다. 


이번 만큼은 꼭 울산에 가봐야겠단 생각으로 울산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부산에서 자그마한 열차를 타고 도착한 태화강역. 찌는 듯한 무더위에 습기도 없어 후덥지근 했던데다가 태화강역에 오면서 모자를 열차에 놓고 내려 유실물 센터에 연락을 해놓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루트를 짜야할지 막막했다. 

 


태화강역에 도착! 울산역(KTX역은 아주 멀리 떨어져있다), 시내로 진입하려면 태화강역으로 와야 한다.

일단 물한모금 마시고 태화강 역 앞에 있는 여행안내소에서 루트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저기..울산에서 추천해주실 만한 곳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신불산을 꼭 가보고 싶은데요!"

"아 그래요? 신불산은 여기서 거리가 멀어요~ 게다가 여름에 가기엔 그렇고 가을에 억새가 있어서 가을에 오시는게 더 좋을거에요. 일정이 길지 않다면 시내 위주로 돌아다니는게 좋을거에요" 


영남알프스라고 불리우는 신불산쪽은 여름이라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렇게 되면 시내에 있는 관광지를 가보지 못할 것 같아서 시내 위주로 코스를 짜보기로 했다. 


일단은 섹터별로 여행지를 묶어보기로 했다. 모든 버스는 공업탑 로터리를 통한다. 환승을 하는 곳은 학성공원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쪽을 위주로 권역을 묶어보자면 1권역은 울산대공원, 태화강, 태화강공원, 십리대밭길이 있고 2권역은 장생포 고래박물관, 장생포 3권역은 대왕암, 진하해수욕장이 있는 방어진 구역 4권역은 온산공업단지를 지나 간절곶으로 향하는 루트다. 


여행권역은 이렇게 설정하는것이 유용할 것이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대왕암쪽을 먼저 가보기로 한다. 대왕암을 가는 버스인 102번을 타고 가려고 카드를 찍으려 했는데, 아차 지갑이 없다. 태화강역에서 별별 일이 다 있어서 그런지, 정신을 저만치 놔두고 온 것 같다. 다시 그자리로 갔는데 없어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한 가족이 내 지갑으로 보이는 물체를 이리저리 넘겨보는게 보였다. 


아무리 봐도 내 지갑이 맞는거다. 


"저기 혹시 그 지갑 이쪽에서 보셨나요... 제꺼 같아서요"

이리저리 넘겨보던 가족이 안그래도 주인을 찾고 있었다며 감사하게도 돌려주셨다. 사는 곳이 용인인데, 주소가 오산으로 되있길래 가까운 도시라 꼭 찾아주고 싶으셨단다. 그러면서,

"주민등록증 사진보다 실물이 낫네요~" 하셨다.



아하하하. 나란 남자 이런 남자. 



다행이도 지갑을 돌려받아 버스를 타고 대왕암으로 향했다. 대왕암은 방어진에 위치하고 있는데 지도상으로는 굉장히 가까운 줄 알았더니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 버스는 시내를 돌고 돌아 방어진으로 간다. 예를 들면 태화강역에서 시작하여 시외버스터미널, 태화강, 학성공원, 현대중공업을 지나 방어진까지 닿는데 거진 한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정신놓고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여 방어진까지 왔다. 워낙 계획 없이 여행하는 스타일이라 방어진에서 대왕암공원까지 가려면 어느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지 정보 하나 없이 왔지만, 내 전화를 귀엽게 도청하시던 아주머니께서 내려야할 즈음 여기서 내리라며 일러주셨다. 



 


을기등대입구에서 내려 10분정도를 걸어가면 대왕암 입구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곳이어서 A코스부터 D코스까지 선택할 수 있다. 추천 코스는 단연 해안을 끼고 도는 A코스. 울산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보며,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여행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는 좋은 코스였다. 조금 경사지거나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가 있지만 그것마저 상쇄 시킬 수 있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보는 푸른 울산 바다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피톤치드가 마구 뿜어나오는 송림은 그 깊이를 더한다. 스피커에서는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가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고 천천히 걸으면서 산책을 하다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A코스를 거닐며 찍은 사진들과 해무에 쌓인 대왕암

시원하게 바람을 쐬고 대왕암 명물인 다리를 지나면 고양이가 몇마리 보이는데 가끔 이 고양이들이 생선을 낚아와서 먹기도 한다. 이런곳에 고양이가 살고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또 어떻게 왔는지 신기하게도 일본인 관광객이 종종 보인다. 단체로 온게 아닌 개인으로 왔다고 하는데 대왕암의 사연이 일본에 어떻게 전해져서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왕암에서 나와 다시 태화강역으로 가는 길. 방어진을 빠져나오면 꼭 저녁 6시 퇴근시간에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비록 차가 엄청나게 막힐지라도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퇴근하는 약 100명은 되보이는 이륜차 무리를 볼 수 있는데, 울산사람들은 폭주족님들이야~ 하며 우스겟소리로 말하는 현대중공업 직원의 독특한 교통수단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자차를 이용해서 출퇴근 할 경우 부품이나 기밀이 샐까봐 그렇다고 하는데 정확히 밝혀진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재밌는 광경임은 틀림없다. 



도착지는 태화강역이 아니라 이마트 앞이다. 이마트에다 짐을 넣어놓고 이동했기 때문에 다시 똑같은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렸다. 그런데 배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이 잘못된 걸까, 느낌이 장염에 걸린 것 같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확실히 장염기가 맞는 듯. 콕콕 쑤시고 아파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여행지에서 왠만하면 잔병치레를 안하는데 방심하다 된통 당했다. 

앞으로 며칠동안은 먹거리는 피하고 계속 포카리스웨트만 먹으라는데 일단은 속을 깨끗이 비워야 하는게 맞을 것 같아 포카리스웨트를 먹고 찜질방에서 배를 따듯하게 하기로 했다. 


공업탑 근처에는 찜질방이 두개가 있다. 대왕암 쪽에 있는 홈플러스 EXR 찜질방도 유명한데, 짐을 이마트에 맡겨 놓았기 때문에 공업탑 근처에 있는 찜질방을 이용하기로 했다(울산여상근처에 위치)

배를 살살 만져주며 트위터에서 들었던 조언들대로 처방을 해보기로 했다. 다행이도 조금씩 나아지는 듯 하다. 

여행지에서 아파오니, 서럽다는 말을 이제 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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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일어나보니 9시. 하도 아프다보니 푹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거의 10시간 이상을 쉰 듯 하다. 이렇게 아프지만 않았다면 전날에 울산사는 후배도 보고 밥도 먹고, 공장야경을 찍으려고 했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어 아쉬움 반을 가지고 오늘 일정을 다시 수립해본다. 



공업탑의 모습 

일단 위치는 공업탑이기 때문에 울산대공원을 갔다가 태화강으로 이동해서 구경하고 환승이 쉬운 학성공원에서 장생포 아니면 간절곶으로 향하면 되겠다. 게다가 학성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옥계동이 부모님의 고향이라 그 정취도 느낄 겸 루트를 수립해보기로 했다. 


울산시민이 부럽기까지 했던 잘 정비된 울산대공원


약간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향한 울산대공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병원에 가봐~"라는 조언을 뿌리치고 걷기 시작했다.(담엔 반드시 병원에 가야지) 공업탑에서 울산대공원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었다. 후배에게 물어보니 후문으로 들어가서 중문으로 나오면 딱 코스가 그려질거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포카리 스웨트를 들고 천천히 걷는데 설렁설렁 걷기 너무 좋은 코스였다. 천천히 마음을 정화시키며 걸으니 장염이 싹 달아나는 듯 하다. 거짓말 안하고 이제 좀 괜찮다 싶을정도로 회복되어 나른해졌다. 


 

찜질방 > 울산대공원(걷기 1시간 30분) > 울주군청 앞 태화강 로터리행 버스 승차 > 하차 후 태화강 건너자마자 바로 버스 탑승 >
태화강 대공원과 십리대밭길을 1시간내로 걷고 > 동강병원에서 환승하여 학성공원방향으로 이동 > 간절곶행 버스 승차 
  

여기서 밝히는 울산여행의 좋은 점은 바로 교통카드! 버스가 같은 코스가 아니면 1시간 내에 무제한 환승이 가능해서 잘 계산하면 권역별로 잘 여행할 수 있다. 울산대공원에서 나와 태화강 로터리로 가는 버스를 타서 태화강 전경을 감상하고, 십리대밭길로 가는 버스로 환승하여 정취를 감상하고, 다시 나와 학성공원으로 가는 계산을 한 결과 편하게 버스를 타며 여행할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 많이 걷지 않아서 참 좋았고, 멋진 경치를 감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태화강 로터리에 내려 태화강을 건너면서 풍경을 보고 십리대밭길까진 거리가 좀 있어 버스 2정거장 지나쳐 하차하면 바로 십리대밭길. 물론 이곳은 야경이 더욱 멋지다고 하지만 주간에 봐도 정비가 잘 되어있어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환승을 이용해 학성공원으로 가서 장생포나 간절곶중 코스를 잡아 가면 된다. 원래는 장생포에 갔다가 박물관을 구경하고 다시 나와 간절곶으로 향하려 했는데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간절곶을 가기로 했다. 



학성공원의 환승정류장. 잘 모르면 바루 뒤에 매표하시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간절곶으로 가는 길은 울산 시내에서 40분 가량 소요되는 곳으로 온산공업단지를 지나 위치해있다. 온산공업단지는 야경으로 굉장히 유명한데, 어제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자꾸만 남는다. 간절곶으로 향하는 버스 715 번을 타고 공업탑 로터리를 거쳐 들어 남창역을 지나 외고산 옹기마을의 아기자기함과 어우러진 간절곶 가는 길은 아름다운 숲과 바다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도와준다. 

간절곶 입구에 내려 5분정도 걸어가면 간절곶의 랜드마크인 거대하고 빨간 우체통이 보이는데, 그곳에는 정말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되어있고 그 뒤의 등대와 벤치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것이 절경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간절곶의 관람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돌아나오는 버스를 다시 타고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 교통편을 타고 이동한 시간만 왕복으로 3시간 정도 잡는다면 간절곶을 계획하는데 무리가 없겠다.



http://dept.ulsan.go.kr:8000/construction/traffic/traffic_02.jsp 참고하여 공휴일 시간표도 찾아보세요. 월내발로 보시면 간절곶 시간이 나옵니다 :) 버스 탑승은 낚시점 앞에서 승차!
 

다시 외고산 옹기마을을 지나 공업탑으로 돌아와서 어디를 갈지 몇분 고민하다가 장생포까진 아니더라도 장생포 근처에 있는 선암저수지에 가보는게 어떨까 싶어 선암저수지로 향한다. 울산 토박이도 관심을 가져야 한번 가본다는 이곳은 장생포 가는 길에 위치해있는데, 찾기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저수지 자체가 산 위에 있어 등산할 각오를 가지고 가야한다. 울산사는 후배의 통신망을 통해, 그리고 근처 거주민과 할머니를 통해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지 않은 곳과 골목골목을 들어가며 선암저수지에 닿았다. 궂이 왜 여기까지 와서 선암저수지에 가나? 궁금한 사람이 있을 터, 


어제 밤에 가지 못한 공장 전경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몇몇 사진을 보았는데, 무룡산에서 보는 야경과 선암저수지 꼭대기 팔각정에서 보는 야경이 좋다하길래 한번 보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 하지만 장염인데다가 무리를 하면 안된다는 지인의 말때문에 선뜻 나서기 힘들었는데 어느정도 몸은 가눌 수 있을 것 같아 무작정 올라가 팔각정이 아닌 다른 루트를 찾아보기 위해 산을 두리번거렸다. 



주위에 아주머니가 지나가면 무조건 "아주머니 ! 여기서 공장 전경이 잘 보이는 곳이나 어느정도 보이는 곳좀 알려주세요" 라고 했더니 산 속 부대 왼편으로 나있는 산길, 태광산업 정문으로 가는 길이 좋다하여 그 마을로 갔다. 숲을 지나 도로를 조금만 걷고나니 석유공장을 비롯해 많은 공장이 눈 앞에 펼쳐졌다. 뭔가 역동적인 공장의 전경을 보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풀리는 것 같다. 공장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은 남자들이라면 한번 쯤 해봄직한 게임인 <파이널 판타지7>의 무대, 어렸을 때 알라딘 보이로 숱하게 했었던 소닉 더 헤지옥2에서 등장하는 기름공장 스테이지를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아 왠지 오타쿠 같다..)


야경은 이런 느낌

http://blog.naver.com/kimcoco1?Redirect=Log&logNo=130113174032

용연교 > 선암자치센터 옥상 > 선암호수공원 팔각정 > 무룡산이 야경포인트.



그렇게 감격해서 공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지진나듯 흔들리며 뻥 소리가 연달아 3번이 나더니 공장중에 한곳이 폭발하는게 아닌가? 너무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동네사람들도 놀라서 나오고 굴뚝연기보다 훨씬 검은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이윽고 멀리서 119의 사이렌소리와 헬기가 출동하고 몇번의 폭발음이 들리며 심각한 사건임을 인지했다. 헬기는 인근 선암저수지의 물을 실어다가 진화에 착수했고 나는 이 근처에 오지말라고 트윗을 통해 위험성을 강조했다. 산에 몸을 피했다가 1시간 가량 지나자 연기가 잠잠해질 즈음 네이버를 검색하니 헤드라인에 뜨는 울산공장 폭발. 사상자가 없길 바랬지만 사상자가 추가가 되고 너무나도 심각했던 사건이었다.






<사건 사진은 굳이 게시하지 않겠습니다>
 


산을 내려와 태광산업 정문 근처까지 나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 동네인지라 20분가량을 걸어서 정류장에 도착하니 다들 심각한 표정이다. 도로에는 아직까지도 엠뷸런스가 다니고, 대피하는 분위기였다. 나도 들어오는 버스를 타고 황급히 자리를 떠 다시 공업탑으로 향했다. 공장 전경을 보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해서 공업탑에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 (약 4900원) 태화강역에 도착하여 다행이 연착되어 늦게 오는 기차를 숨고르며 기다렸다. 그리고 울산을 떠나 동대구로 향한다. 


동대구로 향하면서 울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떠오른다. 울산에서 배를 움켜쥐고 이왕 온 여행 잘 즐기다 가고 싶어 가볼만한 곳은 다 가보고 심지어 길도 없는 곳을 가는가 하면 다양한 사건사고도 만났다.   

경험적으로 신기한 여행을 한 것이기도 하고 기억에 확 남는 여행지였다. 울산 시내는 하나의 테마가 있다. 산업단지가 도시와 잘 어우러진 여행지. 사실 이런곳을 찾기 쉽지 않다. 직접 가봐야 왜 울산이 현대시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그 규모는 얼마나 큰지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다. 내게는 부모님과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부모님의 고향인 학성공원 근처 욕교동을 지나며 부모님이 늘상 말씀하시던 가게가 아직도 남아있었고 항상 고등학교 시절에 방어진으로 많이 놀러갔다며 말씀하셨는데 이제 그 지명도 알고 울산여행도 가봤으니 어느정도는 아는척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은 여행이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꼭 여기다 글을 남겨야겠다.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직접 다녀와서 내게 자랑해주기 바란다.

첫째는, 울산 공업단지의 야경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과 장생포 고래박물관을 가보지 못한 것. 

두번째는, 신불산 쪽을 가보지 못한 것

마지막으로는 울산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아쉬움이다.


반드시 다시 가보고 싶은 울산. 그때는 정말 더 재밌고 더 의미있고 더 맛보며 여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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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8/31 23:17
비밀댓글입니다
wrote at 2011/08/31 23:24
오.. 그렇구나. 학성공원쪽이 시내라는 말씀이지? ㅎ 울산박물관과 전시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알다시피 시간이 장염때매 많이 지체되서 못가고 있었어.... 슬프다. 내가 가면 다들 귀찮게 할까봐 연락 안했어~ 보다시피 딱 장염걸려버려서 ^^ 만났으면 너가 이래저래 피곤해졌을듯 ㅎㅎ
Ji U 
wrote at 2011/08/31 23:29
헤에~ 울산 간절곶!! 다른 곳보다도 저곳이 제일 가보고 싶네~
울산은 워낙 실시간으로 사건사고를 들어서.......... ㅋㅋ
산업단지가 도시와 잘 어우러진 여행지라, 정말 맞는 표현인지는 나중에 다녀와서 ㅋㅋ
나도 말해주겠음!
wrote at 2011/09/04 22:16
ㅎㅎ 너무 좋은 여행지였어. 나에게는 추억이 깊게 스며든.. ^^
wrote at 2011/08/31 23:30
근데 형님 이제 나 울산에 없다는 거 ㅜ 다음에 울산야경찍으면 보여주시라~
wrote at 2011/09/04 22:16
알겠어라 ~ ^_^
wrote at 2011/08/31 23:39
간절곶, 대왕암은 울산에 가게 되면 한번쯤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아직까지 한번도 못가본 곳이랍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엔 다녀왔는데......울산과 가까운 양산에 살고 있지만 울산시내쪽은 쬐끔 멀게 느껴지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신불산 쪽은 꼬옥~ 가보세요. 억새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작천정이나 작괘천의 풍경도 아름답고요, 등억온천은 패스하더라도 그 앞을 지나는 도로가 '도깨비도로'라서 오르막길인데 막 내려가고 한답니다.^^
울산 서쪽(언양, 삼남, 상북)은 신기한게 많으니까 울산에서 멀지만 추천해주고 싶네요.
wrote at 2011/09/04 22:25
아, 장환이 양산에 살고 있구나 :) 거기도 울산에서 한참 떨어진 곳인데 ^^ 신불산은 가을에 꼭 가보려고 해 !! 추천해줘서 고마워~ 든든하다잉
김한솔 
wrote at 2011/09/03 04:42
잘 봤네... CMOS는 청소했는가? :) 아. 배아파 뭔가 잘못됐나봐... 큰일이야.
wrote at 2011/09/04 22:25
이 글을 인제 보는구만, 어제까지 큰 행사 하나 치뤄서 정신이 없었네 :-( 속은 괜찮은가 모르겠다 ㅠ
wrote at 2011/09/03 20:31
출장 때문에 참 자주가는 도시인데.... 울산에 무언가 볼거리가 있다고 생각조차 안해봤네요.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오토바이 행렬은 정말 장관이죠 ^^
wrote at 2011/09/04 22:26
울산으로 출장 많이 오시더라고요!!! 오토바이 행렬도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것. 역시 와이낫?입니다 :-) ㅋ
울산 
wrote at 2011/09/04 02:07
신불산은 가을에 가면 억새장관도 멋지지만 붙어있는 간월산의 간월재 같은경우 여름에 가면 녹색 푸르름이 짙어서 정말 멋집니다^^ 신불산이나 간월재 갈 경우엔 당근 KTX를 이용하시기를 바랍니다^^
wrote at 2011/09/04 22:27
간월재와 영남알프스의 가을은 정말 황홀하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는 신불산을 가볼 참입니다. KTX를 타고요 ^^
wrote at 2011/09/07 19:17
안녕하세요, Daum view입니다.
이 글이 공감블로그 7탄 이벤트 '참여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view로 좋은 글 송고해주신 점 대단히 감사드리며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관련 공지문 참고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공감블로그] 공감상 발표 : http://v.daum.net/link/17661492
wrote at 2011/09/11 13:14
공감상에 선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열심히 할께요!
울산부동산 
wrote at 2011/10/18 20:42
반갑습니다..^^ 우연히 검색하다 여기까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울산 거의 토박이 이고..
네이버 울산부동산 재테크 카페에...울산부동산 이라는 닉네임이르 울산관련 글을 장황하게 남긴적도 있습니다.
일부는 제글을 펌 ㅎ해간 사람도 있더군요.
무엇보다 대단하십니다.
차가 있는 저도 울산 그리 쉽게 잘 안 다니는데..^^ 동에 번쩍 남에 번쩍..ㅋㅋ
선암 수변공원은 많이 갔어도 군부대쪽은 잘 안 올라가는데..ㅋㅋ
그리고 아직 12경 말고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저만의 비밀울산여행지?도 몇곳 있는데 아쉽네요.
일단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차가 있는 저도 이젠 잘 안 나서는데...
워낙 익숙한 울산이라..ㅋ
동네 구석 구석 눈에 익어서..ㅋ
하여간에 다음에는 좀더 여유 가지고 오세요.
산을 좋아하신다면 신불산 억새도 가을에 오면 장관입니다.
베네골쪽에서 올라가면 좀 더 편하고 멋질수도 있고,...통도사 삼성전자있는 쪽에서 올라가면 첨엔 고생이 심한데...
정상에 올라서서 맛보는 경치는 고생해서 그런지 그쪽이 더 멋지더군요.
저도 첫 등산때 뭣도 모르고 동쪽에서 올라갔는데..고생은 많았지만..정경은 끝내줬죠. 아마고생해서 그런가?

그리고 울산은 박상진의사 최현배 선생 생가도 있습니다. 학성공원은 왜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는 역사적으로 유명하고...
그리고 청동기시대 유적지인 암각화나..그위에 만화리에 있는 박제상 유적지도 있고요.. 뭐...이래 저래 있는데..
울산 야경에 대한 아쉬움이 많으신거 같은데..
야경은 무룡산 야경이 최고입니다.
야경뿐만 아니라 무룡산이 경치가 제일 좋은장소중에 하나입니다. 바다도 보이고 시내도 보이고...ㅋ
밤에 특히 더 야경이 멋집니다. 공단쪽에 화려한 불빛과..시내쪽에 일반 야경...
공단쪽 야경은 마치 고흐의 '별이빛난는 밤에'작품을 보는듯한 느낌(제 생각ㅋㅋ)
신화마을 벽화도 요즘 유명하고요..
울산 오래 사신분들은 한번쯤 살다가는 동네죠. 저도 이동네 살았음. ㅋ
성남동 옥교동이 울산의 오리지널 동네고요. 그외에 울산에 오래된 동네로는 학성동이나 병영 요쪽으로...
남구는 장생포 용연(이주 많이 해서 지금은 동네 흔적이 좀..) 야음동... 신정동...
동구는 방어진에 사람들이 많이 살았죠.
참 방어진 대왕암 가시면서 염포(조선시대 3포개항지중에 하나)도 지나가셨겠네요.
일일이 설명하자면 무지 깁니다. ㅋㅋ
학성공원은 어릴적 어린일날 단골로 갔던 곳이고...

울산에 애착이 많아서 인지..
울산 관련 블로그를 하나 만들까 싶기도 합니다. ^^
총망라~
하여튼 울산관련글 오면 꼭 이렇게 리플을 달게 되네요.
정말 열심히 걸어다니신게 티가 납니다.
선암수변공원 군부대쪽을 올라가서...
선암동 사무소 있는 쪽으로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도 보이고..
그런데 아쉬운건 선암동에서 공업탑 와서 택시 탈바엔 바로 선암동에서 태화강역으로 가셨다면 택시비용 큰 차이없이 바로 태화강역으로 가셨을텐데...^^
wrote at 2011/10/21 02:33
울산부동산님! 정말 이 댓글보고 힘이!!!! 그리고 소름이 쫙!!!! 정말 정성이 엄청 느껴지는 댓글인걸요 ^^
제 부모님이 울산출신이라 그런지 울산에 대한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시는데 끝이없더라구요. 전날에 부산에서 밀면을 잘못먹고 장염에 걸려서 울산에 있는 이틀내내 밥 한끼 먹지 못하고 다닌거랑 밤에 야경을 못본게 너무 한이에요.. 그때 장염때매 힘들지 않았더라면 정말 산에 올라가서 야경을 봤을텐데.. 이도저도 아니어서 말이죠.

그래도 최대한 울산을 잘 알고 가야 나중에 오면 더 잘 여행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첫째로 교통편을 연구했고 두번째로는 섹터별로 여행지를 돌아봤고 세번째로는 여행지 근처 주민들에게 자문을 얻었어요 :) 그래서 이곳저곳 많이 가본 것 같습니다.

신불산 억새는 아마 11월에 보러 갈 것 같아요 ^^ 통도사 삼성전자에서 보면 어디까지 보이려나요? 정유공장까지 쭉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 그쪽도 꼭 가봐야겠습니다.
제가 사실 무룡산을 가보려고 했었는데. 그날 배가 너무 아파서 결국 공업탑에서 걷는걸 멈췄네요. 거의 탈진하다 시피해서 .. 응급조치를 해야겠더라구요... 다음에는 꼭 울산부동산님께서 말씀해준 그곳을 다 들러봐야겠습니다 :)

전 지역주민이 자신의 터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것 자체가 너무 멋져보인다고 생각해요

보통 그러잖아요

어디어디 추천해줘요 하면 "에이 그냥 항상 보는거라 그닥 볼거 없을텐데" 라는 대답을 들으려고 질문한게 아니잖아요 ^^

아, 그리고 선암동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기차길이 고가로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이 끝이 바로 태화강이겠구나 했었는데, 택시를 타지 않고 공업탑으로 간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 시간상 버스로 환승해가면 돈을 절약할 수 있을것 같아서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ㅠㅠ 근데 버스가 잘 안와서 시간 조절 실패했습니다... ㅠ_ㅠ

울산부동산님, 블로그 개설하면 꼭 좀 알려주세요. 아니면 메일주소라도 남겨주세요 울산을 또 방문하게 되면 비밀 여행지 몇개만 좀 알려주세요 ^^

아,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서 옥교동 출신입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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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4시 30분이 되어, 일어났다. 그날따라 아저씨들이 괴성을 질러주시는 까닭에 잠을 설치긴 했지만, 에라 그래도 덕분에 일찍 일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나섰다.

사실 너무 일찍 서두를 필요는 없는게 대청봉이 딱 30분거리도 안걸리는 곳에 위치해서 지리산처럼 어느정도의 산행을 요할 수준은 아니다. 바위를 조금만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대청봉. 천천히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설악산 대청봉으로 향했다.

일출시간은 대략 5시정도, 구름이 제법 꼈던 날씨라 그런지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고 싶은게 있었다. 항상 집걱정, 가족걱정. 모두 대성했으면 하는 올해의 바람.





빼꼼히 일출이 구름 사이로 활짝 빛난다. 아름다운 일출을 보면서 준비해 두었던 소원을 하나하나 머리에 떠올리며 기도했다. 아주 완벽한 일출을 기대했던것도 아니라서 이정도의 일출도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사람들은 연신 우와를 연발하며 어떤 아저씨는 맥주 한캔을 가지고와서 쭉 들이키시더라. 그 맛을 알지 못하는 나는 다음 산행때는 꼭 품에 맥주 한캔을 들고 오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야지.


결국 설악산 정상을 오르겠다는 염원도 이루어냈다. 어렸을 때 꼭 오르고 싶었는데 몸도 약하고 해서 쉽게 도전할 수 없었는데 성인이 다 되어서야 가능했던 대청봉. 대청봉 다음으로 우리는 오대산을 다음 목적지로 정했다.


정상에서 내려가기가 싫어서 한 30분간을 계속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진을 찍거나 아니면 바다를 보면서 멍하니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나름 짜릿한 경험이었다. 집에만 있으면 분명 다시 퍼질테고, 도서관에 있노라면 도서관 나무 책상을 보며 생각에 잠길텐데 이렇게 산 정상에서 맛보는 짜릿한 고뇌는 참으로 뼈와 살이 되는 순간이다. 인생에 있어서.


전날 잠을 쉽게 들지 못해서, 30분정도 산장에서 못다한 잠을 잤다. 그리고 나서 직원의 독촉에 의해 일어나니 벌써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더라. 친구는 어차피 이제 나무 데크로 된 계단의 연속이라 편하게 내려가면 된다고 하고 계곡 길이라 볼 것이 많다고 즐기며 내려가잔다.

일단 허기부터 채워야했다. 집에서 준비해간 라면을 취사실에서 끓여먹었다. 알싸한 라면스프냄새에 정신을 차리고 어제의 햇반은 왠일인지 잘 익지 않아 라면에 풀어서 먹었다. 옆에 있는 아저씨가 남은 소주 한병을 들고가라 권하셨는데 아침부터 라면과 함께 비울 수 없어 거절했다. 나중에 비선대에 왔을 때 그 소주 들고 올껄 내심 아쉬웠다.

오늘 첫번째 쉼터는 회운각 대피소. 소청을 에둘러 갔다가 내려가면 나오는 곳으로 회운각 까지 가는 절경이 아주 끝내줬다. 아침이라 그런지 산안개, 운해가 잔뜩 껴있는데 마치 킬리만자로 고봉에 온 듯한 분위기가 났다.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하고 습기도 적당해서 좋아했던 나무 데크길. 굽이굽이 능선도 보이고 저 멀리 바라보면 공룡능선도 보인다. 지도에서 빨간색 루트로 숙련자 코스라 되어있는 그 길. 다른 산을 좀 더 올라보고 도전해볼테다.

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정도 가니 이윽고 나오는 회운각 대피소. 도착하자마자 물 한통을 비우고 또 다시 잠이 들었다. 어차피 천천히 하산해도 되는거라 아무 걱정이 없다. 어쨌든 제시간에 도착할 수는 있으므로.

회운각으로 향하는 길에 물소리가 조금씩 들려오면서 또렷히 들릴 때 쯤 만날 수 있는 회운각 대피소는 산행에서 처음으로 시원한 물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중청 대피소의 경우는 아무래도 물탱크에서 나오는 물이라서 물 맛이 달랐는데 회운각 대피소의 물 맛은 좀 더 비릿한 맛이 없더라. 신나게 잠을 자고 나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 무리들.

알고 보니 우리가 첫날 능선에서 뵈었던 아저씨들. 그중 한분은 분당에 사시고 너무 유쾌하셔서 우리끼리 '분당아저씨'란 별명을 붙여드렸는데, 이 아저씨들도 참 천천히 산행하시는구나. 우리도 그에 못지 않게 천천히 산행한다 생각했는데 이 아저씨들은 거의 종결자다. 무조건 계곡만 보이면 한 2시간은 쉬시는 듯 하다. 맨 마지막 사진은 엎치락 뒷치락 산행하다 자꾸만 만나는 그 아저씨들을 도촬. 뭘 가져오셨는진 모르겠지만 계곡에서 먹고 마시고 물장구 치고 천천히 산행하시는 듯 하다.




회운각 대피소를 나서면, 공룡능선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다. 왠만한 산악회 분들은 바로 내려가지 않고 공룡능선을 통해 비선대로 향하시는 듯 하다. 그날 따라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어그제까지 비가 왔던걸 감안하면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젊디 젊은 나도 엄두를 못내겠는데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까. 대단하다.





산을 내려가는 내내 끝없는 감탄사와 비경이 쏟아져 나온다. 한계령에서 중청으로 갈때보다 더욱 볼것이 많은 계곡루트. 그중 폭포의 제일이라 느끼는 곳은 바로 천당폭포.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지만, 물이 생각보다 너무 차다.
발만 담구고 있자니 피로가 싸악 풀리는 듯 하다.






하산하는 길은 대부분 나무데크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월하다.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고 발끝에 힘을 모으고 산행하면 무리 없이 내려올 수 있다. 중간중간에 만나는 계곡에 피로도 풀고, 하하호호 하면서 쉽게 내려올 수 있는 길. 반면에 이쪽으로 올라오는 길이라면 무릎이 많이 아플 듯 하다.


어렸을 때 설악산을 세번 왔었다. 한번은 속초로 가는 김에 비선대에 잠깐 들렀다 오자며 갔었던 기억. 한번은 토왕성폭포를 찍고 왔었고 한번은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왔던 기억이 난다. 당연하겠지만 그때 기억의 그 풍경들이 아직도 살아있는 듯 하다.
내려오면서 느끼는것은 다른 산들보다 외국인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 속초 버스터미널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봤었는데 여기서도 단체 혹은 개인으로 온 외국인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중청에서 만났던 외국인은 무려 올라가면서 우리에게 먼저 인사도 건네었다.

헬로~가 아닌 "수고하십니다" 로.
산 좀 타보신 양반인 듯.




나무데크가 조금씩 모습을 감추고 돌길이 시작될 즈음 만날 수 있는 양폭대피소. 이제 비선대에 거의 다 왔다는 이야기다. 어린 아이와 함께 산을 오르는 가족들은 소공원에서 입장하여 양폭대기소까지만 오는 듯 하다. 우리는 비선대의 막걸리가 눈에 아른거려 쉬지 않고 다시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우린 여지없이 분당아저씨를 만난다. 또 물장구 치고 계시는구나 저분.


양폭대피소에서 한 한시간 정도 걸었을 까 드디어 친구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야! 다 왔다. 드디어 비선대다!"

아 정말 오랜만이다. 저 빨간다리와 풍경들. 그리고 내가 묵었던 2층 산장방. 어렸을 적 기억이 물씬 난다. 부모님은 아파하는 날 2층에 뉘여놓고 아마 막걸리를 들이키셨겠지?

이제 내가 막걸리를 들이킬 차례가 되었다.


이렇게 파전과 막걸리를 시켜서 시원하게 한잔. 막걸리는 또 호기롭게 시킨다고 대짜를 시켰다. 역시 파전은 해물파전이 갑! 우리가 주문하니 옆 테이블 할아버님들도 같이 해물로 시키셨다.
또 옆 테이블에는 외국인들이 있었는데 저게 뭔가 하며 쓱 훑어봐서 해물파전을 추천해줄까 생각했는데 이내 라면을 시켜 먹더라.

에이, 여기선 그래도 파전이 갑이제~

우리는 계속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를 부어라 마셔라 하며, 파전을 찢어나간다.


막걸리에 흠뻑 취해서 비선대를 나서는 길. 친구말처럼 취해도 잘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문제는 아주 취하면 이것도 비탈길로 보이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더 취하면 이 땅바닥이 하늘로 보일 수 있다는 것에 주의.


우리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비선대에서 흠뻑 취해 비틀대며 길을 어깨에 이고 걸으시더라.




신흥사 대불에서 한 컷.
이제 얼굴에서 고단함이 느껴진다. 빨리 집에가서 쉬어야지!



드디어 도착한 소공원 입구! 일단, 화장실에서 텁텁해진 이를 좀 닦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무나 감격스런 순간이다. 아름다운 절경을 맘껏 느꼈고 계곡을 느끼고 구름가는 데로 움직여서 도착한 이곳. 우리는 또 한번의 성취감을 만끽한다.
친구와 함께 등산하고 나면 항상 사는 2천원짜리 등산지도 손수건을 사들고, 옆에서 대청봉 케이블카 반대 서명을 했다.
대청봉에 무슨 케이블카라니.. 그 좁은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리거나 제한을 한다해도 일반 등산하는 사람은 그곳에 닿기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파괴해가면서 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속초로 향하는 길 우리는 닭강정을 먹기 위해 중앙시장으로 가는 버스(7-1)를 탄다.


중앙시장으로 다시 들어서서 먹은 만석닭강정은 정말 꿀맛이었다. 게다가 약간 식은뒤에 먹으면 더욱 감칠맛 나는 닭강정. 이걸 싸들고 속초 터미널 앞 편의점에서 맥주 두캔을 사서 호기롭게 뜯었다.
시원한 청량감이 감도는 맥주와 치킨이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수원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잔뜩 취기가 오른 우리는 바로 잠이 들었다.




미시령 고개를 넘어 왔고 설악산에 가서 힘을 잔뜩 얻어서 다시 미시령 고개로 넘어간다.
당분간 또 기억에 머물게 될 설악산에서, 다시 힘을 충전하고 간다.

그때의 추억들과 그때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한동안 같은 패턴의 삶을 이어갈 것이다.

언제 한번 오자. 다시 한번.
그곳에서 다시 힘을 모아보자. 안녕 설악산!



굽이굽이 넘고넘어 좋은 풍경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하는 여행은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돌아오는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여름이 되면 시원한 바닷가로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기 마련이지만,
산으로 피서를 떠나는 건 어떨까요.
어찌보면 이열치열이기도 합니다만,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고
시원한 계곡도 있습니다. 게다가 성취감도 느끼고 생각을 정리할 수가 있죠.

여러분이 산에서 흘리는 땀 한방울 한방울이 여러분을 더 강하게 해줄 것이라는 것은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올 여름! 산으로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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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서면 |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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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8/05 18:43
말이 되요?! 이 글에 댓글이 없다는게!!!!!!

사진만 봐도 설악산 한번 다녀온 기분이네요 :D

서울에도 나무가 좀 많이 있었으면 (+__)a
wrote at 2011/08/05 23:03
사진 너무 잘 찍었죠. 제 친구가...찍었.... ㅋㅋ
정말 시원했어요 다음에 갈 때는 고기를 더 많이 백세주를 더 많이 사가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국 
wrote at 2011/08/05 23:01
진짜 계곡에선 발 어는줄 알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초이상 담그질 못하겠어
비선대에서 막걸리는 내가 여태 먹은 술중에 손에 꼽을정도 였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 쫙빼고 먹어서 그런지.ㅋㅋㅋ
내가 왜 비선대 막걸리 먹자고 노래부른지 알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rote at 2011/08/05 23:03
하아 비선대 그립다............................................ 지금이라도 누가 차가 있다면 난 당장 속초로 떠나 동명항에서 회를 먹고 다음날에 비선대에서 막걸리를 마셨을꺼야.
재국 
wrote at 2011/08/07 14:13
돼지 기록 섹시랑 기록이 차타고 속초가기로 했는데 갈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생각있음 카톡은 무리고 문자로
바로 내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rote at 2011/08/10 10:44
기름값도 부담이 되어 난 빠지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wrote at 2011/08/05 23:27
닭강정................................................;ㅅ;

여기는 밤에 오면 안되는 블로그네.....
wrote at 2011/08/10 10:42
이제 계속 먹거리 포스팅이 이어질텐데... 어쩌죠...
재국 
wrote at 2011/08/05 23:29
아 그리고 니가 모르는거 하나 있는데
니가 회운각에서 자느라-_-
그때 구조헬기 또 떳드라
그 근처에 또 사고 났었나봐
우린 같이갈때마다 구조헬기 본다?
wrote at 2011/08/10 10:43
헬기소리는 들은거 같네 ㅋㅋㅋㅋ 근데 또 누가 잘못됬구나 너무 태연하게 생각하며 다시 잤어 -_-;;;;
wrote at 2011/08/06 13:13
정말 좋은 추억 만들고 오셨네요.
저는 설악산은.. 울산바위가 한계점이라서.. ㅎㅎㅎㅎ
wrote at 2011/08/10 10:43
능선이 어우러진 지리산부터 시작하셔요 ㅎㅎㅎㅎㅎ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저도 어디 다니기 두렵네요 흠..
싱 
wrote at 2011/08/10 09:28
우아 역시 멋져용! 제가 다 등반하고 온 기분 ㅎ.ㅎ
wrote at 2011/08/10 10:45
방문감사합니다 싱님 ^^ ㅋ 정보는 하나도 없고 독백만 가득한 제 블로그 ㅠㅠㅠㅠㅠ 읽어주시다니 무한 감사합니다. 싱님은 혹시 공사 트래블리더의 송xx님?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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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물었다. 오늘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지리산을 자주 다닌 나는 설악산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친구가 설악산을 자주 다녔기에, 그리고 자신만 믿고 오면 된다기에 따라나섰던 여행.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찍어준 루트는 바로 이랬다. 한계령부터 시작하여 서북능선을 따라 걷고 중청대피소를 찍고 내려오는 코스. 생각보다 할만하겠구나 싶었다. 에이 그래도 능선인데, 지리산 능선 같을꺼야.

찜질방에서 묵고 잠을 설쳐버린 난 눈꼽도 안떼고 사라진 친구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토굴에서 찜질중이신 친구를 끌어내어 이제 아침이니 물회를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물회집은 9시에 문을 여는 것으로 적혀있더라. 그래서 기왕 속초까지 왔으니 속초 해수욕장을 갔다가 걸어서 물회집으로 가면 되겠구나 싶어 아침 일찍 속초 해수욕장으로 떠난다.


이른아침의 청초호는 서서히 밝은빛으로 물들어가고, 약간 졸리지만 어느정도 힘이 나기 시작한다. 오늘 산을 탈꺼면 에너지를 보충해야지! 하긴, 지리산때도 마찬가지였다. 구례구로 가는 밤잠을 설치고 대피소 가서 그대로 뻗었었지. 역시 잠자리에 민감한 나는 여행자에 적합한 신체조건이 아닌걸까... 흑....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는 속초해수욕장. 분명 오늘이 개장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의 없다. 아마 어그제까지 비가 너무 많이 와서인지 한산한걸까. 친구와 나는 근처 편의점에서 핫식스 음료와 커피를 사가지고 나왔다. 참 운이 좋게도 친구가 집어든 핫식스 음료는 1+1 행사중! 친절한 아주머니는 득템했다며 직접 찬 음료를 가져다 주셨다. 그 음료를 가지고 해송이 있는 그늘에 앉아 ....

난 잠을 잤다. 



정말 너무 피곤했다. 이대로 가다간 한계령 가다가 뻗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에라이, 어차피 12시 안으로 한계령에 도착하면 된다면서! 하며 앉자마자 자던걸 친구는 신나서 날 찍어서 이렇게 남겨놨구나. 한 20분정도 눈을 붙이고 나니 제법 바람도 선선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다시 속초 중앙시장을 향해 걷는다. 



이른시간에 속초는 바닷가여서 그런지, 활기가 넘친다. 청초호를 지나 아바이마을에 건조되는 오징어를 지나쳐 청초호를 건너면서 보는 속초의 모습은 이곳이 우리나라가 맞는지 놀라움의 연속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우리는 "우와~ 우와~" 하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청초호를 건너면 길이 끊겨있고 이렇게 갯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예정에 없던 갯배. 왠지 너무 재밌어 보인다. 친구와 나는 예정에 없던 것을 마주쳐서 그런지 몰라도 호기심에 가득한 표정과 함께 선착장으로 갔다. 




갯배 이용료는 단돈 200원. 재밌는 것은 갯배를 타고 넘어가려면 이렇게 승객 모두가 합심을 해야 이동할 수 있다. 갈퀴같은것을 밧줄에 걸고 동시에 잡아당기면 배는 서서히 이동하는 구조.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갯배를 움직인다.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는 갯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요런 통통배 하나가 우리의 아침을 즐겁게 할 수도 있구나하며 쓰다듬어 주고 싶다.


오늘의 아침식사는 봉포머구리집에서 물회를 시원하게 한사발 먹기로 했다. 말이 한사발이지 우리가 처음 손님이라 그런지 한웅큼 담아주신 친절한 사장님. 사실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는 친절하지 않다. 뭐다 말이 있지만? 글쎄? 우린 엄청난 친절을 받았는데 말이다. 하여간 믿을 것 하나 없다. 우린 맛있게 풍족하게 잘 먹고 나왔다. (http://monotraveler.com/207)

봉포머구리집은 속초 시청에 있어서 조금만 걸으면 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온다. 한계령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야하고 고속버스터미널은 오직 강남으로 가는 노선만 개설이 되어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은 걸어서 10분거리.

일단, 터미널 가기 전에 먹을 것을 좀 사둬야 해서 우리의 수분을 보충해 줄 방울토마토와, 작년 산행때 그렇게 부러워서 먹어야만 했던 고기와 소주를 충분히 샀다. 이것저것 샀는데도 하나로마트라 그런지 저렴하게 나왔다. 원래는 청초호에 있는 이마트까지 가려했건만 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중앙시장에 하나로마트가 있다는 걸 알았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발권을 하고보니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 이미 버스 한대가 출발한 뒤였다. 이 버스들이 정확히는 최종 목적지가 한계령이 아니라 경유하다보니 그렇게 자주 있는 노선은 아닌 것 같다. 약 1시간을 간격으로 버스가 있었다.



버스를 타고 양양으로 향해 가는 사이. 어디선가 익숙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맞다. 그래. 생각해보니 속초랑 양양은 가족여행으로 이미 한번 왔었던 곳으로 풍경이 익숙한게 당연했다. 그땐 양양 법수치 계곡을 간다고 이 길을 갔었는데 말이다. 한계령은 그 길은 아니고 전혀 다른 길로 이어져 있다. 굽이굽이 산을 향해 올라가는데 귀가 멍멍해지며 점점 고도를 높여간다는게 느껴지는 한계령.

올라가면서 가슴은 두근두근 뛰고 어떤 산이 또 나를 감동시켜줄지 설레기도 한 맘을 가지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우리 버스에는 우리와 같은 행색을 한 아저씨 2분이 열심히 디카로 사진을 찍고 계신다. 이분들도 분명, 오늘 중청대피소에서 만날 분들이다.



드디어 도착한 한계령 920m.
가물가물하지만 초등학교때 가족여행으로 설악산 가기위해 와봤던 기억이 있다. 어렸을 땐 자주 아파서 산을 가면 항상 아파서 산장에 맡겨지고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여행이 익숙해지고 즐기다 보니 몸에 힘이 들어간 듯 하다. 오늘은 초등학교 때 이루지 못한 정상의 꿈을 한 번 이뤄보고자 한다.

내가 몇 번 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것은, 갈수록 산을 타는 젊은이들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어이 자네도 젊은이면서..!) 특히 여자 대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등산하는 우리를 보며 더 쉽게 인사를 건네고 더 쉽게 먹을 것을 주시는 듯 하다. 우리의 산행은 항상 걱정할 게 없다. 그런 매력 때문인지 몰라도 우린 계속 산행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친구 또한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쭉 친한 친구라 벌써 내년이면 10년 지기가 될 친구. 내 뭣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화를 내고 싸워본 적이 없는 맘이 잘 맞는 친구다. 모노트레블러임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랑 산을 다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둘 다 소비패턴도 비슷하다. 워낙 세무사 준비를 하는 친구니 계산은 이 친구가 빠릿빠릿하게 잘 한다.


아니. 근데 말야. 지리산과 다르게 여기는 왜 초입부터 이렇게 오르막이 가파른걸까. 처음에는 나무 데크로 되어있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초반부터 오르막이라는 친구말을 귓등으로 들었건만 서북 능선까지 가는 일은 그저 오르막, 아니면 다시 내리막의 연속이다. 게다가 더욱 충격인건, 중청까지 가는데 물이 한방울도 보이지 않는 다는 건 이 루트의 최대 단점이다.


서북능선을 가면서 정신을 바짝차려야 하는 고비가 온다. 우리 뒤에 뒤따라오던 아저씨들과 인사를하고 의욕적으로 앞서나갔건만, 귀신에 씌인듯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버렸다.

"어라???어라???얼랄라??? 아까 거기잖아 왜 여기로 다시왔지?"
허탈하게 돌뿌리에 걸터앉아 당황스러운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게다 마침내 아저씨들이 우리 있는곳에 짐을 풀으시며 아까 앞서나가드만 여직 여기있냐고 하신다.

"아저씨, 진짜 이상한 일인데요 분명 여길 지나갔는데 다시 이곳으로 왔네요?"

아저씨들이 주시는 오이와 주전부리를 좀 먹다보니 아마 두갈래 길에서 다시 돌아오는 길을 잘못들어 온 것 같다.
아, 짜증나!!

그래도 우리는 가야만 한다.
친구야 물 좀 없냐? (없어!)


그래, 우린 물 없이 가야만 한다.



그래도 서북능선이 보이는 높이까지 다다르니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더라. 멀리 악명높은 공룡능선도 보이고 처음으로 설악산 능선을 보니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다. 더 다행인건 우리가 비가 딱 그칠 동안 왔다는 사실. 그래서 그런지 촉촉한 풍경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 집에서 전화가 와 받아보니, 서울에는 아직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더라.

"괜찮아요! 여기는 날씨가 아주 좋거든요!"

어째, 이상하게도 6월부터 맑은 날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리나라도 우기가 꽤 길어지는 것 같다. 여행은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한다지만, 그것도 마음 먹기 나름인 것 같다. 비오는 날에도 내가 좋으면 맑은 것 처럼 여행 할 수 있다.

갑자기 온 여행, 감사하게도 날이 너무 좋아서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다.

속초, 인제군, 양양군을 아우르는 설악산은, 악산으로 유명하다. 일명 '악'자가 들어가면 바위가 많고 가파른 산이며 등산하기에 약간 힘든 산인데 그 악명만큼 설악산은 지리산에 비해서 힘들게 느껴졌던 산이다. 한계령에서 대청봉(1708m)까지는 10Km. 우리가 1시 30분쯤에 출발해서 7시 30분쯤에 도착했으니 왠만한 어른 걸음으로는 6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이다. 제일 긴 루트는 남교리에서 대청봉까지 이어지는 23Km의 구간, 우리는 한계령에서 시작해서 귀때기 청봉이나 다른 계곡보다 오색약수를 옆에 끼고 산행을 한다.



확실히 한계령갈림길 까지만 해결되면 중청대피소까지 가는 것은 물과의 싸움이나 다름이 없다. 계속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봉우리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시작하면, 자연 에어컨은 바로 여기있구나 감탄하게 된다. 이번이 여름에 하는 두번째 산행인데 여름에 하는 산행은 하면 할 수록 성취감이 더 큰 것 같다.

 








가리봉에 왔을 때는 설악산의 맑은 풍경과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또 감탄한다. 먹구름이긴 하지만 빛을 머금은 구름이 너무 인상깊다. 무지 맑은 날에 왔으면 또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을거라 생각하니 다시한번 잘 왔구나 혼자 뿌듯해했다.

게다가 더 감사했던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식혜를 한잔해야지 하며 그곳에 계신 아저씨께서 1.5리터짜리 그것도 얼려진 식혜를 꺼내셨다. 2병이나 가져오셨다던데 그렇게 애지중지 가져오신 식혜를 2잔이나 먹게 되었다. 이런 풍경과 함께 걸터앉아 먹는 시원한 식혜는 그간 능선을 걸어오며 목이 말랐던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힘내서 중청까지 갈께요!



끝청에서 중청으로 다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하면 마치 '중청대피소로 가는 문'처럼 일명 나무 천왕문이 버티고 있다. 왠지 이곳을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중청대피소가 보일 듯 하다 .








멀리서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중청대피소의 모습을 보니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힘이 다시 펄펄 나기 시작한다. 끝청서부터 얼마 되지 않은 거리이기도 하고 식혜의 힘을 빌어 여기까지. 게다가 시간도 그렇게 많이 지체하지 않고 무사히 올 수 있었다. 무작정 챙겨 온 등산스틱도 굉장한 도움이 됬다. 때문인지 지리산과는 다르게 무릎에 통증을 전혀 느끼지 않고 등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중청대피소는 이미 많은 인파들로 붐비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신나게 깔깔대며 음식을 하는 모습이 활기차고 정겹게 느껴진다. 우리도 갈증을 싹 풀고 방 배정을 받고 취사에 돌입했다. 자리를 찾던 도중 올라올 때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아주머니께서 자리를 내주셔서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의 메뉴는 김치찌게에 삼겹살!

작년 지리산을 갔었을 때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어 다음 산행때는 반드시 삼겹살을 먹자고 다짐했었는데, 그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사실, 가방 챙길때 부터 후라이팬 부터 챙겼다. 하하.




문제는 햇반에 있었다. 햇반을 끓는 물에 넣어서 조리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잘 익지를 않아서 그냥 김치찌게에 밥을 넣고 같이 김치 죽(?) 을 만들었고, 더 충격적인건 너무 바쁘게 나와서 둘 중 아무도 숟가락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 다행이도 아주머니께서 숟가락을 빌려주셔서 '밥'을 먹을 수 있었고 아주머니와 우리는 가볍게 우리가 가져온 백세주를 한잔 씩 했다.


여름인데도 산이라 그런지 살짝 쌀쌀하다. 아주머니는 우리나이 또래의 딸이 있는데 같이 산행하기도 하고 친구처럼 지낸다고, 거기에 ROTC 장교출신인 아저씨도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아저씨의 식물예찬도 듣고 속초바다에 둥둥 떠있는 오징어잡이배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삼겹살은. 정말.

잊지 못하게 끝내줬다. 캬!



산장에 들어와서 셀카. 아저씨들이 술이 만땅 취해서 우리의 잠을 깨우지 않았으면 했지만. 여지없이 깨고 말았다. 나도 다음부터 술을 만땅먹고 취해서 주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를정도로 푹 잘테다......(는 농담..)

산장은 남녀혼숙이다. 지리산에는 따로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서로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회운각 대피소에서 공룡능선을 타보는 것을 권해주셨지만, 우리의 목표는 비선대 막걸리와 닭강정이 있었으므로 아주머니와는 대청봉만 함께하기로 했다.

우리. 내일 4시 30분에 일어날 수 있을까?....


포스팅하며 느낀거지만,
산의 웅장함을 카메라에 담기엔 정말 어려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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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8/05 00:20
분명 이거 전에 본 것 같은데 refresh 된건가요 ^-^;

좀 더 사진이랑 내용이 많아진듯?!?!?! 보고 있으면 "과연 난 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ㅎ

특히나 먹는거, 자는거 이런거에 워낙 보수적이라 모르는거면 안 먹고 조금만 환경 달라지면 무쟈게 불편하게 하고 좀 이러거든요 ㅋ 그나마도 최근 몇년사이 정말 많이 좋아졌지만 ^-^;;;;

고생도 하셨겠지만 재미있었을것 같아요!!!
wrote at 2011/08/05 00:23
아니에요 ^^ 2편입니다~ 1편은 그때 보셨던게 맞아요 :D 제가 원래 잠을 잘 설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작년 시험 준비할 때 버릇이 이상해서인지 패턴이 많이 바뀌었네요 ㅋㅋ 저도 늙어가나봅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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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8/05 00:36
오와!!! 저 겹살이가........!! 물론 힘들었을것 같기도 하고 정말 재미있었을것 같아요 ㅋㅋ
wrote at 2011/08/05 00:38
발을 잘못 디디면 마치 떨어질 것 같은 코스였지만....
그래도 급 출발한 것 치곤 재밌었던 산행 ^^
이번 관광공사에 이열치열 주제로 올라갈 포스팅이 바로 요거임 ^^ 선택 미션은 아마 전남이나 경남권 중에 선택할 듯! 울산 유력 !
wrote at 2011/08/05 07:13
만약 50D로 찍었다면 혹시 가능하다면 서비스센터가서 센서 청소좀 받아줘. 먼지 들어간것 같다.
wrote at 2011/08/05 07:57
다행이도, 저것은 일반 똑딱이 디카를 이용해서 찍었던 사진 ^_^ 50D는 저런산에는 애지중지 한다고 잘 안들고 가죠~
재국 
wrote at 2011/08/05 07:23
저 나무 구부러진거 지나면 진짜 대피소 다왔을줄 알았지...............................
소청이라는게 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_-
wrote at 2011/08/05 07:57
ㅋㅋㅋㅋ 마지막 끝판왕이었던 소청의 위엄....넌 당분간 나타나지 않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국 
wrote at 2011/08/05 23:46
진심 농담안하고 그땐 죽는줄 알았다-_-
wrote at 2011/08/10 10:43
체력 좀 길러 영감
wrote at 2011/08/05 10:14
으아.... 부럽습니다.
체력, 젊음... ^^
wrote at 2011/08/05 23:04
더공님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에이 저보다 더 많은 분들이 젊음을 유지하고 산을 찾으시던걸요!!! 날씨좋을 때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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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어느새 난 3학년이 되었고 전역 후 첫학기를 맞았다. 폭풍같은 과제와 본의 아니게 다른사람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했던 조금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았던 한학기. 주말이 되면 분명 떠나야 하는 타이밍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시간은 허락해주지 않았고 그만큼 풀리지 않을 고민만 쌓여갔다. 

2010년 블로그를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청춘, 열정, 여행 등등 허세 가득한 단어를 끄적이며 글을 써내려가고 희망을 전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대했건만,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고민만 증폭되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고대하던 기말고사가 끝나고 한동안 방치하다 시피한 블로그를 마주하자 오랜만에 쓰는 글이 제대로 써질리가 없다. 
글은 써야겠는데, 대체 뭘 써내려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간 보지 못한 사람들을 다 만난다는 욕심에 술/잠/술/잠 이렇게 반복하다보니 더이상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선 안되겠다는 각오도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한 뒤에야 여행을 떠나지 않아서 쓸 글이 없었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다시 산을 오르기로 했다. 
지리산에 올랐던 때를 기억한다. 제대를 하자마자 넘어야 할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올랐던 산에서 난 다짐을 했고 마음을 가다듬은 결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때 동행했던 친구와 다음에 기회 있을 때 <설악산>에 가자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는데, 그렇게 계획만 해놓고 시험공부를 친구는 세무사 시험을 위해 먼 길을 떠났었다. 솔직히 흐지부지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레이스가 마무리 될 때 쯔음 정신을 차려보니 그 때 이후로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 
아이고 그렇게 잡고 싶어하던 내 청춘이 이리도 빠르게 흐를 줄이야, 매번 체감하면서도 약간의 안타까움만 더해지더라 

친구는 데드라인을 7월 첫째주로 잡고 우리는 떠날 준비를 매일같이 하고 있었다. 날씨는 왜 그리도 도와주지 않는지, 장마 전선은 매번 올라갔다 내려왔다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비를 뿌려대고 우리는 기상청 홈페이지를 몇번이나 새로고침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산장 또한 기약없이 계속 클릭했다. 자리는 한자리 간신히 잡았다가 취소했다가를 몇번 왠지 7월 1일에 떠나는 일정을 잡고 산장을 다시 예약하여 한 자리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http://www.kma.go.kr/weather/forecast/mountain_02.jsp?areaCode=11D001P0
기상청의 산악기상예보를 보면 편리하다

"신이시여.... 산악회 여러분..... 제발 한자리만 취소해주소서"
마지막 한자리를 남기고 우리는 하루종일 산장 홈페이지에서 살다시피했다. 
그리고 6월 29일 늦은 저녁이 되서야 우리는 티켓팅에 성공하고 7월 1일에 떠나기로 잠정 합의했다. 

떠나기 전날, 그때 출발하리란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난 지인의 부탁 때문에 동영상을 편집하고 있었고, 날씨가 6월 30일날 부터 단 이틀간 풀린다는 정보 때문에 이 기간 중 언젠간 가겠지 하는 마음을 방목하며...........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충 작업이 마무리 될 즈음 친구 페이스북에 계산기를 집에 놓고와 공부를 헛탕쳤다는 글이 올라오자마자 번뜩였다. 

"야! 지금 당장 출발하자" 
"무슨 소리야 내일 가기로 했잖아"
"아냐 지금 당장 짐 싸, 수원 터미널에 속초행 18시 30분 버스 타고 가자"

나는 마지막 작업 동영상을 인코딩하며 닥치는대로 계획없이 배낭을 싸고 등산 장비는 없어 그냥 어머니꺼 무턱대고 들고 나왔다. 
설악산은 지리산과 다르게 '악'이 붙은 산이라 분명 기암괴석이 많고 비가 온 뒤기 때문에 바위들이 축축 할거라는 계산을 그 바쁜 와중에 했었다. 

라면을 쑤셔넣고, 빨간 부모님 등산양말을 대충 넣고 런닝 하나에 등산 잠바 하나 입으니 대충 구색은 맞춘듯 하다. 
마침 인코딩도 끝나서 의뢰인에게 영상을 전송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출발했다.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친구에게 표를 미리 예약해놓았다는 전갈이 왔다. 
혹시 표가 없어 출발 못할까봐 수원 사는 친구가 1시간 반 먼저 도착해 표를 끊어 놓은 것이었다. (착한놈..)

그러나, 항상 계획은 틀어져야 제맛.
내가 출발한 시각은 속초행 버스 출발 40분전이었는데, (먹을거 챙기느라 그랬다고 변명 한번 치자..) 원래는 20분 걸리는 거리가 오늘따라 공사중인 도로가 많고 할머니께서 버스에 오르셨다가 다시 내리시고, 승객이 물을 엎지르고... 등등의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인해 터미널엔 1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이미 떠오른다 분노의 찬 그의 얼굴이.
하지만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암 그럴거다. 내가 뭐 항상 그렇지............


터미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살기가 느껴졌다.
저 멀리서 파란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고 나만 주시하는 한 남자의 시선.

"하하 미안해 인생이 다 그렇지" 라며 멋쩍게 웃으며 다가가면 한대 쳐맞을 것 같았고.........
"아우 정말 미안해" 하며 죽을 상으로 다가가도............... 한대 쳐맞을 것 같았고..........

그냥 늦었다고 인정하고 다른 계획을 제시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서울로 가는 편을 제시했다. 표를 취소한 금액보다 더 저렴하다고(미시령 구간이 개통되었기 때문에)
수원은 23300원인데 서울은 17000원이라며 꼬득여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고 갔다.

근데 이 광역버스,
수원을 몇군데 들려서 갈 줄 알았더니만 아주
수원을 훑고 간다.. 마을버스보다 더 촘촘히..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괜찮아. 우린 서울발 막차 탈꺼니까 하고 위안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긴장감에 쪽잠을 잘 순 없었다.
우린 동공에 힘을 뽝 주고 창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

다행이도 버스는 넉넉하게 우리를 양재로 이동시켜주었고, 넉넉하게 고속터미널로 들어설 수 있었다.
친구는 큰것이 급했기 때문에 화장실로 향하고 나는 사죄의 의미로 주먹밥과 음료수는 특별히 독고진 워터를 2병 샀다.
표는 생각보다 수월히 예매할 수 있었다.

차에 타보니 승객은 우리 포함 총 4명 밖에 없더라.


진짜 가는건가 싶었다. 차는 정말 좋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치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비지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되어 차를 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우리는 버스가 출발하는 내내 3G가 터지지 않아 불안한 인터넷 환경을 체험하며 당장 도착 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우리는 뜬눈으로 속초로 향했다. 

 
미시령구간의 개통으로 2시간 정도(정확히 2시간 15분)소요되는 여정이기 때문에 중간에 휴게소는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리의 예상은 철저히 빗나가 홍천 근처 화양강 휴게소에서 10분간 휴식! 을 취하고 버스는 점점 고도를 높여갔다. 홍천을 지나 인제를 지나 쭉쭉 달리던 버스는 터널과 터널을 통과하여 어느새 미시령에 진입했다. 미시령에서 속초 시내를 바라보며 쭈욱 내려가는데 야경이 얼마나 멋지던지 정신줄을 놓지 않고 사진을 찍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직접 그 순간은 경험해 보길 바란다. 

 
속초에서 내리는 곳은 바로 이 고속버스 터미널, 절대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다. 청초호 아래 E-MART가 위치해있는 그 고속버스 터미널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만 주로 운행하는 듯 했다. 알고보니 이곳은 예전에 남겼던 우리가족 강릉정복기에 출연했던 터미널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때와 똑같이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묵기로 했다.

 
일찍 속초에 도착해서 중앙시장으로 달려가 닭강정에 맥주를 먹고 잠들자는 계획은 개뿔, 우리는 도착시간이 23시쯤에 다다르자 모든것을 포기하고(그러면서 또 전화는 해봤다. 설마 열려있을까봐 왜? 호프는 24시간 하잖아...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라면으로 한끼를 떼우고 우리가 라면을 먹는 행동을 불쌍히 여기며 소근대는 담배피는 연인의 닭살강정돋는 행동을 지나치며 찜질방(속초해수피아)로 향했다. 

근데, 가격이 예전엔 7천원 밖에 안했던거 같은데 어느새 만원으로 올라있다. 
만원을 낼 수 밖에 없었다. 고작 1년 새에 오르다니, 오늘이 전국 해수욕장 개장일이라서 그런거겠지 하며 애써 위안을 했다. 

내일 우리는 몇시에 일어나야 하는가, 찜질방이라 분명 푹 자기엔 글렀는데 말야. 일단 7시에 일어나서 바닷가를 거닐기로 하고 씻고 잠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찜질방이 <친구의 어머니 친구분>이란다 그랬으면 싸게 했었을수도... 넌 너희 어머니 친구분도 몰라뵈니? (그러는 나도 정작 우리 어머니 친구들을 다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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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국 
wrote at 2011/07/18 16:57
저 맨위 사진은 아무리 봐도 너무 잘찍은듯
wrote at 2011/07/20 14:56
응! 그러게 인저엉!!
규원 
wrote at 2011/07/22 15:56
형님! 어디계세요!!??
wrote at 2011/07/23 01:21
규원아 잘 지내고 있어? 형은 이곳저곳 신출귀몰하면서 한달을 보내고 있어 조만간 남도 쪽으로 다시 떠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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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지, 벌써 트래블리더 활동 마지막 일정이 되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쉬워했다.
이 아름다운곳을 빨리 떠나야 한다는 것이, 그리고 서로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1. 이화원 - 아이리스 세트장



우리가 첫번째로 향한곳은 경기도 가평역 인근에 있는 '이화원'이라는 곳이다.
이화원은 온실안에 다양한 식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아열대 식물부터 우리나라의 식생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게 되어있다.
독특한 것은 입장권 값 안에, 이화원에서 제공하는 아라비카 원두커피와 유자차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쏠쏠하다.
그저, 수목원에 있는 온실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가옥부터 시작하여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식물들만 모아놨다.
중간중간 아름다운 연못을 조성해놓고, 해설사님의 설명까지 곁들여 들으니 더욱 재미있었다.
 

이렇게 이화원에는 브라질 커피와 고흥 유자원의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이화원 내부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식생들이 조성되어있다.

 
 
난생처음 가시나무를 봤다. 정말 가시나무가, 그 가시나무가 맞더라.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위에 보이는 것은 바로 바나나 나무. 갑자기 중국횡단 했던 옛 기억이 떠오른다. 동티벳 근처 운남성에서
남부 시상반나로 향하던 중 마을 주민이 뭔가를 낑낑 끌고 가는데 알고보니 파인애플이었다.
난 파인애플이 나무에서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파인애플은 나무에서 무처럼 뽑아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조경에도 굉장히 신경쓰고 있고 저 연못 아래 금붕어도 다닌다.


커피라고 해봐야 그냥 커피를 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내가 바보였다. 역시 이화원은, 커피도 에스프레소 기계가 아닌 칼리타 드리퍼와 서버를 통해서 일일히 핸드드립을 하고 있었다.

 
이화원 구경을 마치고 나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 정말이지 날씨까지 좋아서인지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던 이화원.



 

이화원에서 10분내외로 걷다보면 아이리스 세트장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자라섬을 앞에두고 만들어진 아이리스 세트장은 아름다운 풍경에 어울리게 나무데크위에 만들어져 있었다. 풍경도 너무 아름다워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가 되서 나왔다.


아이리스 세트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풍경에 취해버려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따. 어디서든 사진을 찍어도 화보처럼 나오니 우리도 한컷 찍어봤다.


세트장 안은 이렇게 생겼다. 아쉽게도 아이리스 세트장을 가기전에 아이리스 드라마를 봤었어야 하는건데, 당시 군대에 있었던 난 아이리스 드라마를 챙겨보기 보단, 대체로 사이버지식정보방을 이용했던 타입이라 아 그 장면이 여기구나 하는 감흥까진 없었다 하지만 정말 잘 꾸며놓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수공예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뒷편으로 보이는게 모두 할아버지의 작품이다. 할아버지의 일생과 수공예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시곤 다시 수공예에 몰두하시던 할아버지.


자라섬 앞에는 이렇게 캠핑촌도 형성되어있다. 때문에 자라섬 재즈 페스티발을 하면 얼마나 좋은 선율에 좋은 경치에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생각만해도 가고 싶어진다.

#2. 가평2경 호명호수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가평2경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명호수다. 원래는 이곳의 주 용도가 발전을 위한 인공호수다. 그래서 인지 전망대를 올라갈 때 한국전력 탑이 보이는데 이곳을 지었을 당시 순직한 한국전력공사 직원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탑이다.


이화원부터 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설해주신 해설사님들,
그리고 곳곳에 걸린 트래블리더 환영 플랜카드를 보니 정말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해설사님이 같이 전망대에서 멋진 경치를 구경하자고 했을때도 열심히 따라나섰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만 했지만
그정도야 뭐 식은죽 먹기지!



자아 갑시다! 전망대로!


아름다운 호명호수의 모습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호명호수일지라도 희생이 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최초의 양수식 발전호수라는 이름도 얻게 되었고.




자 이제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로 하자.


이렇게 즐겁게 오를 수 있는 가파른 계단이다.



이제 조금만 오르면 전망대에 다다를 수 있다. 전망대까지 가는길은 굉장히 아름답다.



이곳이 바로 전망대!


정말 잘왔다고 생각했다.
전망대에서 보니 한쪽에서는 호명호수가 한쪽에는 카메라에 담기도 힘들정도로 웅장한 산의 능선들과
강을 볼 수 있었다. 조금더 가까이 보면 재미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호명호수에서는 몰랐는데, 오리 한쌍이 떠있다. 망원경을 이용해서 보면 암수구별을 할 수 있는데
암컷 등에는 새끼오리가 타고 있다.
반대쪽의 능선을 보면, 통일교 문선명씨의 별장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꽤 높은 위치에 있었고
멀리서 봐도 굉장히 으리으리 했다.



전망대에서 하산하는 길. 피톤치드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숲을 지나 산책하듯 걸어오면 다시 호명호수
입구로 올 수 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절경.
다시금 생각하지만
산과 강의 그 웅장함은 절대 렌즈에 담을 수 없다.
그 아름다움은 아무리 말로해도 설명할 수 없을 듯 하다.
맑은 날씨 호명호수에, 특히 주말을 피해서 간다면 호젓히 호수를 거닐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딱 좋지 않을까 한다.


이제 트래블리더로써 4박 5일의 발대식이 모두 끝이 났다.
대구에서부터 가평까지, 많은 분들의 배려덕에 트래블리더는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었고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제일 먼저 우리와 함께 동행해주신 해설사님들의 땀방울과
우리를 이곳저곳에 대려다 주신 버스기사 아저씨들.
그리고 지자체에서 우리를 물심양면 도와주셨던 부분들 때문에
더 힘내서 여행을 해야했고 더 많이 좋은 여행지를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과연 내가 그만큼의 여행지를 소개했을지.
포스팅을 보면 '아 정말 가고싶다'라고 생각할만큼 매력있게 글을 써내려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것들을 생각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들여 포스팅을 작성했다.
그것이 이 포스팅을 읽는 방문자여러분이 느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우리나라 구석구석에도 이렇게 생각지 못한, 너무나 아름다운 여행지가 많다는 것을 알아줬음 좋겠다.

더불어 나도 많이 반성했다.
이렇게 멋진 곳이 많은데 그저 해외여행 가고싶다고 노래나 부르고 앉았으니 말이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우리나라다. 앞으로도 구석구석 두발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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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 호명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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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7/31 00:34
여기 놀러 올 때 마다 느끼는거지만, 참 모르는게 많았네 싶어요-

한국에서는 가 본 곳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밖에서만 살다보니까 더 그랬겠지만

뭐랄까- 별로 볼게 없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하나씩 하나씩 덕분에 많이 보게 되네요 :D

근데 셋트장이라고 된 곳은 사진 보고 처음엔 숙소인 줄 알고, 오 잘해놨네- 했어요 ㅋㅋㅋ
wrote at 2011/08/04 19:34
저도 마찬가지로 제가 참 모르는게 많구나 하는 걸 느껴요. 제딴에는 여러가지 여행지를 소개할 목적으로 시작한 건데 그렇게 봐주시니 그저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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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던 백련사. 
백련사 미션을 계획하기 전날 우리는 여행자로써 백련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의논했다. 

마음의 안정?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사찰에서 우린 뭘 발견해야 할 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재훈이가 한마디했다.

"그럼, 소리만 들어도 안정과 정리가 되는 백련사의 아름다움을 담아봐요"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는 백련사에서 특히, 소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눈을 감고 투명한 마음을 비출 수 있고 소리만 집중해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예전에는 MT로 와봤었던 가평역. 이제는 많이 변해있다. 정말 여기가 가평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이제 기차보단 지하철이 다니는 가평역. 하지만, 약간 익숙치는 않은 풍경이다. 예전에 이 근처에는 마치 할머니 외갓집 가는 듯한 풍경이 참 맘에 들었었는데 말이다. 가평에서 하면으로 가는 경치를 감상하며 입구는 변했지만, 아직은 남아있는 가평의 정취를 느끼면서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백련사로 향한다. 




하면 현리에 도착하면 맨 먼저 만날 수 있는 시골의 정취. 그리고 휴가나온 많은 군인들. 깊숙히 들어가면 시장이 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백련사는 이곳에서 택시를 타면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니 만큼. 교통편은 꽤 좋다. 분명 그곳에 계곡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근처 마트에서 시원한 수박과 가평의 특산품 잣막거리를 몇개 가지고 택시에 올랐다. 

택시는 굽이굽이 산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고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부드럽게 올라간다. 그리고 저 멀리 숲사이로 비치는 기와지붕. 
그래, 여기가 바로 백련사다. 







역시 생각했던 만큼 아담한 사찰이다. 백련사 홈페이지에 가면 이렇게 소개되어있다. 

백련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25교구 봉선사의 말사로, 창건이 오래지 않고 산중 깊숙히 자리하지는 않았으나 울창한 잣나무숲으로 둘러쌓인 매우 소담한 절이다. 

처음 이 절을 창건할 때 도량창건의 원력을 세우고 백일기도를 하던 중 꿈에 부처님께서 절터를 보여주셨는데 꿈을 깬 뒤 현재의 백련사 터에 와 보니 꿈에 본 것과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백련사는 앞으로 멀리 용문산과 명지산이 보이고 가까이로는 대금산이 자리하며 좌로는 운악산이 우로는 천마산이 뒤로는 축령산과 서리산이 있어서 마치
흰 연꽃 속에 파묻힌 형국이어서 절 이름을 백련사라 하였다 한다. 
절뒤의 축령산(祝靈山)은 말 그대로 신령에게 비는 산으로 부처님께 기도하는 산이다. 또한 축령산을 뒤집으면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셨던 인도의 영축산이 되니 이곳이 바로 부처님께서 상주하시는 도량이 아니겠는가?

창건이 오래되지 않은 절이라 보물이나 문화재는 없지만 여느 절에 비하여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절이다. 전각들은 단청을 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특히 대웅전 중앙 천장위에 모셔진
참제업장십이존불(중생들의 죄업을 참회받으시고 증명하시는 열두부처님)은 다른 절과는 다른 독특한 부분이니
꼭 확인하고 참배를 하기 바란다.

절에서 뒤쪽으로 20여분을 올라가면 가평 팔경의 하나인 축령백림이 나오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람드리의 잣나무 숲이 사방 4킬로미터에 펼쳐져 있어서 그대로가 천연삼림욕장이다. 또한 뒤쪽의 서리산 정상부근에는 100여년 된 굵기가 어린아이 팔뚝만 하고 어른키가 훨씬 넘는 철쭉군락이 있어서 봄이면 철쭉구경과 함께 두릎, 고사리, 
취나물 등을 채취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량이다.

백련사는 현재 각종 기도와 일요법회, 그리고 불교대학과 경전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을 이용한 시민선방과 주말 수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한시간여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백련사는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지역주민과 서울 시민들을 위한 심신의 휴식과 수행과 기도의 도량으로 거듭 날 것이다. (백련사 홈페이지 발췌 http://www.baekryunsa.org)


백련사는 창건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찰이지만 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백련사 뒷편에는 유명한 축령백림(잣나무숲)이 우거져있고, 가을에 오면 분명 이보다 더 빼어난 장관이 나타날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있다. 


맨 윗사진은 삼성각으로 보고 있기만해도 자연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사계절 모두 분명 아름다운 모습을 꾸준히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랫사진은 템플스테이 수련관.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아름다운 한옥양식에 깔끔한 시설로 이루어져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큰 친절을 베풀어주신 종무소 보살님. 우리가 이곳에 올때까지 영상 촬영도 허락해주시고 곳곳에 있는 시설도 소개해주시며, 배가 고픈 우리들을 위해 손수 공양도 알아봐 주셨다. 마지막 내려갈때 까지 배려해주셔서 백련사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탈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이 시설 1층에는 발우공양을 하는 밥 그릇과 남녀를 구분짓기 위한 칸막이, 수행을 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 한옥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마루가 너무 맘에 들었다. 에어컨 하나 없는 이곳인데 자연의 바람이 이렇게 시원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템플스테이 시설에서 바라본 모습. 정말 조용한 상태에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다양한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우리는 이곳에서 미닫이 문을 여닫는 소리, 마루를 걷는 소리등을 떠올려 낼 수 있었다. 

 
이곳은 2층에 위치한 서재, 바람이 들어오기에 딱 좋은 곳에 창문을 내어 바람이 오른쪽으로 들고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나무 향내와 함께 다기도 구비되어 있어 차한잔 하기 좋은 공간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온기를 느끼는 소리와 마음을 채우는 소리, 구름의 소리, 바람의 소리 등등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잠깐 이곳에 누우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대웅전에는 주지스님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계셨다. 경건한 분위기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들은 우리의 마음을 맑게 했다. 염불을 외는 소리와 목탁두드리는 소리가 함께하여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내 마음에 큰 울림을 가져올만한 대단한 울림이었다. 

나는 그 울림을 눈감고 들어보며, 내가 반성해야할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다시 비워냈다. 

처마 끝에 자연의 힘으로 반동하는 물고기의 울림, 
쪼르르 떨어지는 청아한 물줄기의 울림. 

나는 어느덧 마음의 소리를 느끼고 있다. 


 
우리는 점심공양을 하러가기 전 또 하나의 소리를 발견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소리. 

멀리 풀밭에서 "야옹~ 야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 들어서는 분명 큰 고양이는 아닐 터 

풀 밭을 뛰쳐나온 고양이는 정말 갸냘프고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였다. 
우리는 귀여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우리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 따라줬던 백련사의 고양이. 
스님은 저 아래에 강아지도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눈에는 요 조그마한 고양이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백련사 친구의 소리. 




공양하러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장독에서 익어가는 마음들을 보고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절밥을 먹는다.

절 식구들이 우리에게 밥을 퍼주며 덕담을 해주고, 수박이며 밥이며 더 챙겨주려 하시고,
이윽고 절에서 빚은 떡을 우리에게 한아름 안겨주신다.

배고플때 먹으라면서,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을 웃음으로, 마음으로 맞아주신다.
다시한번 마음이 내 안이 맑아진다.





백련사에 있는 연꽃, 백련. 개구리가 뛰어놀고 찬란히 햇볕을 반사하는 중.
영식이는 한동안 이곳에 매료되 사진을 찍는데 열중한다.

여기서 반사되는 햇볕은 다시 구름으로 쏘아올려지고,
구름은 흐르고 흐른다.

들리지는 않지만 우리는 구름의 소리를 짐작한다.




정적이 흐르는 백련사는 바람이 화음을 만들어 낸다.
바람은 나무를 스치고 그 스치는 소리에 따라 새들이 노래하고, 계곡은 그 리듬을 타고 흘러내린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계곡의 소리.



수련관에서 정면을 보고 미닫이 문을 활짝 젖혀보았다.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빛줄기가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람이 눈가에 스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음이 열리는 소리.
우리는 이 광경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너무 아름답다.
와아. 너무 행복하다.


 
우리는 계속해서 소리에 집중하며 백련사 경내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한 블로그에서 백련사 뒤에 거대한 잣나무숲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찾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길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도중 동행한 재훈이와 영식이가 신발째 진흙탕에 빠져버렸다.
보통같으면 빠질 때 '아이씨'라고 할 수도, 진득히 짜증을 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웃음을 지었다.

"짜증나지 않아?"
"아니, 괜찮아. 어차피 씻고 말리면 되는걸"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깨끗히 씻고 축령백림을 찾으러 떠난다.

 
길을 헤메이고 헤메이다 할머니께 여쭤보았다.

"아이고, 그렇게 가는게 아니라 절 입구 밖에 길이 하나 또 있어~"
"아 그래서 저희가 헤메었던거군요!"
"학생들 갈때 모자를 쓰고가~ 내가 빌려줄텐께"

우리는 죄송한 마음도 있고 해서 거절하고 나왔다.
등돌리고 길을 가는 우리에게 할머니는 계속 외치셨다

"모자를 쓰고가~"


그 이유는 길을 올라가며 알 수 있었다. 백림까지 가는 거리에는 우리를 막아줄 나무가 없이
그대로 햇빛을 쬐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

30분을 오르면 보이는 축령백림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우리가 지나치진 않았던 걸까?





비탈길을 등지고 걷기도 해보고
아래에 보이는 가평의 풍경을 보면서 감탄도 해본다.
그러나 시간은 부족해오고 쉽사리 축령백림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 50분을 걸었을까.
우리는 다시 하산하기로 한다.

정해진 시각에 버스를 타러 나가야 하기 때문.

나중이 되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올랐으면 축령백림이라 한다.
아직 우리는 더 성장해야 하나보다.



<출처> 백련사 템플스테이 DAUM까페 / 이곳이 축령백림이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올라야 겠다고 마음먹는다.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하산한다.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올라오며 미리 봐둔 계곡에서 먹을 수박한통과 가평 잣막거리를 주섬주섬 챙기는데

저멀리서 빵빵하며 차 한대가 벤치 앞에 섰다.

"타세요~~"

백련사에서 길을 나서는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호의.
우리는 감동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백련사에서 내려오는 계곡에 짐을 풀고 우리는 산을 오르며 노곤했던 피로를 씻어본다. 
잣막걸리와 함께 건배를 하고 다영이는 맨손으로 수박을 두갈래로 쪼개어 우리에게 내밀었고
너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구며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쌓인 백련사와 
시원한 계곡을 난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나를 일깨웠던 그 소리도..


 

계곡을 떠나며 강아지와 교감하며 작별인사를 한다.















백련사 초입에서 바리케이트로 갈라지는 곳이 축령백림으로 가는 길입니다.

031-585-3855(종무소 전화번호)
경기 가평군 상면 연하리 30-4

http://www.baekryunsa.org/
템플스테이에 관한 정보는 이곳에 자세히 게시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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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군 상면 | 백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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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1/07/28 21:00
마지막 강아지와의 교감에서 빵 터졌네요 ㅋㅋ
wrote at 2011/07/31 00:20
강아지랑 교감 해보셨나요? ㅋㅋ 전 진짜 마음과 마음을 통해 이야기 했습니다~
wrote at 2011/08/05 00:01
최근에 올라온 글 / 사진들 가운데 이번꺼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맘 같아서는 절에서 살고 싶다만 (.....)

작년에 부처님 오신날 봉은사에서 밤늦게까지 있었는데 사람들도 다 가고 조용한게 정말 좋았어요- 서울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ㅎ 산 속에 있는 곳이라면 분명 더 좋을텐데-

하던 거 다 놓고 훌쩍- 떠나서 쉬다가 오면 좋겠지만 아직 세상사에 미련이 너무 많은지 쉽지 않네요 ^-^; 잘 보고 갑니다-ㅎ

(근데 정말 막 찍은 사진 맞으신지 ㅋㅋㅋㅋ)
wrote at 2011/08/05 00:03
그래서 그런지 이 글이 저도 모르는 새에 다음 베스트로 올라가있더라고요 ^^ 저한테도 가장 애착이 있었던 포스팅이었습니다 :-) 다음부터는 이런 포스팅을 많이 늘려가야겠어요 ...


(근데 정말... 막 찍은거 맞아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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